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으로 추월까지...충분히 흥미진진했다" 현대차 2023 자율주행 챌린지, 완전 무인차에 레이싱 경기 방식으로 진행
용인(경기)=조은아 기자공개 2023-11-13 18:05:2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정말 올까. 대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현대차 자율주행 챌린지를 보면 그 발전 속도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다.10일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대회인 '현대차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본선이 오후 2시부터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다.
현대차 자율주행 챌린지는 201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최근 몇 년을 살펴보면 대회 운영 방식이 눈에 띄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상용화를 전제로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과 다소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발전 속도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대회는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레이싱 경기 방식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열리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2년 전과 달라진 건 크게 두 가지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해도 긴급한 상황을 위해 운전자가 탑승했다. 운전에 개입하면 실격 처리됐다.
경기 중간 움찔거리며 운전대를 잡으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말 그대로 운전자 없이 차량만으로 경기가 이뤄졌다.
무대 역시 달라졌다. 당시 일반 도로를 달렸다면 이번엔 레이싱 경기가 열리는 서킷에서 주행이 이뤄졌다. 곡선과 직선 코스를 오가는, 일반 운전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코스다.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대회에선 아예 동시 주행이 아니었다. 실제 도로에서 주행이 이뤄지긴 했지만 안전 때문에 한 대씩 출발해 기록을 쟀다. 물론 운전자 역시 탑승했다. 어느 면으로 보든 자율주행 대회라고 보기엔 한참 부족했다.
이번 대회는 실제 레이싱 경기와 같이 3대의 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2.7km의 용인 스피드웨이 좌측 코스 10바퀴를 도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속도 제한, 추월 금지 구간, 마지막 정차까지 주어진 미션 역시 모두 지켜야 했다.
대학생이 만든 자율주행차, 단 3대의 차량. 초반 네 바퀴 30km의 속도 제한. 시시할 것으로 여겨졌던 대회는 예상 밖으로 흥미진진했다. 백미는 추월. 초록색의 건국대 차량이 한바퀴를 더 돌아 꼴찌였던 빨간 인하대 차량을 추월하려던 순간 갑자기 인하대 차량이 앞을 막아선다. 옆으로 비켜 나가려 하니 또 막아선다. 마침내 추월하는 순간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사람이 운전했다면 우회해 빠르게 치고나갔겠지만 뒷차도 앞차도 신중하기는 마찬가지다. 차분했던 이유는 알고리즘에 있다. 운전자와 달리 차량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알고리즘에 따라 운전한다. 랩타임도 일정했다. 사람이 탔다면 기분에 따라 기록이 오락가락할 수 있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알고리즘은 당황하지도 흥분하지도 않는다.
사실 이번 대회로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얘기할 순 없다. 참가팀은 모두 대학생으로 이뤄졌으며 서킷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진짜 도로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실제 자율주행은 상용화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당초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G90과 기아 EV9 등에 자율주행 레벨3를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이 계획을 미뤘다.
자율주행 레벨3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차량이 스스로 움직이는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의 전 단계로 평가 받는다. 벤츠와 혼다가 레벨3 차량을 판매 중이긴 하지만 시속 60km를 상한으로 두고 있다.
김용화 현대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기자와 만나 "자율주행 레벨3 적용 시점을 확실히 얘기하긴 어렵다"며 "우리 기술만이 아니라 상대 차 등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정말 올까. 이날 대회는 희망과 동시에 한계도 보여줬다. 결승전에서 인하대팀은 중반 경로 이탈로 완주하지 못했다. 전날 이뤄진 예선에서도 충돌 사고로 참가팀의 차량이 크게 훼손됐다.
외부 변수를 읽지 못하는 자율주행의 약점 역시 여실히 보여줬다. 카이스트팀은 '안전'을 우선으로, 건대팀은 실제 레이싱을 방불케하는 '속도'를 우선으로 코드를 짰다고 전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카이스트팀은 천천히, 건대팀은 빠르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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