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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 CFO]"글로벌 수주 확대…실적으로 실력 증명할 것"이우연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상무

김혜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07 10:11:51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다.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AI 반도체 산업이 이제 개화하는 만큼 각 기업도 아직 초기기업인 경우가 많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살림살이와 기업설명(IR)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AI 반도체 기업 내 핵심적 임무를 수행하는 CFO를 만나 재무기조와 투자유치 계획 등 기업의 미래 핵심 전략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이 2000억원의 밸류에이션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그 주인공이다. 당초 회사는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지금 오픈엣지의 시가총액은 약 4500억원(4일 종가기준)이다. 상장한 지 채 1년도 안 돼 시총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오픈엣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우연 상무(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주주에게 수주 소식으로 계속 보답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엣지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밸류체인의 시작점인 IP를 공급하는 회사다. 하나의 반도체 칩은 수십개의 IP를 조합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가 IP를 직접 설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검증된 IP를 사서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오픈엣지의 성장잠재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그룹장 출신으로 2021년 8월 오픈엣지에 합류해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이 상무와의 인터뷰는 서울 강남구 오픈엣지 사무실에서 지난달 29일 이뤄졌다.

◇해외 수주 증가 기대감

오픈엣지는 올해 들어 한국과 중국 반도체 업체,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 그룹 계열사와의 잇따른 IP 라이선스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 2017년 12월 설립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은 누적 43건이다.

이 상무는 "설립 후 지난 5년 반 동안 글로벌 톱티어 고객을 포함해 수십 건의 수주 라이선스 트랙레코드(실적)를 쌓았다"며 "이런 트랙레코드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게 IP 비즈니스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IP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재고가 없다는 점이다. 고객사마다 개별 주문을 받아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미리 제작해 놓은 IP를 바로바로 팔 수 있는 게 이 사업의 매력이다. 그는 "상반기에도 수주 실적이 있었지만 특히 하반기부터 더 많은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과거 3년 정도 (코로나 팬데믹 탓에) 해외 수주 영업을 제대로 못 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픈엣지는 미국 현지 법인에 영업담당임원을 두고 있고 중국과 일본, 유럽, 이스라엘 10곳 해외 현지에서는 에이전트가 영업을 전개 중이다.

이 상무는 앞으로 IP의 평균 판매 단가가 높아질 수 있단 점을 근거로 실적 개선을 점쳤다. 그동안 고객사가 단일 IP를 사는 경우가 많았다면 통합 솔루션 IP로 구매하는 게 트렌드가 되고 있단 설명이다. 또 최신 메모리 표준 반도체 채택이 늘어나면서 판매단가 자체가 비싸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보다는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비싸며 당연히 여기에 들어가는 IP 단가도 높다. 이 상무는 "기존에는 한 개 수주 계약건당 10억원 미만 건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30억원 이상 건들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반기 새로운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들과의 라이선스 계약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계적으로 로열티 비중 확대

반도체 IP기업은 팹리스나 디자인하우스(팹리스의 설계도면을 제조용 도면으로 재디자인하는 기업), 세트(완성품) 업체 등에 아키텍처(설계) 라이선스를 판매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정도 받고, 또 이들 IP가 적용된 반도체가 판매될 때마다 로열티를 계속 받을 수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IP 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로열티 수익이다. 오픈엣지의 작년 말 기준 라이선스 매출 비중은 85.8%에 달한 반면, 로열티는 1% 미만이다. 점차 로열티 비중이 커지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상무는 "세계적 IP 기업인 ARM은 전체 매출에서 로열티 비중이 50%가 넘는다"며 "오픈엣지는 매년 2~3배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당분간 라이선스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전체 매출에서 로열티 매출이 50%가 되는 건 2030년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많이 맺을수록 향후 로열티 수익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큰 회사일수록 칩 생산량이 많기 때문이다.

오픈엣지의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매출은 약 100억원, 영업적자 256억원이었다. 연구개발비를 회계상 자산화하지 않고 모두 단기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이 상무는 설명했다. 그는 "2021년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100% 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부터 수익성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사무실 전경.

◇오픈엣지는 어떤 회사

오픈엣지는 네 종류의 IP를 공급하고 있다. AI 반도체 두뇌역할을 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IP, 시스템 반도체 내 각 IP 간 연결을 담당하는 온칩인터커넥트(On-Chip Interconnect) IP, 메모리 반도체에서 받은 데이터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제어하는 메모리 컨트롤러(Memory Controller), 그리고 DDR(D램 규격) PHY(물리계층) IP다. PHY란 시스템온칩(SoC)에서 직접 메모리 반도체와 통신하기 위해 필요한 고속의 통신 IP다.

NPU가 연산 속도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주변 메모리 시스템의 속도가 받쳐줘야 한다. 이 상무는 "오픈엣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AI 컴퓨팅 통합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라며 "AI 반도체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엣지의 글로벌 경쟁사는 시놉시스(Synopsys)와 케이던스(Cadence)다. 오픈엣지처럼 메모리 시스템 IP를 공급하는 회사는 전 세계적에서도 메이저 플레이어가 이 두 곳뿐이다. 오픈엣지는 독과점하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해 이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는 "시놉시스는 업력이 30년 이상 된 데다 인력도 수만명인 반면 오픈엣지는 이제 설립한 지 6년이 채 안 됐고 인력은 150명 정도"라며 "'스텝 바이 스텝'으로 세계 시장으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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