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코스피 입성 준비하는 엘앤에프, 경영 시스템 개선 '박차'시장 소통·재무역량 강화하고 준법경영 체계 구축
김위수 기자공개 2023-10-04 17:52:04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0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는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과 더불어 우리나라 양극재 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기업이다. 올해 들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양극재를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 가운데 엘앤에프의 존재감은 부각되지 않았다.LG화학의 경우 원래도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고 석유화학 사업이 아직 주력 사업으로 인식되다보니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이를 제외하고 보면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올해 중 종가 기준 주가가 가장 높았던 날(7월 25일)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394.6%에 달했다. 같은 날 최고 종가를 기록한 포스코퓨처엠의 주가 상승률도 연초 대비 212.2%로 나타났다. 엘앤에프의 경우 4월 19일이 올해 중 가장 종가가 높은 날이었다. 연초 대비 상승폭은 81.7%로 나타났다.

◇덩치 커진 엘앤에프, 기업가치 제고 노린다
엘앤에프가 경쟁사들에 비해 주가 상승 여력이 적었던 이유는 다른 기업에 비해 사업 확장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평가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대기업집단에 선정된 에코프로를 포함해 주요 양극재 업체들은 엘앤에프를 제외하고 모두 대기업 계열사다.
실제 이전부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하는 사업 특성상 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엘앤에프의 사업 확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종종 제기되곤 했다. 특히 올들어서는 다른 양극재 기업들이 계열사 등을 동원해 원료부터 소재까지 수직계열화를 시도하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엘앤에프는 시장에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을 꼽을 수 있다.
엘앤에프의 경우 코스피 입성을 위한 체급은 이미 만들어졌다고 평가받는다. 엘앤에프의 자산총계는 2019년 연결 기준 4162억원에서 올 상반기 4조683억원으로 늘어났다. 3년 반만에 자산총계가 877.4%나 늘어났다. 연간 이익도 크게 확대됐다. 2019년 엘앤에프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억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이 규모가 2975억원에 달했다.
'큰집'이라고 불리는 코스피 시장에는 대기업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이전 상장을 통해 기업 인지도를 높여 자금 조달 과정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에 대한 기관·외국인들의 관심이 크고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의 자금도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에서 IR 임원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경력이 있는 류승헌 부사장을 CFO로 영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엘앤에프는 2022년부터 분기마다 IR을 실시하고 있다. 시장 소통 역량을 강화해 성장성을 입증하고 자금조달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차원이다.
◇준법경영 체계 강화, 다음은?
시스템적으로도 준법경영을 강화하며 경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기업규모에 걸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엘앤에프는 최근 법무팀을 신설하고 현재 사내변호사를 채용 중이다. 준법 관련 내부통제 제도를 구축하고 관리를 맡아야 하며 외부 로펌과 협업해 합작법인(JV)과 인수합병(M&A) 및 투자 관련 법률에 대응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법무 이슈와 리스크,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일도 신규 채용되는 사내변호사의 책임이다.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가진 인물 중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 경력을 갖춘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이다. 특히 상장법인 준법지원인 경력이 있다면 채용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중대형 로펌 및 대기업 근무 경력이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엘앤에프는 별도의 준법지원인을 두고 있지 않다. 새로 채용된 사내변호사에게 준법지원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의 성장에 따라 법률적인 이슈 및 리스크를 다뤄야 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보는 눈이 많아진 상황인 만큼 내부통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 에코프로에서 내부통제 미흡으로 발생한 미공개정보이용과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한 바 있다.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으로서 언제든지 준법경영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준법경영을 도입한 이후에는 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엘앤에프는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4조원이 넘는 상장사다. 사외이사를 3인 이상,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해야 하는 규정은 충족한 상태다. 하지만 사외이사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상반기 기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며 이사회 구성원들의 성별이 전원 남성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엘앤에프의 지배구조 수준을 'C'라고 평가했다.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라는 뜻이다. 환경 부문은 D, 사회 부문은 B로 나타났다. 종합등급 역시 C를 부여받았다. 기업규모 확대에 따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ESG 경영 수준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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