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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메드팩토는 곧 백토서팁? 파이프라인 의존의 명암임상 이슈로 주가 널뛰기, 최근 1년새 시총 반토막… "MP-2021 등 기술이전 추진"

최은진 기자공개 2023-07-20 10:48:48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7: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에 있어 파이프라인은 자산 그 자체다. 한우물만 파는 건 '선택과 집중'의 의미에서 긍정적인 연구개발(R&D) 전략으로 힘을 받지만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단적인 예가 메드팩토다. 3~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백토서팁' 한 물질에 올인하다시피 한다. 관련 임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기업 '테라젠이텍스', 암 전문가 김성진 대표 총괄…유한양행 '백기사'

메드팩토는 2013년 6월 설립해 2019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면역항암제 개발 바이오텍이다.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테라젠이텍스의 항암연구소가 분사해 만들어졌다. 테라젠이텍스의 최대주주이자 당시 기술부문 부회장이었던 김성진 대표가 2016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최근 기준으로 메드팩토의 최대주주는 테라젠이텍스로 지분 14.71%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08%로 2대주주다. 테라젠이텍스의 경우엔 단일 주주로는 지분 7.71%를 보유한 유한양행이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3.26% 지분에 그치지만 공동보유자 및 임원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한 우호지분이 9.15%로 유한양행을 앞선다. 다만 유한양행은 테라젠이텍스 입장에선 백기사 역할을 하는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메드팩토를 움직이는 힘은 김 대표에게 쏠려 있다. 약 30여년 암 유전체, 암 전이, 암 예방 등을 연구한 전문가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이력을 기반으로 설립된 메드팩토는 핵심 자산으로 백토서팁(TEW-7197)을 보유하고 있다. 간암, 유방암 등 고형암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수용체(ALK-5)를 억제하는 화합물이다.


메드팩토는 설립하자마자 해당 물질을 전이성 고형암 타깃으로 국립암센터 산하 항암신약개발산업단의 지원 하에 속도감 있게 개발했다. 2013년 10월 비임상 시험을 진행했고 이듬해인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임상1상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2017년 골수이형성증후군(MDS) 환자를 대상으로 FDA 임상 2상을 승인받았고 2018년 임상 1상에 대해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 확인하는 결과를 공개했다. 그리고 같은 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병용임상 1b·2a상을 진행하는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현재 백토서팁은 아스트라제네카, MSD 등과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건순만 5건이다. 백토서팁에 대해 다발성골수종·폐암·위암·대장암·방광암 등 유전자(TBRS) 발현 정도가 높은 암종을 적응증으로 타깃하고 있다.


그 외 파이프라인으로는 MA-B2, MO-B2, MU-D201, MP-2021 등이 있다. 그러나 후보물질 도출 및 전임상 정도의 초기단계일 뿐 진전된 파이프라인은 아니다. 파이프라인을 다양화 하는 차원으로 시작했지만 백토서팁에 거의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고 있진 않다. 다만 뼈질환 치료 후보물질인 MP-2021의 경우엔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며 나름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상장 후 몸값 2.5조까지 확대, 현재 3000억 수준…병용임상에 사활

메드팩토의 존폐는 어디까지나 백토서팁의 성공에 달려있다. 설립 후 지금까지 백토서팁의 개발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새로운 항암 트렌드로 떠올랐던 면역항암제라는 점, 빅파마와 잇딴 공동연구 및 병용임상, 미국 FDA 임상 문턱을 넘었다는 점 등이 회자되며 단박에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았다. 상장 당시 금융투자업계가 입을 모아 8000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할 정도였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메드팩토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 최근 1년간 7000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몸값이 반토막이 났다.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2년여 전인 2020년께 2조5000억원까지 시가총액이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드펙토의 몸값은 초라하다.


백토서팁의 임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메드팩토가 상장하기 전엔 모기업인 테라젠이텍스가 영향을 받아 직접 해명에 나서는 일이 잦았을 정도였다.

특히 최근 1년여간 눈에 띄게 몸값이 줄었다는 점에 주목된다. 작년 1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MSD의 키트루다 병용임상 2상에서 환자 2명이 피부 및 간 독성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5만8000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단 하루만에 3만8500원으로 28%나 하락했다.

식약처는 즉각 해당 임상에 대한 자료보완을 요청했고 메드팩토는 용량을 줄이는 임상변경 신청을 냈지만 부결됐다. 메드팩토는 관련 부작용은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의 병용 때문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피부 및 간독성 부작용은 면역항암제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메드팩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지키던 1조원의 몸값이 무너졌다. 현재까지 메드팩토는 임상 보완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충분한 데이터가 나오면 제출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5000억원대에서 거래되던 메드팩토의 시총은 최근 또 한번 고꾸라졌다. 역시 백토서팁의 임상 이슈 때문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아게누스가 면역항암 후보물질 '보텐실리맙'과 '발스틸리맙'을 병용임상 결과가 메드팩토의 백토서팁 임상 데이터와 단순비교한 얘기들이 확산되면서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 투여한 각 약물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전체 생존기간이 '보텐실리맙'과 '발스틸리맙'의 병용 데이터가 23%, 20.9개월이고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데이터는 18.2%, 17.3개월이 도출됐다. 단순비교할 때 아게누스 약물이 더 효능이 높아보인다. 이 같은 사실이 블로거 등을 통해 퍼지면서 2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1만4000원선으로 약 30% 하락했다.

메드팩토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 비교는 적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게누스는 간 전이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지만 백토서팁 병용요법 임상은 환자 상당수가 간 전이가 있는 환자라는 점을 내세운다. 일반적으로 간 전이가 없는 환자에 대해선 치료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전이성 대장암 표준 치료제인 레고라페닙의 중앙생존값(mOS)은 6.4개월, 객관적반응률(ORR) 1.0%이고, 이 중 간 전이가 없는 환자만을 분석한 전체생존률(OS)은 22개월, 객관적반응률(ORR)은 36.4%로 큰 격차가 있다. 이 같은 메드팩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총은 3000억원대로 더 쪼그라든 상태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시장에서 백토서팁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보니 여러 시장의 우려가 나오지만 병용 임상은 순항하고 있다"며 "추가 파이프라인인 뼈 질환 치료 후보물질 등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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