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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숨고른 한화에어로, 하반기 반등 가능할까하반기 들어 상승세 주춤…"중장기 성장성은 이상 무"

조은아 기자공개 2023-09-27 07:45:5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08: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최근 몇 년 사이 재계에서 가장 바삐 달리고 있는 곳을 꼽자면 단연 한화그룹입니다.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계열사 전반에서 사업구조 재편까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에서도 눈에 띄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규모를 키우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산 규모나 인력, 그룹 내 위상 등 어느 면에서 보든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주가는 어떨까요. 한화그룹에는 모두 9개의 상장사가 있습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갤러리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오션인데 이 가운데 한화오션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큽니다. 자산 규모는 더 큰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시총을 앞서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현재 10만 5000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습니다. 장중 15만원도 돌파했던 6~7월 한창 때와 비교하면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다만 한발 물러서 멀리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올들어 주가 상승률은 44%에 이릅니다. 1년 사이 상승률도 60%를 넘습니다. 기간을 길게 잡을수록 주가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5년 사이 상승률은 무려 316%까지 치솟습니다. 5년 전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은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의 삼성테크윈입니다. 인수 전 주당 3만원대에 팔리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은 현재 10만원도 넘겼습니다. 기업가치가 3배 이상 높아진 셈이죠.


◇Industry & Event

가장 큰 이유는 그룹 차원의 방산 사업 밀어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방산 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육군에 치중된 사업 영역을 해군·공군까지 넓혀 2030년까지 세계 10대 방산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죠.

어느새 목표에 차근차근 다가서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한화의 방산 부문도 인수했습니다. 기존에도 자회사로 한화비전(100%), 한화시스템(46.75%)을 거느리고 있었죠. 여기에다 올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마무리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최대주주입니다.

통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월 공식 출범했습니다. 당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열고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고, 지속 가능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초일류 혁신 기업이 되자"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워낙 많지만 오너가 의지를 확실하게 내보이는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주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곳입니다.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내로라하는 인재가 모이는 걸 넘어 다른 그룹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인재가 넘어오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나가는 사람은 없는데 새로운 얼굴은 매일 생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몸담고 있는 어느 직원의 말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분위기도 활기찬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단순 분위기만 주가를 끌어올린 건 아닙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K방산의 위력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와 약 8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천무 발사대 등의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도 최대 6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호주 장갑차 129대 발주 프로젝트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무려 19조2000억원에 이릅니다. 역대급이죠. 올해 안에 폴란드와 2차 계약 역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케일은 한층 커졌습니다. 지난해 한국과 폴란드 정부가 합의한 방산 수출 규모는 17조원대였는데 2차 계약은 30조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화오션과의 시너지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과 함께 대형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동 개발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협력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Market View

그렇다면 시장의 진단은 어떨까요. 증권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잠시 주춤하고 있는 방산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난해 크게 늘어난 수주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실적에 순차적으로 반영됩니다. 폴란드 정부와 추진하고 있는 2차 수출 계약도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보면 가장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첫 제시했습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폴란드 갭필러 납품 매출 인식, K9 자주포 수출 모멘텀 지속, 레드백과 천무 등 다양한 방산 제품 라인업의 수출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조금 앞선 8월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 18만원을 유지했습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향후 폴란드에 K9 자주포 인도를 재개하면서 올해 말부터 실적이 본격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방산업체 가운데 가장 강한 수주 모멘텀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월 이후 영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목표주가를 유지했습니다. NH투자증권 15만원, 키움증권 18만원 등입니다. 2달여 전인 7월 중순 KB증권은 기존 13만5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22.2% 상향조정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중심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있습니다. 그는 올들어 해외시장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며 방산 사업 역량을 수주 성과로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데 이어 파리 에어쇼와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등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최근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도 직접 참가했습니다.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부회장을 대신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재무실 IR팀장을 맡고 있는 한상윤 상무의 얘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 상무는 "불확실한 글로벌 정세속에 글로벌 방산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 속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2022년 초 17%에서 최근 33%까지 올라갔다"며 "이는 외국인들이 봤을 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위산업 전략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매력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주가 상승을 위해 투자자와 소통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 NDR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홍콩 및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미국 뉴욕, 보스톤 등에서 주요 기관을 대상을 NDR을 실시했습니다.

한 상무는 한화오션과의 시너지 역시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주에도 한화오션과 함께 홍콩에서 NDR을 실시했다"며 "향후에도 NDR을 통해 방산 시너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적을 발표할 때 '오디오 웹캐스팅'을 실시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좀 더 손쉽게 회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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