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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재편 그 후]한투저축, 예성 품으며 서울 진출…알짜 계열사 성장④인수 전 자산 814억으로 재무 부담 미미…영업권 확보 효과

이기욱 기자공개 2023-09-21 08:16:42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여년만이다. 79개사 체제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던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의 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재편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 사례와 이후 각 사 변화들을 통해 저축은행 업계의 활로 모색 방향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예성저축은행 인수는 다른 일반 금융지주들의 부실저축은행 인수 사례와 조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들의 인수는 대부분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 이뤄졌지만 한투금융은 실제 인수 수요가 작용했다.

한투금융은 예성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기존 한투저축은행에 없었던 서울 지역 영업권을 확보했다. 서울 영업권을 바탕으로 한투저축은행은 업계 3위권 대형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그룹 핵심 사업인 부동산PF 대출에 강점을 보이며 알짜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W저축은행 부실 1차 정리 후 인수…부실채권 153억 불과

한투저축은행은 1982년 12월 설립된 고려상호신용금고를 전신으로 한다. 1995년 최대주주가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으로 바뀌었고 동원상호저축은행, 동원캐피탈 합병 등을 거쳐 2005년 지금의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됐다.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저축은행업을 영위 중이었다.

한투저축은행이 저축은행업계 구조조정에 참여한 시기는 2014년이다. 저축은행 사태가 처음 발생한 이후 3년 이상이 흐른 이후다. 한투금융은 그해 4월 가교저축은행 중 하나인 예성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예성저축은행은 2012년 12월 영업정지가 된 더블유(W)저축은행의 부채 및 자산을 이전받아 설립됐다.

1차적으로 부실 저축은행들이 정리된 이후였기 때문에 부실 자산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다. 영업정지 직전인 2012년 9월말까지만 해도 더블유저축은행의 자산은 7794억원에 달했다. 수신액과 여신액은 각각 7131억원, 4736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2년만에 자산은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014년 6월말 기준 예성저축은행의 자산은 814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신액과 여신액도 각각 603억원, 467억원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2.7%로 높았지만 고정이하채권 총액 자체가 153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2013년말 한투저축은행 총 여신(1조859억원)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인수가도 약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회계연도 기준(2013년 7월~2014년 6월) 직전 연도 한투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253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한투금융은 같은 해 9월 곧장 한투저축은행과 예성저축은행을 합병 시켰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금액을 통해 한투저축은행은 미래 성장의 핵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서울 지역 영업권이 그 것이다. 기존 한투저축은행은 경기, 인천, 호남, 제주지역에 영업망을 두고 있었지만 예성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울 지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합병 후 총 6700억 증자…누적 배당은 1970억

영업망 확대를 통해 한투저축은행은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2014년말 1조4268억원이었던 자산은 이듬해말 1조8508억원으로 29.7% 증가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8년에 가장 낮은 10.8%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다른 해는 매년 18% 이상의 자산 증가율을 유지했다. 코로나19 국면 때에는 2020년 33.5%, 2021년 40.7%, 2022년 37.8%의 자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자산은 8조8381억원으로 업계 3위에 해당한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2017년 600억원 증자를 시작으로 이듬해 500억원 증자가 시행됐다. 2021년과 지난해에도 증자를 통해 각각 500억원, 900억원씩 자본을 확충해줬다. 올해 3월에도 4200억원의 유상증자가 추가로 이뤄졌다. 총 6700억원에 달한다. 합병 직후 283억원이었던 주식발행초과금은 올해 6월말 415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투저축은행은 그룹의 지원에 호실적으로 보답했다. 2015년 한투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17억원으로 전년(253억원) 대비 25.3% 증가했으며 2016년에는 5.4% 증가한 334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증자가 이뤄진 2017년에는 52.1% 늘어난 5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5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시현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익 총합은 460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부동산PF 부문의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2019년말 4006억원이었던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지난해말(96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부동산PF 대출의 비중이 전체 대출의 13% 정도로 유지돼 왔다. 올해 6월말 기준 부동산PF대출의 비중도 13.1%로 집계됐다.

배당 정책도 유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시행연도 기준으로 2016년 1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으며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400억원, 350억원으로 금액을 늘렸다. 2021년 120억원 배당을 마지막으로 이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누적 배당액은 1970억원이다.

부동산PF대출을 비롯한 자산 건전성은 경쟁사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6월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은 3.2%로 나타났으며 전체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4.3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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