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조광피혁 불편한 동거]"주당 12만원↑ 시세조종" 총공세, 새 국면 맞나⑤박영옥 대표 겨냥 조광피혁 법정싸움 결기, 압박용 회계장부열람 신청 건 명분 무력화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01 07:41:05
[편집자주]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주식농부)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화와 같은 존재다. 슈퍼개미로서 연 수익률 50%를 넘어서며 한때 자산가치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투자의 귀재다. 반론도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투자 패턴을 거듭하고, 법의 경계에 서있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특히 조광피혁 투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출구(엑시트)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더벨은 주식농부와 조광피혁의 불편한 동거 상황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숨죽이고 있던 조광피혁이 주식농부를 겨냥, 총공세의 고삐를 당긴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주식농부)가 회사 측에 제안한 보유지분 주당 12만원 매수안을 '시세조종 및 주가조작'으로 규정하고,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결기다. 박 대표가 지난해 말 신청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신청 역시 '엑시트'를 위한 압박용 카드로 판단하고, 맞서겠다는 입장이다.지난달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최근 박 대표가 지난해 12월 신청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신청에 대해 항고하고, 후속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조광피혁과 ㈜조광과의 거래를 일종의 사익편취로 보고, 검사인 신청 및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올 3월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지난해 조광피혁은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조광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조광피혁은 박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궁극적으로는 "시장에서 처분이 불가능한 주식을 고가에 매각하기 위한 부당한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면서 올 3월 조광피혁 측에 제안한 지분매입과 관련 '시세조종 및 주가조작'으로 규정하고, 소액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맞서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조광피혁이 띄우는 쟁점을 정리한다.
◇"호재성 재료 달라, 유통주식 매집 후 주가 띄운다"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박 대표는 올 3월 회사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과 스마트인컴의 보유주식 중 5% 가량을 남긴 총 65만주 가량을 대주주 이연석 대표 혹은 회사가 주당 12만원에 매입(블록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개인지분 82만주와 스마트인컴 보유분 16만주 등 총 98만주 가량을 쥐고 있는 조광피혁의 개인 2대주주다. 65만주를 주당 12만원에 매입할 경우 약 781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과거 D산업의 사례를 들며 일종의 '시세조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4년 D산업 피인수 과정에서 활용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시나리오를 검토해 달라는 게 골자다. 당시 D산업 인수자측은 D산업의 주식 60.17%를 인수한 후 상장폐지를 예고하면서 공개매수에 나섰고 자사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후 자사주 무상소각 관련 공시를 통해 주가를 다시 부양시켰고, 2005년 무상증자를 실시해 1년 사이에 최소 30배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알려졌다.
박 대표는 당시 미팅에서 조광피혁이 D산업의 사례를 토대로 자신의 지분을 주당 12만원에 매수해 약 65% 이상의 자사주를 확보하면, 이후 무상증자-자사주 소각을 통해 대주주 이 대표가 지분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십 배의 주가 상승 이익까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은 이를 명백한 '시세조종' 혐의로 보고 있다.
실제 박 대표가 조광피혁에 제안한 문서(사진)에 따르면 "조광피혁의 경우 이미 기보유 자사주가 충분하고, 박영옥 측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 나머지 유통 주식수가 8% 정도이지만, 인수 협상 가격대(예시 12만원)까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8% 중 상당 부분은 매집할 수 있으므로 자사주 65% 이상 확보가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이후 무상증자, 자사주 소각 등을 후속 조치를 통해 현재가 기준 주당 20만원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엑시트에 대한 보상으로 대주주 지분가치를 올려준다는 이야기다. 해당 플랜을 작동할 호재성 '재료'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게 조광피혁의 전언이다.
박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조광피혁의 자사주 비율 47%를 감안할 경우 실제 주당가치가 9만3000원에 이르고, 자산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할 경우 주당가치가 약 11만6000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방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 측은 "박 대표가 주주가치 보호 명분으로 회사의 장부열람 등을 신청했지만, 회사에 시세조종 가담을 제안하면서 실제 주주가치 보호가 아닌 주식 매각을 위해 가처분 절차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경영참여 투자, 자금 출처 밝혀라"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은 이 연장선에서 사실상 박 대표를 SG증권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라덕연 대표나 2015년 조광피혁 주가조작으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강기혁 씨 등과 등치시켜 보고 있다. 개인주주들 사이에서 추앙을 받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시세조종 세력과 다름이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에도 5개 상장사의 주가조작(통정매매 등)을 통해 360억원 가량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강 씨의 경우는 박 대표와 조광피혁 투자와 관련, 오랫동안 의견을 나눈 사이로 알려져 있다.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강 씨의 시세조종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문 상에서도 강 씨와 박 대표가 긴밀한 사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강 씨가 인터넷 카페에 직접 올린 금감원 특별조사국 4팀장의 법정증언 역시 강 씨와 박 대표를 공모관계로 보고 있다. 다만, 박 대표는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광피혁과 법률대리인은 박 대표가 숱한 주주제안, 회계장부 열람등사 신청, 검사인 선임신청 등을 통해 사실상 경영참여를 하고 있음에도 주식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고수하는 배경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147조에 제1항에 의거 대량 주식보유자는 목적, 주요계약내용(자금출처 등) 등을 명시해야 한다. 박 대표는 스마트인컴 보유주식을 포함 14.79%(98만주)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 2대주주다.
조광피혁 측은 "검사인 선임 신청, 회계장부 열람 등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이 아닌 경영참가 목적으로 변경공시하고, 자금의 출처 등을 함께 공시해야 하지만 박 대표는 극구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자금의 출처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의 출처 및 연관성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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