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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신한투자증권, 포트폴리오 '비주거'로 선회⑩리스크관리본부 감리부서, 건전성 모니터링 업무 전담

전기룡 기자공개 2023-10-26 08:10:23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최고 신용등급을 지닌 ABCP의 EOD 소식이 PF 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트리거가 됐다. 유동화가 진척되지 않자 곳곳에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PF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관리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도 컸다. 사업·지역에 따라 별도 지침을 확립하고 제한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PF 전략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비주거 사업에 보다 힘을 싣고 있다. 흔히 블루오션으로 통하는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투자 영역이다. 아직 성공사례가 부족한 영역이지만 2020년부터 다져온 입지를 바탕으로 올해도 대형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에 성공했다.

악화된 업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투자자산별 건전성을 점검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약정이행과 공정률, 분양률 등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이와 함께 개별 사업부에도 관리 역할을 부여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데 매진 중이다. 사업별 최우선 요소를 고려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올해 시딩북 투자 3건

신한투자증권의 PF 전담 조직은 프로젝트금융본부다. 프로젝트금융본부 산하에는 프로젝트금융1·2·3·4부가 배치돼 있다. 구성원 규모는 42명이다.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에서 PF 업무를 시작해 신한투자증권 대체투자2본부, 부동산금융본부 등을 거친 김성준 본부장(상무)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투자개발본부도 PF 업무를 수행한다. 프로젝트금융본부가 PF 업무만 전담한다면 투자개발본부는 인프라,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 전영역을 총괄하고 있다. 투자개발본부장은 한성수 상무보다. 신한투자증권에서 프로젝트구조화1부서장, 부동산금융센터 디렉팅매니저 등으로 근무했다.

신한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와 투자개발본부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딩북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 금융비용과 개발원가가 지속 상승하자 선제적인 투자를 실행하기에 비우호적이라 판단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시딩북을 이용한 신규 지분 투자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올해는 비주거 사업 위주로만 3건의 시딩북 투자를 실시했다. 대표적인 투자 영역으로는 데이터센터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0년 퍼시픽자산운용이 연면적 9만9000㎡ 규모의 용인 죽전 데이터사업을 개발할 당시 6280억원 규모의 본PF를 주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레고랜드 사태 직전에도 KT클라우드의 가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과 관련해 본PF를 단독 주관한 이력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으로서는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아직 성공 사례가 부족한 데이터센터에 일찌감치 진출해 꾸준히 기반을 다져왔던 셈이다.

올해에도 KT클라우드의 부천 삼정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5900억원 규모의 본PF를 주관했다. 지분 투자도 일부 병행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규모는 지하 5층~지상 7층, 24MW급 2개동, 총 48MW다. KT클라우드가 전체 50%를 최장 15년(10년+5년) 책임임차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

◇사업·지역별 한도액 변화…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 본PF 주선

신한투자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보다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리스크관리본부 내 감리부서가 독립성을 부여받아 투자자산별 자산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약정이행과 공정률, 분양률, 등급산출 등이 주된 모니터링 대상이다.

개별 사업부도 리스크 관리 업무에 손을 보태고 있다. 사업별 최우선 요소를 반영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악화된 부동산 개발환경으로 인해 사업성이 담보된 개발사업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에 본투자에 앞서 사업별 혹은 지역별로 면밀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내 사업·지역별 한도액에 변화가 생긴 배경이다. 신한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 전후로 주거보다는 비주거 사업에, 지방보다는 수도권 위주에 신규 투자의 방향성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투자 한도도 동일한 기조 하에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주거 사업에 극히 제한적인 투자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신한투자증권 내부에서는 최소한의 분양성과 사업성이 확보된 주거 사업장이 극히 드물다고 내다봤다. 대신 데이터센터, 오피스 같은 비주거 사업의 경우 접근성, 사전 임차·매각 여부, 자본금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달 본PF 대표 주관을 맡은 서울 성수동 업무시설 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사업은 성수동 2가 278-2, 278-3, 278-57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8층 규모의 업무시설을 짓는 걸 골자로 한다. 코리아신탁이 관리형토지신탁을, 효성중공업이 시공을 각각 맡았다.

본PF 규모는 5600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을 필두로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대주로 참여했다. 대출 구조는 트랜치A 3850억원, 트랜치B, 1100억원, 트랜치C-1 250억원, 트랜치C-2 400억원으로 꾸려졌다. 현재는 성수공간제이차 등 유동화법인이 설립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성수동 업무시설 개발사업의 본PF를 주선하기에 앞서 사업성 검토 과정이 수반됐다"며 "사업지가 위치한 성수동의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조성원가 덕분에 사업성도 높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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