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여의도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곧 매각이 결정된 사안은 아니며 보유 중인 자산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매각·개발·보유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해명 공시가 떴다.국내에서 활동하는 주요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 회사 몇몇에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가 발송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매각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매각자문사는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자문사는 매입매각 거래를 돕는 중개소 역할을 하고 있다. 매각을 결정한 뒤에 가서 자산을 매입할 사람을 찾아달라고 해야 하는 셈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여의도 사옥의 가격이 궁금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옳은 주소지는 매각자문사가 아닌 감정평가사다. 이번 매각자문사 선정 역시 전사 전략 차원에서 실행된 게 아니라 사내 경영지원실에서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매각자문사를 통해 수요자 태핑을 해보고 시장에서 보는 가격을 알아낼 수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눈높이에서 가격이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사옥을 비우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를 끌어 모으기도 개발 물건으로 매각하기도 애매하다는 평가다.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이 모든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비용은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매각자문사는 거래 중개가 본업인 만큼 딜이 클로징돼야 한 푼이라도 들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을 맡는 경우엔 고객사와의 네트워킹 차원 정도로 나섰다고 봐야 한다.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다. 근 1년간 부동산 자문업계가 처했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올 초 만난 한 부동산 매입매각 전문가에게 일이 줄지 않았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역설적으로 일거리가 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위 '한 번 떠보려는' 문의가 빗발치지만 돈이 되지는 않고 거절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서도 이번 사옥 매각 검토 건은 악수(惡手)에 가깝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시장 침체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보다 저평가된 가격을 받아든다면 추후에도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자산에 매각 철회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매각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정도로 대응했으면 어떨까. 일거리는 많지만 먹거리는 없어진 부동산 자문업계의 현 주소,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시장이 풀릴 미래를 위해 눈 감고 있었던 문제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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