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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노루그룹]계열사 등에 업은 디아이티, 한원석 부사장 승계 정점①옥상옥 지배구조, 디아이티-한원석-노루홀딩스 구축…배당 통해 자금력 확보

김동현 기자공개 2023-10-30 07:30:5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루그룹은 지주사인 노루홀딩스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지주사 위의 오너 개인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오너 3세인 한원석 부사장은 IT 계열사인 '디아이티'를 중심으로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며 우회적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총자산이 178억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가 자산총계 1조원의 지주사 지분을 7%나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그룹 계열사들의 전방위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한 디아이티에 자회사의 배당금까지 더해지며 앞으로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노루로지넷에서 시작한 승계 작업, 옥상옥 디아이티로 연결

한 부사장이 처음으로 노루홀딩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업전략부문 상무보로 지주사에 첫발을 내딘 시기로 한 부사장이 당시 갖고 있던 노루홀딩스 주식은 5000주(0.04%)에 불과했다. 이후 2년여에 걸쳐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았지만 보유 지분율은 0.19%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부친인 한영재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보유하던 지분 3.04%를 한 부사장에게 넘기며 드디어 지분율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 회장은 주당 1만4800원의 41만주를 한 부사장에게 넘겼는데 한 부사장의 취득금액은 총 60억원에 이르렀다.


이때 들어간 지분매입 자금은 계열사 지분 거래를 통해 모집했다. 한 부사장의 한 회장 지분 매입이 있기 한달 전, 노루홀딩스는 물류 계열사 노루로지넷의 지분 51%를 77억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노루로지넷은 한 회장(51%)과 한 부사장(49%)이 지분을 나눠갖던 오너 개인회사로 한 부사장은 노루홀딩스 입사 전부터 노루로지넷의 비상근이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노루홀딩스가 계열사로 있던 노루로지넷의 지분을 매입하며 한 부사장은 보유하던 노루로지넷 지분 전량을 지주사에 처분했고 이를 통해 매각 대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사실상 거래 지분의 대부분이 한 부사장의 몫이었기에 이 거래 자금이 한달 뒤 한 회장의 노루홀딩스 지분 3.04%를 매입하는 토대가 된 셈이다.

이후 2020년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만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던 한 부사장은 다시 한번 계열사를 활용해 그룹 지배력을 확대했다. 오너 개인회사인 디아이티가 이때 등장한다. 이 회사는 한 부사장이 2019년 고모 한현숙씨로부터 매입한 그룹 IT계열 회사다.

오너일가 간의 개인 거래로 구체적인 거래 금액은 알 수 없지만 한 부사장이 디아이티를 산 시점인 2019년 2분기에 노루페인트는 경영진에 대한 대여금을 40억원 늘렸는데 이때 담보로 잡힌 것이 디아이티 주식 195만4000주(97.7%)다.

이전까지 노루알앤씨, 아이젠 등 계열사 주식만 담보로 잡히다가 갑자기 디아이티 주식을 추가로 담보 잡으며 40억원을 증액한 점에서 그 가치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할 수 있다.

이 회사를 주체로 두차례에 걸쳐 한 회장의 지분을 매입하며 한 부사장은 직·간접적으로 지주사 지분율을 1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중 디아이티가 7.14%의 지분을 가져 노루홀딩스 2대주주 자리에 있으며 한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3.75%를 기록 중이다.



◇몸집 키운 디아이티, 한 부사장 우회승계 뒷받침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한 회장의 지분 4.51%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입한 디아이티는 올해 10월 한차례 더 지분(2.63%)을 매입해 한 부사장의 우회승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두차례에 걸친 지분 매입에 들어간 금액은 모두 108억원으로 디아이티 법인 운영 자금에서 빠져나갔다.

디아이티는 연 매출 70억~80억원 정도이지만 영업이익이 20억원선을 유지하며 높은 영업이익률(20%대)을 기록하는 회사다. 외부 업체 솔루션·시스템 구축 물량도 수주하고 있긴 하나 주로 그룹 계열사의 물량을 받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한 부사장 입장에서 자기돈을 직접 쓰지 않고도 작은 회사로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또다른 계열사가 뒷받침하고 있는데 바로 도료용 수지를 생산하는 업체 노루알앤씨다. 이 회사 역시 노루페인트, 노루케미칼, 노루오토코팅 등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곳으로 2020년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로부터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시 디아이티가 노루알앤씨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36억원이었다.

디아이티 아래로 편입되기 전까지 수억원 수준에 머물던 노루알앤씨의 배당금은 2021년 10억원까지 뛰었고 지난해는 총 30억원을 배당해 디아이티의 곳간을 채웠다. 그리고 이 자금은 결과적으로 노루홀딩스 지분 매입에 들어가며 한 부사장의 지배력 확대를 뒷받침했다.

디아이티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규모가 매년 20억원 안팎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노루알앤씨의 배당 확대가 한 부사장의 노루홀딩스 지배력 확대에 쏠쏠히 활용됐다고 볼 수 있다.

노루그룹 관계자는 한 부사장의 승계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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