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밸류 분석]'HBM 기대감'에 날개 단 한미반도체, 기업가치 '껑충'AI 시장 성장에 TC본더 장비 발주 증가, 성장성 부각
김혜란 기자공개 2023-07-27 10:35:17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초 시가총액은 약 1조원이었다. 최근 시총은 약 4조8000억원(25일 종가기준)에 형성돼 있다. 7개월 만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4.8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인공지능(AI)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한미반도체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AI 시대에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를 만드는데, 'AI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반도체 밸류 급등한 이유
한미반도체가 HBM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인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를 개발한 시점은 2017년이다. HBM은 AI 구동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최근 주목받으며,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미래를 내다보고 먹거리를 일찌감치 준비한 셈이다.
HBM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 반도체로 AI 연산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된다. D램 다이(Die)를 수직으로 연결할 때 TSV 공정(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연결)이 활용되는데, 다이를 수직으로 붙이는 공정에 한미반도체의 TSV TC본더가 투입된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본더 장비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7.9%에 불과했다. 그만큼 성장여력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특히 TC본더는 한 대당 20억원에 달할 정도로 한미반도체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비싸기도 하고 이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제품이기도 하다.
HBM 시장은 성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점쳐진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HBM 시장 규모가 연평균 45%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가장 최신 HBM 제품인 HBM3 양산이 유일하게 가능한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생산 비중이 D램 매출 전체에서 한 자릿수로 알려지고 있으나, 내년 HBM 물량을 올해의 2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HBM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본더장비의 경우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TSV TC본더 장비의 가치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미반도체의 기존 주력 제품은 반도체 패키지를 작게 절단한 뒤 세척·검사까지 한 번에 하는 장비인 '마이크로쏘 앤 비전플레이스먼트(MSVP·micro SAW & VISION PLACEMENT)다. 이 장비가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책임지고 있다. 2021년 MSVP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58.2%, 지난해에는 59.9%였다.
또 다른 축은 EMI 실드(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Shield) 장비다. EMI 실드는 반도체 칩의 미세화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기 위해 전자파 차단 금속막을 입히는 과정에 필요한 장비다. EMI실드의 경우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등 기존 주요 적용처를 넘어 앞으로 저궤도 위성통신서비스, 도심항공교통(UAM) 4차산업의 다양한 분야로 납품처가 확대되고 있단 점도 긍정적이다.
기존 주력제품인 MSVP와 EMI실드가 매출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인 본더장비에 대한 기대감이 한미반도체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게 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증권 황민성·류형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고용량 더블데이트레이트(DDR)5와 HBM 모두에 TSV TC본더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 낙수효과는 분명 한미반도체에 올 수 있다.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신규 오더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한미반도체의) TSV TC본더 매출액이 올해 91억원에서 내년 728억원으로 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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