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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텍 열전]"'난제산적' 오가노이드 분야 '세포 컨트롤' 역량 집중"②조재진 셀인셀즈 대표 "위축성 흉터치료제, 2026년께 상용화 목표"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19 11:01:37

[편집자주]

최근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자 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이 3000여개가 넘는다는 잠정 집계가 나올 정도로 창업 열기가 뜨거웠던 상황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투자 유치를 하며 사업성과를 쌓아 나가는 바이오텍은 있다. 더벨은 유의미한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신약개발 바이오텍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가노이드 연구는 10여년 정도밖에 안 된 매우 초기 단계 분야다. 당연히 여러 측면에서 과학적 질문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난제를 남긴다. 오가노이드 형성 현상은 실험실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제어, 표준화, 재현성, 대량생산여부, scale-up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어렵다."

오가노이드 치료제 개발 기업을 표방하는 셀인셀즈 창업자 조재진 대표(사진)가 관련 분야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줄기세포분화생물학 분야 전문가인 그는 오가노이드 시장이 성장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많은 선결 과제 중 제품 상업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뭘까. 더벨이 만난 조 대표는 '세포 컨트롤 역량'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자체 플랫폼 앞세워 임상 허가, 상업화 '잰걸음'

오가노이드 분야에 뛰어든 국내 바이오텍 및 제약사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티앤알바이오팹·JW중외제약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 연구자용 임상에 머물러 있다. 규제당국으로부터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허가를 받으려면 오가노이드 기반 제품을 인체에 사용 가능할 정도로 균일한 생산 공정을 갖추는 게 선행돼야 한다.

셀인셀즈는 자체 개발 플랫폼을 통해 균일한 생산이 어려웠던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핵심 경쟁력은 세포의 '자기구조화' 원리를 기반으로 생체 모사 조직을 만드는 기술이다. 줄기세포의 특성엔 재생·복제, 분화, 자기구조화가 있다. 이 중 자기구조화는 세포와 세포가 서로 생체 신호를 전달하고 각 세포가 서로의 표면을 인지하면서 세포 스스로 3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조 대표는 이를 연구하던 중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세포가 3차원 형태로 만들어지는 원리를 계산해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원하는 대로 세포를 '컨트롤' 해 표준화 및 대량 생산을 할 수 있게 됐다. 균일한 생산이 어려웠던 기존 한계를 극복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조재진 셀인셀즈 대표

여기에 재생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재생된 조직을 생체에 접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뒀다. 먼저 3차원 단위의 블록을 제작한 뒤 이를 입체 분화해 아주 작은 생체 모사 조직을 만든다. 그다음 해당 모사 조직을 손상 부위에 직접 이식한다. 이로써 추가적인 손상이나 염증 생성을 막고 효능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규제당국으로부터 회사의 첫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승인을 받으며 오가노이드 표준화 제조 및 생산 역량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자체 개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줄기세포 오가노이드 피부재생 치료제 후보물질 'TRTP-101'이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IND) 허가를 획득했다.


적응증은 위축성 흉터다. 상처나 염증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피부 조직이 국소적으로 감소, 피부가 함몰되는 질환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 환자 투여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 임상 2상 IND 신청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26년까지 임상 3상을 마치고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IND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임상 진입은 회사의 첫 임상 진입을 넘어 표준화와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오가노이드 기술의 기존 한계를 해결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면서 "TRTP101이 피부과 영역과 상처 치유 분야에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이프라인·매출 다각화 추진…잇단 협업 눈길

점차 파이프라인 개수도 늘려 나간다는 구상이다. 다음 후보군은 연골결손·골관절염 치료제 'TRTP20X'다. 현재 서울대병원 정형외과와 공동 연구 중이다. 내년 상반기 허가용 비임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다음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연골결손·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20대 연골이 재생되는 결과를 얻어 내부적으로 매우 놀라고 있다"면서 "이 밖에 세포외기질 임플란트 충전재, 반려동물 대상 동물 줄기세포 치료제 등으로도 파이프라인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인셀즈가 예상하는 TRTP-101 허가 시점은 2026년이다.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이다. 치료제 매출 발생 전까지 연구개발(R&D)를 뒷받침할 캐시카우 사업도 고민 중이다.

그는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의 치료제 허가와 매출 발생 시기는 2026~2027년으로 보고 있다"면서 "화장품 등 그 기간에 매출을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템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기관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산업계와 학계, 연구소를 아우르는 조 대표의 폭넓은 인맥이 기반이 되고 있다.

셀인셀즈는 지난해 말 HK이노엔과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이 셀인셀즈가 개발 중인 오가노이드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게 골자다. 조 대표와 송근석 HK이노엔 R&D 총괄 전무의 막역한 인연이 기술 협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엔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과 오가노이드 이미징 시스템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넥스틴의 광학 기술을 통해 대량 생산 최적화 솔루션 등을 고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넥스틴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도체 전(前) 공정 회로 결함 검사 장비를 개발한 기업이다.

그는 "셀인셀즈의 플랫폼은 물론 동물 대체 모델링,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 등 하위 기술은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면서 "개인적으로 대학교수가 실험실에서 만든 기술로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걸 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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