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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알티 점프업 스토리]반도체 개발 파트너, '메모리의 파운드리화' 타고 훨훨①40년간 한우물, 글로벌 빅테크가 찾는 신뢰성 평가 전문기업으로 '우뚝'

김혜란 기자공개 2023-12-29 08:11:22

[편집자주]

품질(Quality), 신뢰성(Reliability), 기술(Technology)의 앞 글자를 딴 큐알티(QRT)는 이름 그대로 반도체의 품질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사가 정한 스펙대로 실제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메모리든, 시스템 반도체든 반도체는 이런 '신뢰성 평가' 과정을 거치며 진화한다. 40년 노하우를 쌓은 큐알티의 가치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개발 흐름을 타고 크게 빛나고 있다. 이제는 불량 분석과 장비 개발 사업으로까지 입지를 넓히고 있는 큐알티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의 반도체는 수백개 공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필수적인 공정 중 하나가 반도체가 극한 환경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인 '신뢰성 평가'다. 이런 테스트 없이 부품으로 쓰인다면 오작동 등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큐알티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제품의 수명과 성능을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반도체 밸류체인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상에 없던 하이엔드(고성능) 반도체가 등장하면서 신뢰성 평가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의 파운드리화'는 큐알티에 큰 도약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그동안 메모리가 '소품종·대량생산'으로 대표됐다면 이제는 맞춤형·수주형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사마다 필요로 하는 메모리 스펙이 다변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양이 다른 반도체가 계속 주문 제작되고 그만큼 신뢰성 평가 대상도 훨씬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40년간 신뢰성 분석 노하우가 쌓인 큐알티에 신뢰성 평가를 의뢰하는 이유다. 이 덕에 매출 대부분을 SK하이닉스로부터 올렸던 큐알티는 고객사 다변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제는 전공인 신뢰성 분석 외에 '종합분석'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장비개발 신사업도 진출, 사업다각화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 태생 큐알티의 40년

큐알티는 원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품 검증을 전담하는 회사였다. 1983년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 내 부서로 출발했다. 이후 자회사로 분사했다가 2012년 SK 계열사로 편입됐으나 2년 뒤 SK하이닉스가 큐알티를 현재 김영부 큐알티 대표에게 매각하면서 지분관계가 완전히 정리됐다.

SK하이닉스 태생인 만큼 여전히 큐알티의 주요 매출처는 SK하이닉스다. 그러나 독립은 곧 외연확장의 기회로 연결됐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일 때는 모회사 물량을 전담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면 독립한 이후에는 고객사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했던 사업구조를 '비메모리'까지 확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50%대로 낮아졌다. 나머지는 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자동차·정보기술(IT) 대기업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등 세계적인 빅테크가 매출원이다.

이 밖에 LX세미콘과 픽셀플러스, 리벨리온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들도 큐알티를 찾고 있다. 세계적인 메모리 제조사의 반도체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하며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 평판이 큐알티의 최대 경쟁력이다. 큐알티 측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우주용 반도체의 신뢰성 평가를 위한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는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 분야 등의 고객사를 계속 늘리며 매출처를 더욱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성 평가'로 반도체 생태계에 기여

큐알티의 사업부는 신뢰성 사업본부와 종합분석 사업본부, 장비개발 사업본부로 크게 세 개로 나뉜다. 이 중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뢰성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68%(약 283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큐알티의 주력사업인 신뢰성 평가란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반도체가 고온과 고압, 다습의 극한 조건에서도 작동하는지, 외부의 물리적 충격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등을 모의 실험하는 것이다. 모든 반도체는 스펙을 갖고 태어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사가 한 반도체의 수명을 10년이라고 정하면 실제로 10년간 사용 가능한지 검증해야 하는데, 이런 작업이 신뢰성 평가다.

반도체 제조사나 빅테크 등이 큐알티에 신뢰성 분석을 의뢰하면 큐알티는 수명과 환경평가 등을 진행해 고객사에 피드백을 준다. 만약 이 과정에서 결함을 발견하면 고객사는 성능을 보완해 다시 품질을 테스트한다. 큐알티의 신뢰성 평가를 통과하면 95개국에서 통용되는 품질 평가 인증서가 발급된다. 큐알티가 반도체 개발 파트너로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패키징·테스트외주업체(OSAT)가 진행하는 테스트는 이미 양산한 칩 중에서 불량이 있는지를 최종 검증하는 작업이라면 신뢰성 평가는 양산 전 칩 개발 과정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경기도 수원 광교에 있는 큐알티의 종합분석서비스 연구소(사진=김혜란 기자)

세상에 처음 나오는 반도체는 신뢰성 평가를 거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최근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우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마다 각기 다른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각각 신뢰성 평가와 불량 분석이 이뤄지게 된다. 그만큼 큐알티의 일감이 확 늘어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엔 반도체가 모바일이나 디스플레이를 넘어 전장(자동차전자장비), 5세대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디바이스(기기) 등으로 적용처가 넓어지고 있단 점도 큐알티에는 호재다.

또 최근에는 반도체가 노출되는 환경도 다양해지고 반도체 미세화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량도 늘고 있다. 특히 가격이 비싼 하이엔드 반도체는 품질 검증이 더욱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서버용 부품으로 데이터센터에 탑재된 반도체가 갑자기 오작동해 가동을 멈추면 엄청난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랜 업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큐알티는 시대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신뢰성 평가 영역과 정밀도를 진화시키고 있다.

◇성장 전략 핵심은 '사업다각화'

큐알티는 신뢰성 평가 외에 종합분석과 신뢰성 평가 장비개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종합분석 서비스는 제품의 불량 원인을 찾아내고 개선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반도체 단면을 잘라 보는 파괴분석(Physical Analysis)이나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관찰하는 비파괴분석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파괴분석의 경우 FIB(Focused Ion Beam. 집속이온빔)와 TEM(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등 장비를 이용해 손톱보다 작고 얇은 반도체의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불량이 어떤 형태인지를 정확히 집어낸다. 단면을 자르지 않고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나 전기자동차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등 디스플레이도 종합분석 대상이다. 반도체 제조사만 아니라 반도체 연구소나 반도체 설비사, OSAT도 고객사다.

신뢰성 평가와 종합 분석을 진행하다 보니 테스트에 필요하지만 시장에 없는 장비에 대한 수요도 생겼다. 이런 장비는 직접 개발해 사업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올해 들어 5G용 시스템 반도체의 수명을 평가하는 장비를 자체개발해 첫 공급을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신사업 부문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큐알티는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큐알티 광교비전캠퍼스(큐알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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