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그 이후]CJ ENM, 적지 않은 판권 상각 무게감④피프스 시즌 인수 후 조 단위로 상승, 올해 미 작가·배우조합 파업 여파로 주춤
김형락 기자공개 2023-12-26 08:38:43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7: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은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을 인수하면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판권 상각 규모도 급증했다. 연결 기준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만큼 이익 규모를 키우려면 콘텐츠 제작비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수익 발생 기간도 늘려야 한다. CJ ENM은 현지 파업으로 차질을 빚었던 피프스 시즌 작품 납품(딜리버리)을 정상화하며 손익 개선을 꾀한다.CJ ENM은 지난해 피프스 시즌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연결 기준으로 무형자산 규모가 커졌다. 2021년 말 1조3219억원이었던 무형자산은 지난해 말 2조7684억원, 올 3분기 말 3조1651억원으로 증가했다. 무형자산은 지난 3분기 말 자산총계(10조3846억원) 중 가장 비중(30%)이 크다.
무형자산 중에서도 영업권과 건설 중인 자산이 대거 늘었다. CJ ENM은 지난해 피프스 시즌 영업권(3898억원) 포함해 사업 결합으로 6599억원 규모 영업권을 새로 인식했다. 같은 기간 건설 중인 자산은 5022억원 증가했다. 추후 판권으로 대체할 콘텐츠 제작비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무형자산 순장부금액은 △영업권 37%(1조115억원) △건설중인자산 32%(8954억원) △판권 17%(4726억원) 등으로 나뉜다.
판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수익에 상응해 상각비로 비용화하기 때문이다. 영화, 드라마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일부는 콘텐츠제작비로 곧바로 매출원가에 반영하고 일부는 무형자산인 판권으로 인식한다. 판권에 해당하는 매출(영화 개봉, 드라마 편성 등)이 일어나면 상각 과정을 거쳐 매출원가에 포함한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을 인수한 뒤 판권 변동 폭이 커졌다. 자산총계 1조3043억원 규모 제작사인 피프스 시즌이 종속기업으로 들어오면서 연결 기준으로 다루는 판권 규모도 비례해서 늘었다. 지난해 1월 인수 당시 피프스 시즌이 보유한 무형자산은 5056억원였다. 2021년 6월 말 기준 피프스 시즌이 보유한 판권 규모는 이보다 큰 6억9086만달러(약 8976억원)였다.
CJ ENM이 새로 인식하는 무형자산은 대부분 판권이다. 2019~2021년 판권 취득·대체액은 4000억~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형자산 취득·대체액(5000억~7000억원) 과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판권 취득·대체액은 1조2668억원이었다.
CJ ENM이 비용으로 처리하는 판권 상각비·손상액도 증가했다. 2019~2021년 판권 상각비·손상액은 4000억~5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판권 상각비·손상액은 1조2058억원이었다.
CJ ENM은 판권을 계약 기간 또는 수익이 실현되는 기간 동안 정액법으로 상각한다. 판권이 추이를 보면 상각기간을 길게 잡고 있지 않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매년 판권을 취득·대체한 만큼 비용으로 털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을 인수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갖췄다. 영화·드라마 사업을 확장하면 고정비 성격인 판권 상각비가 커지는 걸 피할 수 없었다. 들어간 제작비보다 매출이 더 많이 오랫동안 이뤄져야 영화·드라마사업에서 창출하는 이익 규모도 증가한다.
CJ ENM은 올해 무형자산 상각비·손상액이 지난해보다 적었다. 지난 3분기 무형자산 상각비·손상액은 6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미국 작가·배우조합 파업 영향으로 피프스 시즌 딜리버리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피프스 시즌이 올 3분기까지 납품한 작품은 여섯편이다.
지난 10월부터 현지 파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피프스 시즌도 콘텐츠 제작을 정상화했다. 피프스 시즌은 작품 딜리버리를 재개해 손익 개선을 노린다. 지난 3분기 피프스 시즌 매출액은 1887억원, 당기순손실은 118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J ENM 전사 매출액은 3조1087억원, 당기순손실은 2644억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은행 뉴욕지점, 선제적 체질 개선…지속성장 기반 마련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 '27년의 수소 헤리티지' 현대차 이니시움, 특별한 세가지
-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한 현대글로비스 ‘ROE 15%’ 타깃
- 리밸런싱 성과 '끝장토론'...SK CEO 총집결 현장 가보니
- '수소차 동맹' 토요타·GM 문 활짝 연 현대차
- 이상엽 부사장 "현대차,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 고심"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HL D&I, 배당 재개는 아직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HL홀딩스, HL만도 배당 수령액 예측이 어려운 이유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HL홀딩스, HL위코 대여금 회수 언제쯤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HL홀딩스, 3년 만에 국내 자회사 설립
- '밸류업 공시'의 본질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제이제이한라, HL D&I 장기채 중도 상환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원익QnC, 자회사 IPO 기한 1년 연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원익홀딩스, 사업 다각화 재원은 차입금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10개사 이사회 챙기는 이용한 회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수익성은 원익QnC, 캐시카우는 원익머트리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