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07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옵션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다. 지분투자를 통해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 콜옵션 활용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콜옵션 행사로 잔여지분을 인수해 단숨에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콜옵션은 '조커(joker) 카드'나 다름없다.이 조커카드를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는 곳이 GS리테일이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사업이 중심인 GS리테일에 2018년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 업체 어바웃펫 경영권 인수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이벤트였다. 반려동물 용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GS리테일은 확신을 전폭적인 투자로 증명했다. 최초 구주인수에 소요된 50억원에 이어 기존 FI 보유 RCPS 전량을 43억원을 들여 상환했다. 이외에도 올해 2분기말까지 추가 투자한 누적금액은 현금출자 240억원과 출자전환 90억원이며 대여금 100억원도 재차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이 콜옵션이다. GS리테일은 최초 지분투자 때부터 어바웃펫 창업자 중심 기존주주의 잔여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했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 성장을 위해 SBS로부터 누적 135억원(CPS)과 네이버로부터 100억원(RCPS) 등 외부투자금을 유치하는 강수를 뒀다. 콜옵션은 외부투자자 진입에도 핵심 신사업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지배력 감소 위협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묘책이 됐다.
특히 콜옵션 행사조건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GS리테일의 영리함을 높게 평가할 만하다. SBS로부터의 자금유치 이후 옵션계약을 변경해 엑시트 통로를 원하는 기존주주에 일부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새로 쥐어주는 대신 콜옵션 행사가액을 주당 12만원으로 고정한 점이다. 애초 콜옵션 행사가액은 행사시점에서의 공정가액이라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콜옵션 행사에 따른 비용도 많아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했다.
이런 영리함은 콜옵션 행사기한이 올해 말로 약 5개월이 남은 현재 GS리테일을 유리한 위치에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초 기존주주가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GS리테일의 지분율은 66.15%로 높아졌다.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잔여지분은 13.4%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5월 네이버의 RCPS 매입가액이 주당 13만3441원이었으므로 GS리테일은 이보다 싸게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콜옵션 행사비용은 최대 167억원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의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4519억원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다. GS리테일이 조커카드를 비로소 꺼내들어 신성장동력 확보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낼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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