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더십 전환기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다름 아닌 '인사'다. 새로운 리더가 자신의 경영 비전을 실현시킬 실무자를 직접 꾸리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이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신임 회장을 맞아 계열사 대표이사(CEO) 진용을 새로 정비할지 주목된다.

양종희 차기 회장 후보자는 11월 말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으로 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KB금융 회장이 된 다는 건 그룹 전체 인사권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지주 회장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하게 된다.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 수립 및 변경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상임이사 1인과 비상임이사 1인, 그리고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점은 위원장을 지주 회장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윤종규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으며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오규택·여정성·최재홍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올 들어 한 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자군 선정' 안건이 상정돼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양 회장 후보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이사회 멤버로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하는 것은 물론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부회장으로 2년 넘게 재직하면서 기존 계열사 CEO의 면면을 이미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과 경영 손발을 맞출 인사를 직접 뽑게 된다.

양 회장 후보자는 지난 11일 "계열사 사장 선임은 절차상의 이사회하고 서로 협의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사진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며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 측면에서 적임자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모두 1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종합금융그룹이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KB손보)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데이타시스템 등의 계열사가 있다.

이들 계열사 가운데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모두 9명이다. 임기가 내년 말까지인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과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제외하면 전부 임기가 끝난다. 연임 가능성도 있지만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에 대해선 인사 폭이 클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박 사장은 이번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6명의 후보자를 뽑는 1차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부회장단 3인과 박 사장까지 내부 출신 후보자는 모두 4명이었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만큼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동시에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으로 용퇴설도 함께 거론된다.

양 회장 후보자와 함께 실무를 이끌었던 계열사 CEO는 누가 있을까. 이재근 국민은행장과는 2015년 지주에서 일했다. 이 행장이 재무총괄 상무로 재직할 당시 양 회장 후보자는 지주 부사장을 지냈다. 양 회장 후보자가 보험부문장으로 있을 당시 박 사장은 자본시장부문장을 맡았다.

이외에도 서울대 동문 출신 계열사 CEO도 조명받는다. 김기환 KB손보 사장과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이 양 회장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서울대를 졸업했다. 여기에 김 사장은 CRO, CFO를 거쳐 보험 계열사 대표이사에 오른 인물로 양 회장 후보자와 닮은 점이 많다.

계열사 CEO뿐만 아니라 그룹 사장이나 부사장 직급도 인사 대상으로 직무 연관성과 커리어를 중심으로 양 회장 후보자와 겹치는 인사들에 관심이 쏠린다. 양 회장 후보자는 최근까지 부회장으로서 개인고객부문장, WM/연금부문장, SME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정문철 개인고객총괄, 오병주 보험총괄, 최재영 WM/연금총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