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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리츠는 지금]수처리센터 편입과 무관? 3300억 유상증자 눈길②직접적 연관성은 없어…추가 유증 가능성엔 "주주가치 우선 고려"

정지원 기자공개 2023-08-11 13:24:38

[편집자주]

SK리츠가 리츠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분위기다. 자산 규모만 1조1000억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 이천 수처리센터 편입 추진 소식을 알리면서다. 성사되면 '업계 최초 산업시설 투자 리츠'란 타이틀을 갖게 된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리츠 업계에선 SK리츠가 투자 섹터를 넓히는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많다. 반면 SK리츠 투자자 사이에서는 SK하이닉스 지원을 위해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둘러싼 SK리츠 안팎의 상황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처리센터 편입 관련해서 주주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사안 중 하나가 유상증자와 신규 자산 인수와의 연관성이다. 유상증자는 종로타워 편입 당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상환을 위한 자본 확충 목적이 맞다. SK리츠도 당초 올해 초 유증 추진을 검토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미루다보니 우연히 일정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의 시각은 다르다. 자리츠 의사결정은 사안별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모리츠 전체 전략 차원에서 보면 차입-자산편입-유증이 고리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설명하자면 현재 SK리츠의 LTV는 높은 수준으로 일부 자본 전환을 하지 않으면 신규 자산 인수를 위한 추가 차입이 사실상 어려웠다.

같은 맥락에서 당장 수처리센터 편입 목적의 유상증자를 하진 않았더라도 향후 이를 추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SK리츠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주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100억' 규모 유상증자와 겹친 수처리센터 편입

SK리츠는 지난달 27일 최초로 주주들에게 유상증자 결정 소식을 알렸다. 이날은 SK리츠가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매입과 관련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린 날이다. 같은 날 유상증자 IR 자료도 함께 게재됐다.

유상증자 추진 소식과 신규 자산 인수 일정이 겹치면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수처리센터 인수를 결정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상장리츠 주가가 많이 빠져 있는 현 시점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

먼저 SK리츠는 3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총 3134억원가량을 조달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4260원으로 총 7357만860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종로타워 인수 당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할 목적의 자금 조달이다. 당시 SK리츠는 회사채(960억원)와 전자단기사채(2240억원) 3200억원 발행했다. 이번에 유상증자로 확보할 3134억원이 전액 투입된다. 나머지는 내부 운영 자금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SK리츠는 지난해 10월 종로타워를 자리츠인 토털밸류제1호리츠에 편입한 바 있다. 인수가는 6215억원이었다. 당시 모리츠인 SK리츠는 회사채(960억원), 전자단기사채(3340억원), 전환사채(290억원)을 발행해 총 4214억원을 자리츠에 출자했다. 이후 전환사채 발행으로 전자단기사채 익스포저가 1000억원 줄어들었다.

발행가액은 내달 18일 확정된다. SK리츠는 다음달 21일과 22일 구주주 청약을 거친 뒤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나선다. 신주 배당기산일과 상장예정일은 각각 오는 10월 1일과 18일이다.


◇개별 의사결정 직접적 연관성 無

동시에 SK리츠는 수처리센터 인수를 위해 2800억원 규모 차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SK리츠가 신규 자산 인수를 위해 만든 또 다른 자리츠인 클린인더스트리리얼리츠의 자금조달 계획을 보면 보통주 28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종로타워 매입 사례에 비추어보면 모리츠가 차입을 통해 상당 부분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리츠인 SK리츠의 3100억원대 유상증자와 2800억원의 보통주 출자가 맞물린 셈이다. 일부 투자자들이 종로타워 편입 당시 채무 상환 목적의 유상증자와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인수를 위한 모리츠 출자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리츠의 의사결정 구조상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데는 무리가 있다. SK리츠 외에도 모자리츠로 투자한 리츠들은 각각 자리츠별로 이사회를 열고 사업과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린다.

SK리츠 측 역시 일정이 겹친 건 우연이라는 입장이다. SK리츠운용 관계자는 "수처리센터 실사 및 협의 과정에서 양사 이사회 일정을 조율하다보니 유상증자와 공교롭게도 시기가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며 "올해 초에 자본 전환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시장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연기를 결정했던 건"이라고 말했다.

상장리츠의 차입과 유상증자는 신규자산 편입을 위한 통상적인 자본조달 방법이다. 일반 회사의 유상증자와 달리 리츠의 경우 법적으로 잉여금의 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하는 탓에 사내 유보 잉여 재원이 없기 때문이다.

종로타워 인수를 위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의 경우 올 초부터 신평사의 상환 요구가 있었지만 주가 하락폭이 커질 수 있어 유상증자를 강행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상장리츠 주가의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SK리츠로서 하반기 이후로 유상증자 시기를 더 미루기에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증에 따른 주주 피로감 이해, 다양한 방안 활용 예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우려가 당연한 부분도 있다. 이번 유상증자와 수처리센터 편입 결정 사이의 직접적인 고리는 없다. 다만 시장 상황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SK리츠가 대규모 차입과 자본 전환을 지속하고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유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 역시 높다. SK리츠가 이번 수처리센터 인수를 위해 모리츠가 자리츠에 출자할 2800억원을 사채로 조달할 경우 만기가 돌아오면 같은 패턴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 수 있는 탓이다.

이에 대해 SK리츠운용 관계자는 "지속적인 유증에 따른 주주들의 피로감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향후 차입금 리파이낸싱은 주주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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