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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오른 HMM 매각]산은·해진공 주식전환, HMM 매각엔 유리할까'주식×주가=7조' 전망했던 매각가, 6조 이하로…대기업 변수 떠오른 매각 방정식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25 14:51:5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HMM 영구채 주식 전환은 예정된 일이었다. 1조원이라는 규모는 물론 영구채 만기 시점이 도래해 이달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도 예견됐다.

변수는 정해져있었지만 결괏값은 파는 자와 사는 자, 시장 모두 다르게 해석한다. 영구채 주식 전환은 유통량과 주당가격, 불확실성 등의 주요 변수를 뒤바꿀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주식 전환은 HMM 매각에 유리한 변수일까.

◇전환가액 대비 2.8배 차익…곳간 꽉 채운 HMM의 아쉬움

산은과 해진공은 예고한 대로 이달 영구전환사채(CB) 및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 1조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전환 주식은 구주에 얹어 판다.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40.65%에서 57.87%로 상승한다.

'이익의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라던 산은은 당연히 전환가액보다 오른 주가에 이익을 봤다. HMM이 조기상환을 요청하기는 했지만 1만~2만원대에 거래되는 주식을 5000원에 취득할 수 있는데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산은이 아직 전환 주식을 매각해 실제 현금을 쥐지는 않았지만 약 2.8배의 시세차익을 누린다.

전환 청구된 주식 수는 CB 8000만주, BW 1억2000만주로 전체 2억주다. 만약 최근 거래일인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매각에 나선다면 주당 차익은 약 4000원, 전체로 따지면 약 8000억원이다. 물론 7월 규모 등 전환계획을 이미 알렸기 때문에 주가에 반영돼 당시 4배가량이던 차익보다는 줄었다.

산은의 거절 사유가 명백했지만 상환능력이 충분했었던 HMM으로서는 아쉬운 전개다. 2분기 말을 기준으로 HMM의 현금성자산은 12조3091억원 수준이다. 1조원 영구채는 충분히 상환가능했다. HMM은 금리 스텝업이 예정된 10월 25일에 맞춰 지난달 22일 콜옵션을 행사했지만 전환권이 우선인 상황에서 별 도리가 없었다.


◇유통량 늘고 시총은 줄고…가격이 어떻든 '대기업 참전설'

주식 전환의 여파는 명확했다. 주식전환이 공시된 20일과 다음 거래일인 23일의 주가 차이는 1만4060원에서 1만3950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7월부터 이미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왔다. 영구채 주식전환 계획이 발표된 7월 20일 2만300원이던 주가가 31.28% 떨어졌다. 당연히 시가총액도 같은 비율로 줄었다. 같은 기간 약 9조원에서 최근 6조8221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앞으로도 HMM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환권이 대거 행사되면 주당 가치가 낮아져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라는 점은 일반적이고, 주식 전환을 앞둔 영구채는 아직도 1조6800억원이나 남아있다. 모두 전환하면 발행 주식수만 10억주가 넘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산은이 추정한 HMM의 매각 예상가는 약 7조원이었다. 산은은 HMM 매각 추진 업무보고를 통해 7조원을 언급했다. 근거는 잠재 보유 주식 수에 HMM의 주가를 곱한 값이었다. 여기에는 1조원의 전환주식도 포함돼 있다. 같은 수식에 현재 주가를 대입하면 약 5조5630억원으로 매각 예상가가 하락한다.


산은의 예상가 산술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20%는 포함돼 있지 않다. 7조원일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8조4000억원으로 뛰고 낮아진 주가를 대입하면 6조6756억원이 산출된다. 주가가 더 낮아진다고 전망할 때 매각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5조~6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에 들일 돈이 늘어난다는 해석도 있다. 주가가 일시적 하락을 보이고 있지만 계속 우하향할 것으로 확언할 수는 없다. 만약 가격이 일정부분 회복되면 늘어난 주식 수만큼 값도 더 매겨야 한다.

또 인수전에 포함되지 않은 CB·BW도 내후년까지 전환이 예고돼 HMM을 사간 기업에는 영구채를 매입하는 비용도 추가된다. 당장 내년 5월부터 금리 스텝업이 도래한다. 현재 참전한 기업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상반기 기준 LX그룹이 2조5000억원, 하림그룹이 1조6000억원, 동원그룹이 5000억원이다. 이마저도 HMM을 사면 주머니가 비거나 마이너스다.

HMM의 몸값을 어느 쪽으로 예견하든 대기업 참전설이 다시 고개를 든다. 가격이 낮아지면 HMM의 남아있는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고, 매각가가 오른다면 가격 이슈에 더 자유로운 대기업들이 오히려 완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입찰을 거쳐 실사가 진행 중이라 대기업이 참전하려면 유찰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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