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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기업 피어그룹 전략]신성에스티, 동일 섹터면 'OK'…비교대상 대폭 확장④'포괄적' 선정기준 명시…사업 다각화, 추가 제품 확장 가능성 반영

손현지 기자공개 2023-11-22 07:49:11

[편집자주]

2차전지 관련 회사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전방산업에 있는 배터리 회사부터 후방산업인 부품·소재 회사까지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마다 IPO 준비 과정에서 피어그룹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태동하는 산업인 만큼 선구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독점적 지위를 지닌 경우가 많아 비교군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올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증시입성을 준비했던 2차전지 섹터 기업 8곳을 추려 피어그룹 선정 전략과 특징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성에스티의 대표 제품은 전기차(EV) 배터리(2차전지)에 들어가는 '부스바(Busbar)'다. 부스바는 배터리에 전류를 공급해주는 일종의 '금속 전선'이라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국내에 부스바를 만드는 상장사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피어그룹을 찾기 어려워지자 선정 기준을 2차전지에 들어가는 '부품'이나 '케이스'를 만드는 기업으로 광범위하게 잡았다. 2차전지 섹터로만 묶이면 제품 성격이 조금은 달라도 된다고 판단했다. 최근 사업다각화를 통해 모듈 케이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부스바' 국내 상장사 無…2차전지 섹터포함을 목표로

신성에스티의 비교기업 전략에서 주목할 건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사업유사성 검토범위를 '넓게' 설정한 것과, 다른 하나는 필터링 '순서'다.

신성에스티는 유사한 사업군으로 '2차전지용 부품, 케이스'를 명시했다. 2차전지 부품 내에 주력제품인 부스바(전선)가 포함된다는 점에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광범위한 기준이기도 하다. 부스바는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2차전지)에 전류를 공급해주는 일종의 금속 전선 장치다.

'케이스'를 범위에 추가한 건 최근 사업다각화를 반영했다. 신사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2차전지 모듈케이스를 납품하고 있다.

실제로 최종 선정된 피어그룹 4곳(신흥에스이씨, 상신이디피, 삼기이브이, 영화테크)을 살펴보면 실제로 부스바와는 거리가 있는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꽤 있었다. 삼기이브이 같은 경우 모듈케이스나 엔드플레이트를 제조사며, 영화테크의 경우 자동차용 정션박스 등을 만들어 완성차 업계에 공급하는 회사다.

특히 영화테크는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신성에스티와는 차이점이 있다. 신성에스티의 주요 고객은 완성차보다 후방산업에 있는 배터리사다. 전력전자부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기는 하지만 비교선상에 올리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다.

삼기이브이도 2차전지를 보호하는 케이스를 만든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삼기이브이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엔드플레이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신성에스티의 경우 2차전지 모듈 케이스 사업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한 사업으로 그 비중이 미미하다.
*신성에스티 제조 제품. 출처=신성에스티 홈페이지

오히려 금속 회사와 비교대상으로 묶이는게 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성에스티는 모태 금속 가공업 회사다. 지금도 프레스 부품을 만든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부스바도 신성에스티의 강점인 동, 구리를 기반으로 만든 부품이다. 혁신적 기술력이 깃든 건 아니다.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라 2차전지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새로운 먹거리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성장성 있는 2차전지 관련업을 영위하는 기업들과 비교선상에서 묶이는게 기업 밸류 산정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신성에스티는 2013년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 부품수주를 계기로 2018년부터 2차전지 배터리 부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성에스티가 원했던 건 2차전지 섹터로 묶이는 것이었다"며 "사실상 밸류 체인 내에 다른 제품군을 만드는 기업과도 비교선상에 올라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 선검토…펀더멘탈 자신감

신성에스티의 비교기업 전략에서 주목할 다음 포인트는 '필터링 순서'다. 다수의 2차전지 부품사가 기업공개(IPO) 비교대상을 정할 때 '제품·사업 유사성'을 우선 검토해온 것과 달리, 신성에스티는 '재무적' 요인을 먼저 살폈다.

여기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국내에 아직 국내에 부스바 상장사가 없다. 완전히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피어그룹을 찾기 어려워 재무적 요인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의 매출 성장세에 기인한다. 신성에스티는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뒤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뤄온 기업이다. 아무리 2차전지 관련업에 종사한다고 하더라도 실적이 부진하면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신성에스티는 2018년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이후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 579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065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영업이익도 29억원에서 79억원으로 커졌다.

탄탄한 재무 매력을 기반으로 투자유치도 꾸준히 성공했다. 2019년 케이클라비스클라우드신기술조합으로부터 약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약 41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비교기업 재무 유사성을 판단하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했다. 1차 후보풀에서 추린 80개 기업들 중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나 지배주주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기업들을 제외시키는 방식이다. 대성파인텍, KB오토시스, 에이프로젠, 조일알미늄 등 20개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후보풀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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