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가의 와인이나 의류, 가방 등에서 종종 '하이엔드(최고급)'라는 수식어를 만난다. 마케팅 측면에서 가장 좋다는 의미인 만큼 실제로 원재료 구입부터 생산,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흠결은 있을 수 없다. 사소한 실수나 오차가 하이엔드를 결정짓기 때문이다.주로 소비재 상품에 붙이던 '하이엔드'란 수식어를 최근 한 상장사에서 접했다. 명품 가방 등에 피혁을 공급하는 '유니켐'이다. 유니켐은 기존 피혁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강원도 홍천에 '카스카디아 골프&리조트'를 짓기 시작했다. 카스카디아는 '귀한 것을 구별하고 좋은 것을 알아보는 이들을 위한 하이엔드 골프&리조트'를 표방했다.
올해 골프장 준공을 앞두고 많은 이목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유니켐 시총의 2배가 넘는 2500억원 상당이 투자됐다. 특히 골프장은 그린피가 주말 기준 국내 최고인 51만원으로 책정돼 숱한 화제를 뿌렸다. 코로나 이후 향유층이 넓어진 골프 인구를 겨냥했다지만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특히 유니켐 주주들은 뿔이 났다. 신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메자닌 사채들이 주가 상승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레저 사업이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운다고도 주장했다. 골프장과 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선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내이사가 유니켐 이사회에 진입했다. 경영진도 적잖이 당황했다. 유니켐 소액주주는 내친김에 이사회 활동이 저조한 경영진 해임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는 사외이사 자격을 문제 삼았다. 2020년 7월 합류한 사외이사가 올해 3월 자회사 유니원 사내이사로 선임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상법상 자회사 사내이사는 사외이사 결격 사유다. 결국 사외이사는 자진 사임했다.
경영진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일은 오는 27일이다. 이날 주주총회에 경영진은 소액주주가 입성시킨 사내이사 해임 안건 등을 올렸다. 소액주주는 사내이사를 2명 더 추천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는 양측 갈등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갈등의 도화선인 골프장과 리조트는 연내 개장을 앞뒀다. 그러나 하이엔드 시설로 새로운 변화를 꿈꿨던 유니켐으로선 작은 생채기만 남은 상황이다. 이 생채기가 아물어 유니켐의 앞길을 단단하게 만들지 아니면 또 다른 사안으로 덧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최근 만난 유니켐 한 주주의 "경영진의 서투른 소통이 하이엔드와는 거리가 멀죠"라는 지적이 뇌리에 남는 것은 씁쓸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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