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옛말 '기업금융 명가' 재건 포부 첫 출근길 일성 "기업금융 경쟁력 약해져, '성과주의' 조직 문화 도입"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04 08:09:1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4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사진)이 첫 출근길에 기업금융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우리은행은 전신인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기업 고객 인프라를 이어 받았지만 옛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행내 최고 기업금융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조 행장은 4대 시중은행 최하위로 추락한 중소기업 대출 분야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3일 조 행장은 행장 선임 주주총회와 취임식을 위해 우리은행 본점에 출근하면서 기자와 만나 "우리은행 창립 이념이 기업과 같이하는 은행인데 이 부분이 약해졌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인정받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행장이 기업금융을 강조한 건 우리은행의 전통적인 강점이기 때문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최상위권을 다투던 은행이었다. 양행 합병으로 출범한 우리은행도 기업금융에서 만큼은 강자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업금융 명가'로 불리던 과거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우리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기준 159조원으로 KB국민은행(164조원)에 뒤처진다. 신한은행(152조원)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지난해와 올해를 놓고 보면 순이익 1위를 꿰찬 하나은행의 기세에 밀리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분야에서 경쟁사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고는 118조원으로 4대 시중은행 꼴찌다. KB국민은행(133조원), 신한은행(127조원), 하나은행(12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 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이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가 효율적으로 배분돼 있지 못한 셈이다.

◇리스크 마다않는 '영업맨', 조직 문화 바꿀까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있어 4대 시중은행 최하위지만 대기업 대출은 1위다. 우리은행 40조원, KB국민은행 31조원, 신한은행 25조원, 하나은행 22조원 순으로 규모가 크다. 영업 조직의 정체가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실적에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 지형 변화에 따라 새로 부상한 중소기업 고객 확보는 미진했던 것이다.
조 행장도 이를 의식한듯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기업금융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후 중소기업 특화 점포를 신설해 탈꼴찌를 노린다.
그는 "최근 국가가 신성장 산업 등 개혁을 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으로 국가 경제에 있어 금융기관이 하는 역할들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명가 재건을 위한 방안으로 조직 문화 개혁을 언급했다. 성과주의를 도입해 영업력 강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성과주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행내에서는 조 행장이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조 행장은 리스크를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인 영업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두산 담당 임원이었던 시절 행내 반대를 무릅쓰고 경영 위기 상황이었던 두산중공업에 대출을 제공한 건 유명한 일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병규 행장은 기업 고객과 한번 맺은 관계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며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거래처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영업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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