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은행·비은행' 아우르는 차기 회장 내부 후보군 '지배구조 개선' 뜻 이을 김태오 회장·황병우 행장…계열사 '전문가 CEO'도 주목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1 08:02:1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1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면서 내부 후보군 면면에 관심이 모인다. 회추위는 6개월에 걸쳐 후보들을 검증하기로 한 만큼 지주와 대구은행에 국한되지 않고 그룹 내부의 다양한 인물들을 검토해 후보군 명단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김태오 DGB금융 회장,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유력한 후보들로 평가된다. 김 회장이 나이 68세를 넘어 67세 이상은 지주 CEO가 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에 저촉되는 변수는 남아 있다.
이번 승계 과정에서 대구은행 외 주요 계열사 CEO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DG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하려 하고 있다. 회장 선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회추위 차원의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태오 회장 합류 여부 관심…황병우 행장, 1년 만에 검증대에
DGB금융 2022년 지배구조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상시 관리되는 지주 회장 내부 후보군은 2명으로 이뤄져 있다. 명단은 공개돼 있지 않으나 관행에 따라 지주와 은행 CEO인 김 회장과 황 행장이 당연 후보군으로 관리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2018년 그룹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DGB금융은 CEO 비리와 내부 파벌 문제가 극심해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김 회장 취임 후 5년이 지난 현재 DGB금융은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과 인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DGB금융 앞팎에서는 김 회장을 주축으로 주친해 온 몇몇 프로젝트가 완수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 차례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그룹 인사 정책 고도화를 마무리지으려면 1~2년의 임기가 더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나이 규정이 변수로 남아 있다. DGB금융은 현 규정 대로라면 김 회장은 재선임하지 못한다. 김 회장을 연임시키려면 이사회가 내부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이사회는 인선자문단을 통해 선임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고 경영진과 분리된 이사회사무국을 산하에 두고 있어 김 회장의 의중과 관계 없이 규정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 회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 황 행장은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황 행장은 이사회사무국장을 맡아 김 회장과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김 회장의 주요 경영 아젠다를 두루 이해하고 있다. 회장이 교체된다 해도 경영 연속성을 지킬 수 있는 선택지다.
황 행장은 올해 초 대구은행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대구은행장에 선임된 바 있다. 내부 후보군 명단에 포함되면 1년 만에 다시 검증대에 오르는 셈이다. 회추위는 은행에 이어 그룹을 이끌 리더십을 갖췄는가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 중시한 비은행 CEO 임명…그룹 이끌 리더십 검증은 아직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김성한 DGB생명 대표, 김병희 DGB캐피탈 대표가 이번 승계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울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DGB금융의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있으면서 대구은행 출신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증권, 보험, 캐피탈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비은행 계열사 대표는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김 회장의 인사 철학에 따라 DGB금융 비은행 계열사 CEO로 영입됐다.
최근 금융권은 승계 과정에서 지주 CEO의 비은행 분야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은행업의 추가적인 외형 확대가 녹록지 않은 가운데 지주 CEO가 은행장의 옥상옥이 아닌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사령탑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DGB금융 회추위도 비은행 CEO를 현직 회장, 은행장과 동일 선상에 놓고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대표, 김성한 대표, 김병희 대표의 경우 대구은행 재직 경험이 없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아직 은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태에서 비은행 전문가에게 지주 CEO를 맡기기엔 회추위의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보험을 두루 거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차기 회장 내정자가 되면서 비은행 경험도 중시되는 분위기"라며 "실제 선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승계 과정에서 비은행 분야에 강점을 갖춘 후보 검증이 금융권 관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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