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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대표 변경, 고팍스에 미칠 영향은 한국 진출 강력 주장하던 창펑자오 사임…주요 주주 자리 유지할지 주목

노윤주 기자공개 2023-11-24 10:00:5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낸스 창업자인 창펑자오(Changpeng Zhao·사진)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바이낸스는 그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자금세탁 혐의를 두고 지난한 소송전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자오가 유죄를 인정하고 대표 자리에서 사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창펑자오 사임은 국내서도 주목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스트리미) 인수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이 바로 자오기 때문이다. 인수건에 대해 내부 임원진 간 여러 의견이 갈렸지만 한국 시장에 적법하게 진출해야 한다는 자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었다. 후임으로는 리차드 텅(Richard Teng)이 지역사업 총괄이 선임됐다. 리차드 텅은 올해 중순부터 고팍스 팀과 소통해 왔는데 고팍스에 대한 바이낸스의 전략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예상대로 리차드 텅 신임 CEO 취임

바이낸스는 은행보안법,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행위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하기로 미국 수사당국과 합의했다.수사당국은 바이낸스가 북한, 하마스, 이슬람국가 등 미국 제재 대상을 고객으로 두고 거래를 지원했다며 은행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미국 가상자산 투자자가 제재 대상 국적 사용자와 거래하는 것을 중개했다는 혐의도 추가했다.

자오는 대표 자리를 물러나지만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그는 올해 초부터 전문 경영인에게 자리를 넘겨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 수사·금융 당국과 합의가 이뤄지면서 지금이 대표 변경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차드 텅은 2021년 싱가포르 지사 CEO로 바이낸스에 합류한 텅은 중동북아프리카(MENA)지역 총괄, 유럽 총괄 등을 역임했다. 올해 4월부터는 아시아 지역까지 관할 하에 두더니 5월 '전 지역 총괄(Head of Regional Markets)'이라는 직함을 달았다. 바이낸스가 사업 범위에 둔 모든 지역의 운영을 맡는 것.

회사 출범 후 바이낸스에서 전지역 총괄이라는 직함을 단 건 리차드 텅이 유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진즉부터 자오 후임으로 텅이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개발자 출신인 창펑자오는 바이낸스 사업이 글로벌 단위로 커지면서 자신 대신 각 규제당국과 소통이 용이한 인물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리차드 텅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에서 금융학 석사를 취득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도 재학하면서 동서양 문화를 두루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싱가포르 금융감독청(MAS)에서 기업금융 감독관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로 옮겨 최고 규제 책임자(CRO)를 역임했다. 금융규제 당국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어 자오의 신임이 두텁다.

◇바이낸스, 고팍스 2대 주주 유지한다던 기조 변동 없나
창펑자오(Chanpeng Zhao) 바이낸스 전 CEO

문제는 앞으로 바이낸스가 고팍스 딜을 어떻게 마무리하냐는 것. 고팍스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창펑자오가 더 이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외신에서는 자오의 사임을 두고 그의 최근 경영 성과가 부진했다는 것을 이유로 거론했다.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량 점유율 70%에 달했지만 최근 1년간 40%대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자오가 추진했던 사업 일부를 손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고팍스를 두고 바이낸스 내부서도 의견 충돌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국내 금융당국이 변경신고를 수리 여부 통지를 연장하면서 발생했다. 고팍스 지분을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측과 투자 자금을 회수하자는 측이 맞섰다.

국내서 고팍스 최대주주를 맡을 거래 상대방을 찾는 게 절충안이었다. 이에 시티랩스가 등판, 고팍스 개인주주로부터 구주 인수,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양수를 통해 고팍스 지분 8.55%를 확보했다. 규제 당국과 지속 소통하면서 최대주주 수준까지 지분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바이낸스 구주 인수도 상호 논의하고 있었다.

업계서 주목하는 건 바이낸스의 고팍스 지분 축소다. 바이낸스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2대주주 수준의 지분율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서는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고, 1년 넘게 변경신고를 기다린 만큼 바이낸스가 쉽게 손을 놓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 측은 "현재로서는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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