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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테크윙, '마이크론 HBM 속공' 최대 수혜주될까하이닉스·삼성 패스트 팔로어 전략, 후공정 캐파 투자 확대…신규 핸들러 제품군 대량 입고 기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3-11-01 08:16:23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세계 1위 기업인 '테크윙'이 마이크론(Micron)과의 결속을 강화한다.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비해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마이크론이 침묵을 깨고 공격적인 후공정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간 협력을 다져온 테크윙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크윙은 마이크론 캐파 증설에 대비, 생산라인 투자 전략도 가다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테크윙은 주력 핸들러 생산라인 중 하나인 안성사업장(약 2만평)에 대한 매각 절차에 돌입하는 동시에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 동탄사업장 약 1만평 규모에 10층 가량의 본사 및 R&D센터 증축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으로 평가되는 안성사업장의 자산가치는 현재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매각이 완료되면 테크윙의 현금성자산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테크윙은 더불어 지난 2021년 4월 천안북부BIT일반산업단지(천안시 성환읍) 내 생산공장 부지 2만5000평 가량의 매입을 확정하고, 아산사업장과 더불어 천안공장을 향후 양산라인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현재 안성과 아산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테크윙의 캐파(매출액 기준)가 약 5000~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현재 풀 캐파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캐파 증설은 불가피한 옵션이다. 테크윙이 안성사업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아산, 천안에 증·신설 투자를 완료하면 테크윙의 캐파는 적게는 7000억원에서 약 1조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윙의 전사적 구조조정은 향후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나윤성 회장의 '큰 그림'의 일환이다. 2만평 대지에 직원 기숙사, 업무동 등을 갖추고 사실상 본사 역할을 수행한 안성사업장이 남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과 관련 동탄으로 본사시설과 R&D 거점의 축을 옮기고, 양질의 R&D 인력을 채용해 신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화성 동탄 인근은 삼성전자, ASML 등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곳이다. 테크윙 입장에서는 마케팅에 유리한 입지다. 대신 장비 어셈블, 양산라인은 충남권으로 집중해 운전자본 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테크윙이 캐파를 조정하면서 양산라인을 손보는 배경에는 테크윙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마이크론의 투자 흐름과도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테크윙의 총 매출 비중 중 마이크론의 비중은 40% 안팎이다. 지난해 테크윙의 총 매출 2675억원 중 약 1000억원 수준이 마이크론향에서 발생한 셈이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증설 투자를 단행하면 테크윙의 주력 제품군인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의 입고가 비례해 증가한다.

마이크론은 올 3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직후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을 올 4분기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미 3분기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3와 HBM3E의 생산에 돌입한 것을 감안하면 한발 늦은 조치다. TSMC 등이 엔비디아의 GPU 패키징(CoWoS)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에 HBM 양산 및 후공정을 추가로 의뢰한 것과 관련 마이크론이 뒤늦게 HBM 5세대 전투에 뛰어든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퀄(품질인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은 지난 6월 말 대만 타이중에 HBM 관련 후공정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HBM 관련 후공정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투자규모와 착공 및 완공 시기 등은 미정이다. 이와 더불어 마이크론은 7월 인도 구자라트주에 D램, 낸드 관련 대규모 후공정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양산 1단계와 2단계(phase1+2) 8억2500만달러(1조1127억원)를 마이크론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고, 인도 및 주정부의 보조금을 합쳐 총 27억5000만 달러(3조7092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테크윙은 고객사의 투자 확대에 맞춰 기존 주력 제품인 테스트 핸들러의 캐파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로 개발하고 있는 HBM 테스트 핸들러, 프로브 스테이션 등으로 후공정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역시 신제품으로 분류되는 오토모티브향 SoC 핸들러는 인피니언, NXP, 르네사스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와 관련 OSAT(후공정외주가공사)가 타깃이다.
▲마이크론의 capex투자와 테크윙의 매출 추이 곡선은 거의 형태가 같다. 마이크론의 후공정 투자 확대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출처=하나증권)

HBM 테스트 핸들러의 경우,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되지 않아 고대역폭메모리 제품에 대해 개별적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테크윙이 신규로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테크윙은 메모리 핸들러 부문에서 독보적인 병렬 테스트 기술을 보유, 업계 최고 수준인 768 para(개별 칩 테스트 갯수) 제품(TW-S7)을 출하하고 있다. 일본 아드반테스트(Advantest)가 관련 제품을 출시했지만, 테크윙이 현재 고객사 데모 테스트 중인 제품이 para 수, 속도 등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더불어 신규제품군인 프로브 스테이션 역시 테크윙이 장기간 개발, 출시를 준비한 아이템이다. 이미 시장이 폭넓게 형성돼 있고, 기존 플레이어들이 섹터를 점유하고 있어 HBM 테스트 핸들러 대비 마진율이 떨어지는 제품이지만, 독보적인 핸들러 기술과 머신비전 기술을 토대로 TEL(도쿄일렉트론) 등의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브 스테이션은 웨이퍼가 프로브카드에 균일한 각도로 접촉할 수 있도록 이동시켜주는 핸들러 장비다.

업계 관계자는 "테크윙과 마이크론과의 밀월관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핸들러와 더불어 향후 추가 아이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면서 "마이크론의 후공정 투자가 늘어날수록 실적 성장의 모멘텀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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