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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잡힌 노루그룹 승계구조, 존재감 높이는 한원석 부사장 지주사 위 개인회사 옥상옥 구조…계열사 물량 외 신사업 성과 여부 주목

김동현 기자공개 2023-10-19 11:06:5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 지주 체제를 확립한 노루그룹은 지주사 노루홀딩스가 그룹의 모태인 노루페인트(도료)를 비롯해 노루케미칼(화학), 노루로지넷(유통)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를 띠고 있다. 지주사 출범 후 20년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지분율 30% 이상을 보유한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43년 동안 노루페인트에서 근무하며 지주사 체제 출범을 이끈 오너 2세 한 회장의 노루홀딩스 사내이사 임기는 공식적으로 내년 3월에 끝난다. 물론 다음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될 수 있지만 1955년생인 한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 승계 구도에 대해 고민할 법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계열사 디아이티(DIT)에 보유지분 4.51%를 처분하며 승계 신호탄을 쐈다. 디아이티는 한 회장의 장남 한원석 부사장 소유의 개인회사로, 한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며 단번에 노루홀딩스 2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올들어 한차례 더 지분을 넘기며 한 부사장 중심의 지분 구조가 노루홀딩스의 한축이 되고 있다.

◇한 회장 지분 30% 아래로, 장남 직·간접 지분 '10%'

한 회장은 지난 10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보유하던 노루홀딩스 주식 35만주(지분율 2.63%)를 디아이티에 처분했다. 디아이티가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38억원으로, 한 회장으로부터 노루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디아이티의 보유 지분율은 7.14%까지 올라갔다.

1994년 설립된 디아이티는 웹사이트 구축과 IT 솔루션·시스템을 제공하는 사업자다. 한영재 회장의 누나 한현숙씨가 창업한 회사로 주로 노루그룹 계열사 물량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디아이티는 현재 노루그룹 40여곳과 공공기관및 기업 20여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2017년 고모 한현숙씨의 디아이티 지분을 매입했고 2019년에는 회사의 대표이사까지 올라 사실상 개인회사로 운영 중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노루그룹 계열사와 디아이티 사이의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었다. 한 부사장이 노루홀딩스 지분 3.28%를 보유하며 간접적으로 그룹과 디아이티를 연결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한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 중 4.51%를 디아이티가 70억원에 매입하며 이 회사는 단번에 노루홀딩스의 2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한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노루홀딩스 지분까지 합하면 한 부사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 지분율은 8%가 넘었다.

한 회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넘기던 이 시기에 공교롭게도 한 부사장의 누나 한경원 상무보(브랜드 커뮤니케이션실장)도 노루홀딩스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노루그룹 3세 시대가 도래하며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뒤따랐다.

다만 올해 한 회장이 다시 한번 디아이티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사실상 장남 한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밑그림이 뚜렷해졌다. 이번에 한 회장이 지분 2.63%를 디아이티에 처분하며 한 회장의 노루홀딩스 지분율(27.94%)은 지주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반대로 한 부사장은 개인회사 디아이티의 보유 지분까지 합해 노루홀딩스 지분율을 10.89%로 끌어올렸다. 누나 한 상무보도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지만 현재 지분율은 1.61%에 불과하며 이들을 제외한 기타 친인척(한인성·한봉주·한명순·한진수)의 합산 지분율은 5.89%다.



◇겸직 계열사만 12곳, 신사업 성과 창출 과제

노루그룹 후계구도에서 한 부사장이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결국 경영권을 이어받으려면 사업적으로도 성과를 보여야 한다. 후계자에 대한 경영능력 평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재계 전반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한 부사장은 2015년 3월 노루홀딩스 사업전략부문장(상무보)에 선임되며 처음으로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계열사의 유통·물류를 책임지는 노루로지넷의 상근이사직을 겸하고 있었고 이 시기 설립된 농·생명 자회사 더기반의 비상근이사직도 수행하고 있었다.

이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한 부사장은 총 12곳의 계열사 임원직을 겸직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노루페인트에서는 상근이사직을 수행 중이며 노루알앤씨(화학)·더기반(종자)·디아이티(IT)·노루홀딩스홍콩(해외투자)·노루밀라노디자인스튜디오(도시설계·인테리어·디자인 등)에선 직접 대표를 맡아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 부사장이 겸직 중인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전통적으로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곳인 점을 감안하면 결국 한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더기반과 노루밀라노디자인스튜디오(NMDS) 등의 성과가 향후 경영 평가의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중 더기반은 노루그룹이 새롭게 시도한 이종산업으로 각종 채소작물의 육종을 연구, 종자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태국(2018년)과 라오스(2021년)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 및 수출 거점을 확보했고 실적면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던 더기반은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적으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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