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Red & Blue]중국 패션대장 F&F, 숨고르기 끝났나한때 장중 '99만원' 황제주로 통해, 중국 성장 정체 우려감으로 주가 내리막길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19 07:45:4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6: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중국에서 단일 브랜드로 한 해 1조원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패션회사가 있습니다. 국내 패션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인데요. 그 주인공은 MLB로 유명한 F&F입니다. F&F는 MLB 브랜드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등에서 패션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무늬를 내세워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2020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F&F는 2021년 5월 F&F홀딩스와 사업회사 F&F로 분할했습니다. 이후 중국사업 호조와 맞물려 사업회사인 F&F의 주가가 그야말로 치솟았습니다. 한때 장중 99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실상 ‘황제주’로 통했죠. F&F 김창수 회장이 ‘갓창수’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의류회사가 황제주에 오른다는 건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으로 드문 광경입니다.

2022년 4월에는 5:1로 액면분할을 했죠. 아무래도 100만원에 달하는 주가가 너무 부담스러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액면분할이 필수적이었을 겁니다. F&F는 액면분할 당일 14만6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 같은해 12월 5일 종가기준 16만1000원으로 최고점을 터치한 후 하락장에 접어들었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7월 26일 9만7800원까지 떨어지며 10만원 벽도 깼습니다. 고점대비 주가가 반년 만에 무려 40%가량 하락한 것이죠.

그러다 지난달 말부터 다시금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8월 25일부터 9월 11일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 주가가 내리 상승 마감했습니다. 약 2주 만에 19%나 올랐습니다.


◇Industry & Event

사실 F&F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던 건 실적이 부진해서는 아닙니다. 상반기 F&F 연결기준 매출액은 9028억원, 영업이익은 259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6%, 12.9%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29%에 달하는데요. 지난해 나이키의 영업이익률이 10~15%사이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F&F가 수익성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이 확 오죠. 중국사업도 견조한 성장률을 유지했어요. 올 2분기 중국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동안 주가가 맥을 못 췄던 걸까요. 주가는 '기대감'입니다. 중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고 리오프닝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짙어지면서 F&F가 영향을 받은 거죠. 쉽게 말해 중국사업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달까요.

F&F가 전개하는 MLB

지표를 한번 보시죠.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4.5%, 2분기에는 6.3%를 각각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2분기 7%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꿈에 불과했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낮다는 것도 악재로 통합니다. 지난 7월 중국의 CPI는 전년 동기대비 0.3% 역성장했습니다.

CPI 하락은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키우는데요. 경기침체 시 패션 등 소비재 기업들이 타격이 큰 만큼 F&F의 주가에도 이 부분이 자연스레 반영된 것 같습니다. 주가는 미래를 먹고 산다잖아요. 지난 8월에는 중국의 CPI가 전년 대비 0.1%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도 낮다는 분석이 주를 이룹니다. 중국 정부의 CPI 목표치는 약 3%입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최악은 벗어났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55%에서 3.45%로 0.01%p 인하했고, 첫 주택구매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내리는 등 전방위적인 경기 부양에 앞장서고 있죠. F&F가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나의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Market View

F&F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매우 우호적입니다. 패션업종 ‘최선호주’로 통하죠. 올해 7월부터 이달 초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대략 정리해보면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매수를 권하는 투자 의견을 냈습니다. 목표가는 15만원부터 20만원까지 증권사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먼저 메리츠증권은 목표가를 20만원으로 가장 높게 잡았습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겐세일>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며 매수를 권하고 있죠. 하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중국사업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에도 적정주가는 20만원”이라면서 “듀베티카와 수프라의 중국진출, 세르지오카티니의 글로벌 성장, 테일러메이드 연결실적 반영 등 사업 저변은 지속해 확장되고 있어 초저가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목표가를 낮게 잡은 건 삼성증권입니다. 2023년 2월 22만원을 제시했는데 반년 사이에 32%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네요. 그럼에도 F&F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은 여전한 듯 보입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이 발간한 리포트 제목은 <중국에서 장사 제일 잘하는 기업임에는 변함없다>입니다.

최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패션 소비 주 고객층인 중국 젊은 세대의 실업률이 높은 만큼 2023년 2분기와 2024년 소비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9%, 15% 하향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수적 전망하에서도 업종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성 실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F&F그룹에서 IR을 비롯해 자금 전반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정만 전무입니다. 마 전무는 2018년부터 F&F그룹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1966년생인 그는 고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CJ제일제당을 거쳐 2018년 F&F CFO를 맡게 됐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장기간 CFO직을 수행하고 있죠.


눈여겨볼 점은 마 전무는 지주사와 사업회사 CFO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F&F는 패션사업에 주력하고 지주사 F&F홀딩스는 계열사 자금 재분배나 M&A, 자금조달 등을 책임지며 각각 역할이 다른데도 말이죠. 어쨌든 돈과 관련한 모든 것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며 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기획하면서 마 전무에게 F&F 주가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업이익률에 대한 자신감이 돋보인 답변이었는데요.

마 전무는 “F&F는 세계 패션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 최상위권의 회사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인 패션업계에서 남다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제품 적중률과 건전한 재고 관리 등 브랜드 가치를 잘 보존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 사업진출 국가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골프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및 신규사업(엔터, 콘텐츠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