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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은 지금]수익성 반토막에 숨 고르기 '현금 확보 총력'②원가율 상승 탓 보수적 경영, 금융이자 부담 가중

신상윤 기자공개 2023-10-05 07:49:38

[편집자주]

대구에 기반을 둔 건설사 '서한'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20년을 넘겼다. 사업장도 대구를 넘어 전국 단위로 넓히면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자산총액이 1조원을 넘으면서 외형 성장에 불이 붙었다. 50년 넘게 건설산업 외길을 걸은 서한의 미래를 현재 상황을 통해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1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대구 건설사 '서한'은 숨 고르기에 돌입한 상태다. 당분간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체 사업을 줄이고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도급공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조원 넘는 수주 영업을 목표하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은 초라하다. 수익성이 반토막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현금성 자산을 축적하며 후일을 도모한다는 계획 외에 별다른 활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성장세 뒷걸음질, 수익성 반토막

서한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31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0.6%, 영업이익은 66.2%가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9.3% 감소한 56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와 건설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침체된 건설 경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성장세를 이어왔던 것을 고려하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서한의 매출액 규모는 2020년 4852억원에서 이듬해 6088억원을 넘어 지난해 73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22.7%의 성장률을 자랑했다. 지난해에는 자산총액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외형도 크게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경보음이 켜졌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던 것이다. 4분기 대규모 영업이익으로 연간 흑자 경영은 사수했지만 위기감이 올해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올해 수익성 측면에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상반기 연결 기준 서한의 영업이익률은 4.3%에 그쳤다. 전년동기 영업이익률이 10%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4.34%포인트 증가한 90%로 집계됐다.

서한이 올해 경영 전략 방향성을 '안정'에 찍은 배경이다. 자체 부동산 개발 사업은 분양 시장 전망과 금리 변동성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사업보다는 도급 공사 중심으로 올해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주잔고 감소세, 현금 유동성 확보 총력

다만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1조원)보다 10% 증액한 1조1000억원으로 높게 잡았다. 자체 사업보단 도심재생프로젝트 및 임대사업, 대구지역 외 사업 참여 등으로 다변화도 꾀했다. 물론 그동안 외형 성장에 기여한 주택 사업부문에선 다각화를 위해 블록형 단독주택과 셰어하우스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까진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서한의 수주잔고는 1조1514억원 규모다. 연초보다 2000억원 넘게 줄어든 상황이다. 예년과 달리 수주 소식도 뜸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서한은 직전연도 매출액의 10%가 넘는 수주 계약은 공시를 통해 주주 등에게 공개해야 한다. 올해 서한이 공시한 계약은 2건에 그치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매출액의 10%를 넘지 않는 계약들인데 자율적으로 공시한 경우다.

당장은 사업 수주보다 유동성 확보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서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연초 784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1300억원이 넘는 현금을 곳간에 쌓았다. 이 가운데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900억원이 넘는다.


금리 인상 탓에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 역시 고려한 유동성 확보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서한이 이자비용으로 쓴 금액만 100억원을 웃돈다. 전년동기 3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당분간 이자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자산총액 1조원을 넘어서는 데 기여했던 토지 취득 과정에서 차입했던 금융권 대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취득한 토지 개발 사업이 최근 중단되면서 이자 부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서한이 취득한 토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 3-1 일원(남양주 진접2 S-1)으로 풀이된다. 지하 2층~지상 29층 규모의 아파트 5개동, 512세대를 공급하는 사업장이다. 서한은 동양종합건설과 시행 및 시공사로 참여한 사업장으로 현재 해당 토지에서 문화재 발굴 등의 이유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부분도 있다. 대구 지역의 숙원 사업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이 올해 8월 특별법의 시행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점이다. 대구에 거점을 둔 서한도 관련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물밑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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