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투리얼에셋 밀라노펀드, ‘아슬아슬’ 심폐소생 3년 대출 연장 성공, 'LTV 65%' 캐시트랩 기준 신설

황원지 기자공개 2023-12-26 07:28:5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4:37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의 밀라노 펀드가 2027년까지 대출 연장에 성공했다. 지난달 펀드 만기를 연장한 데 이어 기존 대주와 대출도 연장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새로운 계약에 캐시트랩 발생 기준이 LTV 65%로 하향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빠른 시일 내 매각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은 최근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의 대출연장에 성공했다. 기존 대주인 SMBC 은행 EU AG(SMBC EU)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 차입금 총액은 5280만유로 그대로다. 만기는 기존 2024년 3월에서 2027년 3월로 3년 연장했다.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가 투자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피렐리 타이어 연구개발(R&D) 센터.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피렐리 연구개발(R&D)센터에 투자한 공모펀드다. 해당 건물은 피렐리 타이어가 연구개발 센터로 사용하는 건물로 장기임차계약이 돼 있어 안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2019년 기관과 개인으로부터 546억원을 모집했다. 당시 해외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3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에서 4%가 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다. 금리가 오르면서 자산 가치가 낮아졌다. 올해 9월 말 기준 현지 감정평가법인은 해당 건물의 가격을 매입가(8800만유로)를 밑도는 8410만유로로 평가했다. 가격 하락에 매수인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달 수익자총회를 열어 만기연장을 진행했고, 그에 맞춰 대출연장도 완료했다.

만기와 대출연장에 성공해 한숨 돌렸으나 향후 상황은 좋지 않다. 이번 대출 연장에는 캐시트랩 (Cash Trap)조건이 새롭게 붙었다. 캐시트랩이 발동되면 선순위 채권자들이 주주가 받아가는 배당을 일시적으로 유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자산의 감정평가액이 하락해 부채 회수와 관련한 위험이 늘었으니 주주에게의 분배금 지급을 유보시키는 셈이다.

만기 연장 후 1년차(2024년 3월~2025년 3월)에는 LTV가 65%를 터치하면 캐시트랩이 발동한다. 기존 LTV 디폴트 조건은 LTV 70%로 이전과 같으나 캐시트랩 조건은 낮아진 셈이다. 이후 2년차에는 65%를 유지하고 마지막 3년차에는 LTV가 57.5%를 터치하면 바로 캐시트랩이 발생한다. 통상 상업용 부동산에서 LTV기준을 60~70% 사이로 두는 것을 고려하면 보수적인 수치다.

현재 펀드의 LTV는 약 62% 수준이다. 건물가액이 현재 8410만유로에서 8100유로까지만 떨어지더라도 65% 기준에 걸리게 된다. 지금 가액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3년차인 27년에는 캐시트랩이 발생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자산가치가 하락함과 동시에 매 분기 분배금도 나오지 않게 된다.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셈이다.

이자율도 높아졌다. 기존 대출금리는 160bp에 3M EURIBOR(3개월 유리보 금리)를 더한 값이었다. 연장에 따라 240bp에 3개월 유리보 금리를 더한 값으로 바뀌었다. 다만 높아진 이자율만큼 ICR(이자보상배율) 디폴트 기준도 200%에서 135%로 하향됐다. ICR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비용이 커지거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 줄어든다.

현재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려운 상태다. 코로나 판데믹에 이어 고금리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은 작년 상반기부터 자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해당 건물의 잔여 임차기간은 약 9년으로, 장기임차인이 확보돼 공실로 인한 수익 감소 우려는 없다. 한국투자리얼에셋 측도 추후 금리인하로 인해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