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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로 보는 K-신약 개발]렉라자, '아미반타맙 병용'으로 타그리소 아성 도전②'MARIPOSA' 임상결과 연말 발표 예정…국내에선 1차 치료제로 확장

홍숙 기자공개 2023-07-24 11:25:18

[편집자주]

글로벌제약회사의 약물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약제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에서 약제를 처방하는 임상의들의 의견을 통해 글로벌 신약의 가치와 국내 R&D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은 제노스코(오스코텍 관계사)로부터 렉라자를 도입해 글로벌 기술이전은 물론 상업화까지 이뤄냈다. 국내에서는 이미 1차 치료제까지 품목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여기에 타그리소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존슨앤존슨(J&J)과 협업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올해 연말 발표될 예정이다.

렉라자는 국내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의 상징으로 꼽힌다. 바이오텍에서 초기 연구를 수행하고 중견 제약회사가 개발 임상을 한뒤 빅파마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렉라자 개발에는 유한양행을 비롯한 수많은 국내 신약개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제노스코에서 발굴된 물질이 유한양행으로 오기까지

렉라자 개발을 위해 물질을 최초로 발굴한 인물은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다. LG화학에서 다양한 신약개발을 주도한 고종성 대표는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제노스코를 설립했다. 제노스코의 첫 신약 프로젝트가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이다. 전임상 과정을 거쳐 물질 검증을 마친 고 대표는 국내외 다양한 신약개발 전문가를 만나 레이저티닙의 개발 가능성을 타진했다.

바이오텍으로서 임상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제노스코는 유한양행과 손을 잡는다. 2015년 제노스코는 유한양행과 전임상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기술이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로부터 1년뒤 인 2016년 5월 유한양행은 제노스로부터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초기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제노스코로부터 레이저티닙을 도입한 유한양행은 2016년 12월 국내에서 임상 1/2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개발에 착수했다. 이때 경쟁약물로 꼽히는 타그리스의 미충족수요를 채울 수 있는 임상을 설계해 시장 가능성을 높여갔다. 국내외 폐암 연구 권위자로 손꼽히는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해당 연구를 주도했다.

유한양행은 임상 연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기술이전도 병행했다. 특히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사장(전, 유한양행 연구소장)과 김한주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전, 유한양행 사업개발 이사)가 J&J에 렉라자를 기술이전을 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전, 유한양행 대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비롯해 렉라자 개발을 물심양면 도왔다.

그 결과 렉라자는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차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으며 시장에 출시됐다. 여기에 지난달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내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향후 1차 치료제 보험급여에 등재되면 국내 시장에서 타그리소와 맞붙게 될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1차 치료제 급여 등재 관련해서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J와 협력해 타그리소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예고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J&J 산하 얀센(Janssen)에 렉라자를 라이선스 아웃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EGFR 폐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직접 경쟁하기 위해선 글로벌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마침 얀센 역시 자사가 보유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과 병용할 약제가 필요했다.

렉라자를 도입한 얀센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 3상 'MARIPOSA'를 수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4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당초 올해 초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올해 연말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최초로 승인된 완전 인간유래 이중항체다.


해당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의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EGFR 폐암 치료제 시장은 타그리소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타그리소의 글로벌 매출은 54억달러(7조594억원)로 전체 폐암 시장의 절반 이상을 타그리소가 차지하고 있다.

물론 타그리소를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의 병용연구인 'FLAURA2'를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병용요법을 개발 중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MARIPOSA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와 경쟁할 만한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타그리소와 병용요법으로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임상을 비롯해 조기 폐암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단순히 타그리소 단독요법 비교임상만으로 타그리소을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R&D 조직을 정비했다. 올해 김열홍 사장을 영입하며 R&BD본부, 임상의학본부, 연구본부로 조직을 세분화 했다. 여기에 한미약품 출신 이영미 부사장을 영입하며 사업개발도 강화했다.

또 임상의학본부를 통해 얀센과 렉라자 글로벌 임상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본부는 한국얀센 출신 임효영 부사장(임상의학부문장)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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