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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3]딥엑스, 유럽 가전·전장 시장 파고들 셀링포인트는권태휘 비즈니스총괄 부사장·박영섭 전략마케팅 이사 "가격·성능 경쟁력 자신"

베를린(독일)=김혜란 기자공개 2023-09-12 10:43:4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베를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23'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프리미엄 가전 업체들은 가전에 AI를 접목해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가전의 AI화'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AI 가전' 경쟁이 벌어지는 한 가운데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딥엑스도 있었다. 딥엑스는 자체 개발한 에지디바이스(기기)용 신경처리망장치(NPU) 'DX-L1'과 'DX-M1', 'DX-H1'을 들고 IFA를 찾았다.

3일(현지 시각) IFA 현장에서 만난 권태휘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IFA 전시를 둘러보니) 가전에 AI가 훨씬 더 많이 접목돼 제품화가 돼 가는 중인 것 같다"며 "과거에는 마이크로유닛컨트롤러(MCU)로 작동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음식이 어떤 상태라는 것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등 AI 기능이 많이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에서 어떻게 어필할까

NPU는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반도체다. 그래픽처리장치(GPU)만큼 정확하게 AI 기능을 수행하되 저전력·저비용으로 구현한다.

지금은 주로 전자기기에서 수집한 정보가 중앙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되고 서버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다시 기기로 보내는 방식으로 AI 알고리즘이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에지용 NPU를 가전에 탑재하면 데이터를 서버로 보낼 필요가 없고 즉각적으로 응답을 내놓을 수 있다.

에지용 NPU의 개념은 사용자와 직접 접촉하는 에지 기기 자체에 AI 칩이 내장돼 연산·추론을 해내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기에서 곧바로 이미지를 인식해 AI 알고리즘 연산처리를 해내면 이러면 보안에도 유리하고 전력 소모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박영섭 전략마케팅 이사는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법(GDPR)으로 (업체들이) 개인 영상을 수집하는 걸 두려워하는데,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칩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개인 얼굴이나 이미지를 생성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가전에 AI기능이 고도화되면 어떤 혁신이 일어날까. 예를 들어 딥엑스의 DX-L1칩은 운전자가 졸 때 경고등을 울리는 등의 드라이버 모니터링 시스템에 쓰인다. 이 칩이 오븐에 탑재되면 오븐 안에 있는 음식을 단번에 인식해 음식의 상태 등을 추론, 자동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베이스에선 4초에 인식했다면 NPU 칩이 들어가면 0.01초로 단축된다. 그만큼 지연시간을 확 줄일 수 있다. 얼굴이나 신체 등 이미지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위험도 없다.

IFA 현장에서 만난 박영섭 전략마케팅 이사(왼쪽)와 권태휘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오른쪽)

◇삼성과의 협업 가능성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IFA에서 내년부터 모든 가전에 NPU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내부에 NPU 개발팀이 있어 자체 개발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미 NPU 개발이 진척된 외부 팹리스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권 부사장은 "삼성전자와도 미팅을 진행했는데, (삼성전자가 내부 NPU를 쓸지, 외부에서 조달할지) 여러 옵션을 두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중요한 건 가격과 성능을 맞추는 곳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 선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딥엑스는 작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드는 데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미국 월풀이나 독일 밀레 등 세계적 가전업체의 제품에 NPU가 탑재될 수 있도록 거래선을 뚫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가전에 적용되는 AI 기능이 단순해 중국산 칩을 쓰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가전의 AI 기능을 고도화하면 NPU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국내 NPU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딥엑스도 선제적으로 글로벌 가전업계와 협력 논의에 나선 것이다.

권 부사장은 "딥엑스의 원천 기술은 기존 가전업체들이 갖고 있는 기술보다 뛰어나다. 유럽 시장 트렌드도 알아보고 (유럽 가전업체와) 협력 파트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IFA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IFA2023 딥엑스 부스에 전시된 'DX-L1', 'DX-M1, 'DX-H1'(아래 왼쪽부터 순서대로)

◇제조원가 확 낮춰 세계 무대서도 경쟁우위

가전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하는 데 관건은 가격 경쟁력이다. 박 이사는 "밀레, 월풀과도 이미 만나 요구점을 확실히 들었는데 그들이 원하는 건 가격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고성능 메모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을 제패했듯 딥엑스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진입장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AI 연산 구조를 보면 중간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캐시메모리(S램)가 들어가는데, 타사에서 S램을 32메가바이트(MB) 이상 사용한다면 딥엑스는 7MB만 써 칩 자체 크기가 작아진다. 칩 크기가 작아지면 그러면 12인치(300mm)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찍어낼 수 있는 칩 양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제조 원가가 확 낮아진다는 게 딥엑스의 설명이다.

박 이사는 "고성능을 구현하면서도 NPU 블록에 필요한 S램 사이즈를 줄이니 칩을 훨씬 작게 만들 수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사장도 "딥엑스의 코스트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헤일로(Hailo) 등 경쟁사의 40% 정도로 추산된다"며 "동일 성능이 나오는 칩을 비교했을 때 그 정도의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오토모티브 시장의 중심이기도 하다. 권 부사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NPU 기능이 필요한데 원천기술이 없고, 팹리스와 직접 공급 논의를 하겠다라는 얘기가 올해부터 나오고 있다"라며 "자동차 업체에는 저희의 NPU 기술을 설계자산(IP)으로 라이선스를 주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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