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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술평가 기업 점검]메를로랩, 메시 네트워크 기반 '탄소중립' 선도IoT플랫폼 이어 킬러앱 'GFDR' 전력거래소 1차 실증, 도입사례 전국 확대

신민규 기자공개 2023-09-22 08:09:05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지 한달이 지났다. 아직 상장규정이 개정되기 전이지만 기업들은 일찌감치 '규제완화' 제스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상장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기술평가의 난이도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본시장 진입 여부를 가르는 검증대이자 도약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더벨이 기술평가 신청기업의 기술 완성도를 비롯해 시장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를로랩은 지난 15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신청했다. '메시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IoT 플랫폼을 통해 건물의 전력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에너지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킬러 앱(GFDR, Governor Free Demand Response)'도 최근 전력거래소로부터 1차 실증을 받았다.

기술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코스닥 소부장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무선 메시네트워크 기반의 IoT 플랫폼을 핵심기술로 하고 있다.

◇스마트빌딩 조명시설 접목, 대규모망 형성…설치비용 혁신 '전력 사용량 감축'

메를로랩은 2012년 6월 신소봉 대표(CEO)와 최원재 부사장(COO·CFO), 송용철 부사장(CTO)이 설립했다. 신 대표와 송 부사장은 전기및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 대표의 경우 아날로그 RF 회로 설계 분야에서 17년간 업력을 보유했다. 송 부사장은 무선통신, 알고리즘 영역에서 18년간 연구해왔다.

이들이 천착한 분야는 메시(mesh) 네트워크 기술이다. 근거리 무선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수천단위의 사물을 완벽하게 연결하는 무선 네트워크 알고리즘을 뜻한다. 중계기에 의존하지 않고 각 기기가 다른 기기를 위한 중계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높은 망 확장성을 보인다. 무엇보다 빌딩이나 창고, 단지 전체를 연결할 정도로 대규모의 망 형성이 가능한 점이 차별화되고 있다.

메를로랩은 메시 네트워크를 조명분야에 첫 적용했다. 배선공사와 같은 유선공사 비용없이 칩이 삽입된 조명만 설치하면 네트워크 구축이 끝나는 구조다. 설치비용 혁신과 함께 조도 등의 그룹별 제어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한 실증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 실증에 들어간 아레나스 영종 물류센터의 경우 '메를로랩 스마트 LED 투광등' 100W 짜리를 105개 설치했다. 한달여간 전력량을 기존 1039kwh에서 483kwh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 전력량이 50% 이상 줄어든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메시 네트워크 기술로 기술평가를 통과한 바 있다.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메시 네트워크를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구현한 곳으로 인정받았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체력을 기르는 동안 기술은 진일보했다. 메를로랩은 메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IoT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다. 다양한 사물을 하나의 망으로 연결해 서비스별, 기업별로 관리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메를로랩의 플랫폼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얻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중부복합물류센터 도입을 시작으로 CJ대한통운 전체로 확대 논의 중이다. 가락시장, PNT 등 다양한 창고 현장에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GS리테일, GS네트웍스, CU(BGF리테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메를로랩과 실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


◇GFDR,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 추세 '조속기' 역할

메를로랩은 IoT 플랫폼에서 나아가 킬러 앱으로 개발한 'GFDR'이 탄소중립 시대에 에너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을 최근 입증했다. 건물에서 사용중인 전기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발전기에 쓰이는 일종의 조속기(거버너, Governor)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속기란 발전기 터빈의 속도를 제어해주는 장치를 말한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전력 주파수 60Hz를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석탄화력이나 LNG 발전기에는 조속기가 있지만 원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는 조속기를 도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문제는 탄소중립 이슈가 대두되면서 석탄화력 발전은 줄여야 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늘려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조속기를 보유한 발전원의 비중이 줄어드는 셈이라 전력계통의 유연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전기 주파수가 59.8Hz 이하로 떨어지면 블랙아웃(대정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메를로랩은 앞선 기술을 활용해 전력 수요자 측면에서 계통 안정화를 이끌어냈다. 건물의 전력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읽어내고 전력 주파수가 60Hz 구간을 이탈하면 자동으로 조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는 전력거래소가 추진하는 계통 주파수의 급격한 하락 발생 즉시 사용 중인 전력 사용량을 감축하는 수요측 제도(Fast DR)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전력거래소가 실시한 속응성 수요반응(Fast DR) 1차 실증 결과, 제시한 목표치를 상회하는 값을 얻어냈다. 전력거래소는 목표 성능을 응동시간 2초, 속도조정율 2%미만으로 잡았다. 실증을 통해 응동시간 1초, 속도조정율 1.4%라는 답을 얻었다. 여타 발전원에 쓰이는 조속기보다도 월등히 짧은 응동시간을 기록했다.


◇전력계통 유연성 확보 차원, 도입 불가피…'K에너지' 부상 기대감

메를로랩은 2030년까지 주파수 제어용 초 속응성 수요반응 자원으로 감축할 수 있는 전력량이 1.57GW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한개 반 규모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전력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효과 덕분에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에서의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기업 입장에선 탄소배출권 확보와 ESG 경영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설치를 꺼릴 이유가 없다. 정부 역시 탄소중립을 이행하려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전력계통의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인 입장에 처해있다.

앞서 메를로랩은 대신경제연구소, 한국ESG연구소, 으뜸자산운용, 썬앤트리자산운용과 가산동 본사에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썬앤트리-으뜸 에너지절감형 ESG 일반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이하 ESG 펀드) 설정을 통해 실증사례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ESG 펀드는 메를로랩의 플랫폼 설치를 원하는 고객사가 초기비용 부담없이 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해 연내 조성될 예정이다. 펀드가 자금을 대면 메를로랩이 고객사에 스마트 LED에너지 플랫폼을 설치해주고, 이로 인해 절감되는 전기요금분을 고객사와 펀드 수익자가 나눠갖는 구조다. 대신경제연구소와 한국ESG연구소는 ESG 활동이 활발한 잠재 고객사 홍보에 조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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