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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인베스트먼트]'바이아웃 실력자' 황정현, 시대 변화 감지 '발군'티젠·대주전자재료 발굴, 2000억 규모 대형 펀드레이징 진행

양용비 기자공개 2023-11-17 08:31:0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구조조정전문회사로 출범한 TS인베스트먼트는 국내를 대표하는 인수합병(M&A)·바이아웃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출범 이듬해 창업투자회사로 전환한 이후 다수의 M&A 펀드를 운용해 왔다.

바이아웃 전문 벤처캐피탈로 정평이 날 수 있었던 건 산업과 기술, 환경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기민하게 대응한 덕분이었다. 특히 사모펀드(PEF) 운용을 맡고 있는 황정현 전무(사진)는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역량이 발군이다. 2차전지 뿐 아니라 바이오, 식품 분야까지 다수 M&A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성장스토리: 선물옵션 딜러, 바이아웃 '미다스의 손'으로

1973년 부산 출생인 황 전무는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하면서 서울로 상경했다. 경제학을 공부했던 만큼 환율과 유가 등 데이터 기반 거시경제에 정통했다. 그가 증권사를 첫 직장으로 선택한 이유도 거시경제 분석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바이코리아(Buy Korea) 열풍이 불던 1999년 황 전무가 입사한 곳은 현대증권이었다. 선물옵션 딜러로 활약했으나 얼마 안가 담당 부서가 사라져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에서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현대증권에서 파생상품을 분석하던 그는 2000년대 초반 미국으로 유학길에 오른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컴백한 시기가 2006년이었다. 미국 유학을 마친 황 전무는 현대증권에서 파생상품을 분석하면서 관심이 커진 국내 산업 스터디에 매진했다.

산업 분석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걸었다. 현대증권에서 자기자본 투자(PI)가 태동하던 시기 출범 멤버로 합류해 부동산과 주식, 채권에 투자했다. 현대증권에서 PI 투자 경험은 투자자로 첫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됐다.

2010년 현대증권에서 퇴사한 이후 본격적으로 사모투자에 나섰다. 2010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사모투자와 그로스 투자를 담당했다. 황 전무는 약 7년 간 소재나 화학 등 굴뚝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했다. 당시 투자했던 기업이 엘엔에프(이차전지 양극재)와 동진쎄미켐(반도체 디스플레이용 부품 제조), 대주전자재료(이차전지 음극재) , 코스모화학(이차전지 양극재) 등이었다.

현대증권에서 11년, 기업은행에서 7년간 등 18년간 자본시장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황 전무는 2017년 TS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M&A와 바이아웃, 그로스 투자를 겸하고 있다. 잠재력이 풍부한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이를 다시 매각하는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투자철학: 톱다운·바텀업 방식 '딜소싱'

황 전무는 투자 기본에 입각해 투자를 진행한다. 잠재 투자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원금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숲 속에서 100년을 버틴 나무처럼 뿌리를 넓게 드리우고 있지만 가지는 하늘을 지향하는 곳을 발굴하고 있다.

투자 기업 발굴은 톱다운(top down) 방식과 바텀업(bottom up)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톱다운 방식으로 투자 산업군을 물색하고 해당 산업군에서 1등이 될만한 기업을 바텀업 방식으로 선별하는 것이다.

톱다운은 산업이나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향후 부상할 만한 섹터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바텀업은 산업 밸류체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나 흙 속의 진주 같은 기업을 선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딜이 기업은행 재직 시절인 2015년 투자한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다. 당시는 전기차나 이차전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던 시기였다. 황 전무는 전기차 시대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꼭 필요한 배터리 시장에 주목했다. 이차전지에서는 양극재가 핵심이라고 판단한 이후 찾아낸 기업이 바로 엘앤에프였다.

그는 “미술품 경매 기업 케이옥션의 경우 가계 소득 변화에 주목해 투자한 기업”이라며 “고소득 시대에서 미술품 등 고가의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 커피 시장 대체로 주목한 티젠

황 전무의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는 건강음료 기업 ‘티젠’을 꼽을 수 있다. 티젠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차 전문 브랜드 오설록 개발을 총괄했던 김종대 대표가 2000년 3월 창업한 기업이다. 녹차, 홍차 등의 전통적인 차 제품에서 시작해 다양한 건강 음료 제품들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전라남도 해남에서 직접 운영 중인 20만㎡ 규모의 유기농 다원 등을 통해 최고 품질의 원재료를 확보했다. 황 전무가 티젠 투자에 나선 시기는 2018년이다. 재원은 '아이비케이 티에스 엑시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활용해 투자했다.

그는 커피에 집중된 국내 차 시장에서 티젠이 색다른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 이후 티젠의 실적이 급속도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건강 기능성 음료 라인업을 확대하고 적절한 스타 마케팅을 진행한 영향이 컸다. 매각 전인 2021년 매출은 407억원으로 전년 205억원 대비 약 2배 불어났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2년 티젠을 VIG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 당시 300억원이었던 티젠의 기업가치는 엑시트 당시 약 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로 인해 투자 재원이었던 아이비케이 티에스 엑시트 사모투자합자회사도 올해 청산하면서 내부수익률(IRR)은 26.5%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트랙레코드2 : 소부장·바이오, 폭넓은 스펙트럼 투자

엘앤에프와 동진쎄미켐, 대주전자재료, 코스모화학 등 소부장 기업에도 투자했다. 특히 전자기 재료를 제조하던 대주전자재료에는 기업은행과 TS인베스트먼트를 거치며 2차례나 투자했다.

기업은행에서 투자한 이후 대주전자재료는 이차전지에 쓰이는 실리콘 소재 음극재를 개발했다. TS인베스트먼트에서도 지속적으로 대주전자재료를 주목하던 그는 2018년 9월 5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3년 만인 2021년 9월 2배가량의 차익을 남기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소부장 기업 뿐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이니스트에스티와 콜마홀딩스, JW생명과학 등이 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다. 고령화 시대에서 혁신을 일으킬 만한 기업들을 주목했다.

◇향후 계획 : 2000억 펀드 결성 임박

황 전무는 향후 기존에 M&A 했던 기업보다 큰 규모의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출자금을 받아 약 2000억원 규모로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협업하는 펀드도 추가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티젠으로 성과를 거둔 아이비케이 티에스 엑시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계기로 기업은행과의 추가 펀드레이징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기업은행과 조성하는 펀드는 가업승계 기업을 겨냥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산업에서 커다란 트렌드에 변화는 적지만 세부적인 트렌드가 빠르게 변해서 걱정”이라며 “최근에는 인구 감소에 주목해 머신 자동화나 무인화, 인공지능(AI)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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