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발기인 분석]'단타놀이'에 놀란 교보증권, 한숨 돌렸다교보14호스팩, 주가 8000원 돌파 후 안정세 진입…공모가 수준 유지해야 합병 가능성↑
남준우 기자공개 2023-07-25 13:02:2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08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이 최근 시장에서 벌어진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단타놀이' 이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때 8000원대까지 치솟았던 교보14호스팩의 주가는 상장 후 약 2주 만에 안정세에 진입했다. 스팩은 주가가 높아질수록 합병 가능성이 낮아지는 역설을 지니고 있다.스팩 트랙레코드가 중요한 교보증권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주가 하락 추이를 고려하면 공모가(주당 2000원) 수준까지의 수렴도 기대할 수 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합병 대상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14호스팩, 20일 종가 기준 2585원 기록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14호스팩은 주당 25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 종가인 2915원 대비 11.3% 떨어진 수치다. 이날 하루 동안 전체 주식 수(420만주)의 31%인 130만주가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공모액인 77억원보다 억원 높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급속도로 오른 주가가 최근 들어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교보14호스팩은 지난 6일 코스닥 상장 첫날 장중에 공모가 대비 299% 상승한 7980원까지 치솟았다가 68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 다음날에는 최고가인 8190원을 찍기도 했다.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신규 스팩이 200% 이상 상승하는 건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스팩은 합병 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서 크게 변동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 공모가 수준에서 머무르다 합병 소식이 알려진 뒤에야 주가가 움직인다.
지난달 말부터 신규 상장사의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이 공모가의 60~400%로 변경된 이후 스팩이 단타 매매 대상으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교보증권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스팩은 주가와 합병 가능성은 반비례 관계다. 주가가 높아질수록 합병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시가총액 100억원짜리 스팩과 500억원짜리 피합병법인이 있다면 합병 후 시가총액은 600억원이이다. 지분율 100%의 주주는 합병 후 6분의 5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스팩 주가가 10배로 급등해 시총이 1000억원이 되면 피합병법인 대주주 지분율은 3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진다. 스팩 가격이 높아질수록 합병 후 지분이 많이 희석되기 때문에 다른 스팩을 찾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합병을 위한 스팩 공모주의 마지노선은 주당 2700~2800원이다. 주가가 합병 가능 마지노선까지 떨어진 것은 교보증권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IB 업계에서는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예시를 들면서 교보증권이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6월 코스닥에 입성한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상장 첫날 따따상을 기록하더니 주가가 한때 주당 9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가가 2800원선으로 내려앉는 데까지는 무려 2년이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다만 최근에도 2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보증권은 스팩이 ECM 주관 실적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중소형 하우스다. 그만큼 최근 빠른 주가 하락은 오히려 향후 합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교보증권은 IPO 주관 건수가 매년 한두건에 불과한 하우스다. 작년에는 교보12·13호스팩 상장 외에는 별다른 실적이 없다.
반면 스팩에서는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교보증권은 2010년 이후 총 14개의 스팩을 증시에 입성시켰다. 이중 청산된 스팩은 교보5호스팩 뿐이다. 총 9건의 합병을 이끌어냈다. 교보11~14호스팩은 현재 합병 대상을 물색 중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처럼 IPO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한 하우스는 스팩으로 수익성을 찾는다"며 "스팩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인데 14호스팩의 경우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금방 정상화되면서 합병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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