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경쟁하는 SK실트론, 정부 지원책 비교해보니 특화단지 지정됐지만…경쟁사 섬코는 750억엔 지원받기로
김혜란 기자공개 2023-07-25 11:39:09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0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제조기업 SK실트론이 있는 경북 구미도 포함돼 있다. SK실트론은 경북 구미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정부는 이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SK실트론은 이를 통해 2026년까지 300mm(12인치) 웨이퍼 시장에서 현재 세계 3위에서 2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 뒀다. 목표가 현실이 되면 국가적으로도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웨이퍼 공급망 확보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2026년 세계 2위' 도약 이룰까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선도기업 여부와 신규 투자계획, 산업생태계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의 경우 SK실트론(웨이퍼)과 LG이노텍(반도체 기판)의 대규모 생산단지가 있는 곳으로, 정부가 지원책을 집중해 이들 기업이 초격차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중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츠와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과 SK실트론까지 5대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300mm 웨이퍼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이 3위로 1, 2위는 각각 신에츠와 섬코가 차지하고 있다. 2026년까지 섬코를 누른다는 목표로 현재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데 경북 구미 공장 부지에 P3와 G3(잉곳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실트론은 이번에 특화단지 지정으로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아직 어떤 지원과 혜택이 주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정부는 하반기에 특화단지별 맞춤형 세부 육성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을 뿐, 이번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특화단지에 지정된 곳은 인·허가 신속처리, 용적률 완화, 전력·용수 우선 지원 등의 혜택과 세제·예산 지원책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지원책은 착공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SK실트론은 이미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어서 이런 혜택이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SK실트론이 뛰어넘으려는 경쟁사 섬코도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섬코의 웨이퍼 공장 신설을 지원하기 위해 현금으로 750억엔(약 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섬코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제조 거점인 시가현에 약 2250억엔을 들여 최첨단 웨이퍼 공장을 세울 예정인데 총사업비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을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국산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본 정부 역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자국 반도체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강자로 꼽히는 일본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지원을 더 추가할지도 알 수 없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경쟁력은 강하지만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SK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웨이퍼를 생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SK실트론은 이제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 섬코를 압도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섬코가 추가 투자 등으로 치고 나간다면 SK실트론의 계획도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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