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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이차전지 해부]분위기 반전 성공한 구자은의 '배전반' 도전①음극재·동박 매각 아픔…그룹 회장 취임 후 신사업 드라이브

김동현 기자공개 2023-09-12 07:28:41

[편집자주]

올해 주식시장을 이끄는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이차전지'를 들 수 있다. 포스코,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한 그룹들이 시장의 관심을 독식하며 전체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이 LS그룹이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구자은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소재 밸류체인을 채워가고 있는 LS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 오너 2세인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1월 그룹 회장직에 취임하며 회사를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한다. 기존 전기·전력 인프라 사업에 더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단연 돋보이는 신사업은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배터리·전기차 분야다. 구 회장 취임 2년이 흘러가는 지금, LS그룹은 '소재→이차전지→전기차 충전→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속에서 차량용 이차전지 제품을 제외한 전영역에 진출한 상태다. 이차전지 산업이 무르익지 않은 2010년대, 소재 사업을 연달아 매각한 아픔을 딛고 시장의 중심에 뛰어들 준비를 하나둘 마무리하고 있다.

◇매각으로 돌아온 전기차 성장 지연 아쉬움

LS그룹의 이차전지 도전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 있다. 현재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 음극재와 동박이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원가의 17% 정도를 차지하는 소재이며 동박은 음극활물질을 감싸는 얇은 구리막으로 음극재에 쓰인다.

LS그룹은 무려 20여년 전에 음극재 개발 기업을 인수하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4년 LS전선은 부품·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음극재 기술력을 보유한 카보닉스의 지분 66.7%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했다. 지금의 LS에게도 그렇지만 이차전지 소재는 당시에도 앞으로의 개척 대상이었다.



이후 2008년 LS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LS전선에서 기계·부품·소재 사업이 떼어져 나온 LS엠트론이 출범하며 음극재 사업은 LS엠트론 사업군으로 분류됐다. 2000년대 초반 개발을 완료한 배터리용 동박 역시 LS엠트론의 사업군에 포함됐다.

다만 트랙터, 사출기 등 기계부문이 핵심이던 LS엠트론에게 적자를 이어가던 이차전지 소재는 비주력 사업군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전기차 성장 지연에 대한 아쉬움 속에 회사는 결국 해당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린다.

2010년 매각이 성사된 음극재 사업부의 당시 매각 가격은 불과 65억원 수준이었다. 큰 규모의 딜이 아니었던 탓에 높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음극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에 들어간 이후 꾸준한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포스코퓨처엠을 만든 기반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박 사업의 경우 그나마 흑자를 내던 시기(2017년)에 매각되며 3000억원에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로 넘어갔고 이후 KKR은 2020년에 인수금액의 4배인 1조2000억원을 받고 SK에 넘겼다. LS엠트론의 동박 사업 매각이 이뤄지던 시기, 공교롭게도 구자은 회장은 LS엠트론 사내이사(이사회 의장)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었다.


◇시장 성원 이끈 '배전반' 승부수

동박 사업 매각 이후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을 지켜본 구 회장은 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배전반'이라는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전기차를 둘러싼 밸류체인 속에서 소재 사업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미래전략부문 외에 별도의 신성장추진TFT를 꾸려 신사업 발굴의 역할을 맡겼다. 각 계열사가 강점을 가진 사업은 유지하되 지주사인 ㈜LS가 투자 주체로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다.

실제 ㈜LS는 E1과 함께 전기차 충전 법인을 설립하고 합작사로 있던 LS니꼬동제련(현 LS MnM)의 잔여지분 49.9%를 매입하는 등 결단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올해는 엘앤에프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생산에 뛰어들었다. 합작법인의 사업규모는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에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초 구 회장 취임 당시 5만5000원대에 형성됐던 ㈜LS 주가는 그해 말 7만원까지 올라갔고 현재는 10만원선을 오가고 있다.

이 사이 자사주 취득과 같은 주주환원 이벤트가 있긴 했지만 LS MnM(황산니켈), LS전선(해저케이블·전기차용 부품 등) 등 비상장 핵심 자회사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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