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더들의 시간]글로벌 협력 속도전…유정준 SK 부회장의 숨은 역할⑤'북미 대외 협력 총괄' 직함만 남아…한 발 뒤에서 네트워킹 활동에 주력
이호준 기자공개 2023-10-27 07:34:55
[편집자주]
올 한해 유난히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SK, 그리고 그 집단의 정점엔 '임원'이 있다. 대기업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숫자로 평가되는 곳이다. 다만 때로는 성과보다는 기업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해 '안정'과 '쇄신'이라는 휘황찬란한 구호가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경기 침체기의 한복판, SK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파이낸셜 스토리 수립은 물론 그룹의 안위를 책임지고 계획하는 SK 고위 임원들의 지난 시간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0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정준 SK그룹 부회장을 향한 화려한 수식어는 숱하다. 하지만 '해외사업 전문가'처럼 그를 잘 보여주는 말도 없다. SK E&S를 이끌었던 지난 10년간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관련 사업들을 갈고닦으며 도시가스 회사를 에너지 사업자로 변모시켰다.하지만 이제는 위상도 역할도 살짝 다르다. 쌓아둔 직함을 뒤로 하고 '북미 대외 협력 총괄' 하나 남겼다. 부회장의 역할도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국제 행사에 홀로 참석하며 한 발 뒤에서 에너지 사업에 대한 SK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가' 위상 확대…SK그룹의 '얼굴 역할'도
유 부회장의 커리어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부터다. 추형욱 사장과 공동으로 맡던 SK E&S 대표직을 내려놨다. 10년 만의 일이라 이목을 끌었다. 당시 회사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는 패스키(Passkey) 대표는 맡는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올 초 물러났다.
그에게 남은 직함은 이제 SK그룹 '북미 대외 협력 총괄'이다. 다만 SK E&S를 떠났지만, 유 부회장은 아직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전문성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와 달리 활동 반경이 SK그룹의 해외 에너지 사업 전반으로 넓어졌단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패스키 대표이던 올 초, SK E&S의 전기차 충전 자회사 에버차지의 미 휴스턴 공항 충전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패스키 대표에서 내려온 올 6월엔 지주회사인 SK㈜의 급속 충전기 자회사 SK시그넷 신공장 준공식을 위해 텍사스를 찾았다.

이뿐만 아니다. 유 부회장은 올 5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 참석, '기후변화와 투자'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달엔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린 뉴욕의 한 시상식과 파리에서 마련된 '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SK 대표로 갔다.
'글로벌 사업가'라는 위상만큼 그룹이 펼치고 있는 해외 비즈니스와 연관된 지역·영역 전반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유 부회장은 현재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WE(World Expo) TF의 현지지원팀장을 맡아 회원국들을 만나고 있다.
◇'보조' 역할이지만…에너지 산업 내 존재감 '상당'
물론 계열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유 부회장은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다. SK그룹을 대표해 글로벌 이해관계자와 이야기하는 창구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를 매기기는 어려운 위치다. 보폭 자체는 과거에 비해 넓어졌지만, 재생에너지·전기차 충전 시장과 네트워킹 형성에 초점을 둔 활동에서 보듯 사업 진행률이 높지 않고 체류 자체에 의미를 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유 부회장이 수행하는 역할은 상당히 큰 의미를 차지한다는 게 대체적인 내부 평가다. SK E&S에선 손을 뗐지만, 에너지 산업에 25년간 몸담은 경력을 지니면서도 최태원 회장의 신임과 함께 대외 업무를 하는 인물이 드물기 때문이다.

SK㈜ 최고재무책임자(CFO)와 SK그룹 글로벌성장(G&G)추진단장, SK E&S 대표 등 요직을 거친 유 부회장은 지난 2020년 말 박정호 부회장(1963년생)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62년생으로 그룹에서 부회장 직함을 단 인물 중 서진우 부회장(1961년생) 다음으로 가장 연배가 높다.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1960년생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전히 최 회장과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너지 업계의 세대교체의 흐름에서 자유롭진 않아 보인다"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화진칼럼]영국 RBS
- '환경 변화 고려'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 계속 키운다
- [DN솔루션즈 IPO]고심끝 상장 철회…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결단'
- [i-point]신테카바이오, ‘2025 글로벌 IP 스타기업’ 선정
- [i-point]채비, 서울시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 확대 사업자 선정
- [영상/Red & Blue]현대엘리베이터 '주주환원, 리포트, 실적' 삼박자
- 기지개 켜는 인성정보의 '헬스케어'
- [i-point]인텔리안테크, 정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핵심'
- [NHN 리빌딩]'아픈 손가락' 콘텐츠, 더디지만 잠재력 확신
- [영상]‘메타가 탐낸’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에게 들었다…회사의 향후 계획은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더 나빠질 일 없다" 포스코, 실적 바닥론 '베팅'
- [현대차-포스코 글로벌 신동맹]주도와 실익 사이 미묘한 '신경전'
- 동국제강, '턴어라운드' 시작됐나
- 구조조정 언급 현대제철…"봉형강, 생존 위한 조정"
- [현대차-포스코 글로벌 신동맹]지분 '5대5' 논의, 결국 현대차로 '무게중심' 기울었다
- [현대차-포스코 글로벌 신동맹]‘비싼 전기로 훈련장’ 미국…그래도 남는 장사인 이유
- [현대차-포스코 글로벌 신동맹]'넉넉지 않은' 현대제철, 포스코 자금투입 얼마나 할까
- [배터리 산업 골든타임]"세액공제 혜택, 양도할 수 있게 해달라"
- [배터리 산업 골든타임]"제도 받쳐주면 이차전지 시대 리더 가능"
- [배터리 산업 골든타임]장부상 대기업, 현실은 중견…세제지원 못받는 소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