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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오로스테크, 반도체 검사섹터 대장주 '언제쯤'전공정서 후공정까지 커버리지 확대, 1년새 시총 2배…피어그룹 대비 아직 '열세'

조영갑 기자공개 2023-12-26 08:10:3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오로스테크놀로지(오로스테크)는 반도체 검사장비 영역에서 대장주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요? 업계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입니다. 내년 반도체 업사이클이 예고된 가운데 반도체 후공정 및 검사장비 영역에서 어떤 종목이 새로운 '신데렐라'가 될 지 투자자들의 계산기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오로스테크 역시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보고 있죠.

오로스테크는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오롯이 반영한 듯 올 한 해 무서운 기세로 기업가치를 불려오고 있습니다. 1년 구간을 놓고 보면 올 한 해만 시총이 2배로 커졌습니다. 1월 초 1만4000원 대에 머무르던 오로스테크의 주가는 7월 초순 장중 3만원 대를 찍으면서 최고가를 기록한 이래 조정을 받은 후 현재 2만8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약 1300억원 수준에서 265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유사한 반도체 검사장비 섹터 내에서도 단연 발군의 성장세입니다.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199.65배로 동일 업종(30.05배) 내에서 도드라집니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장 내에서 높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거래량이 약 330만주 가량 폭증하면서 20% 가량 주가가 뛰기도 했습니다. 한 증권사에서 오로스테크 관련 리포트를 내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검사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소개한 것이 시장에 어필이 된 거죠. 올 하반기 반도체 섹터의 키워드는 단연 'HBM'입니다. 코스닥 장비 시장에서 HBM 타이틀을 획득한 종목들은 여지 없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디아이티 등이 대표적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 선단 공정에 '레이저 어닐링'을 공급하는 디아이티의 경우 장비 양산 입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 올 초 5000원 대에서 현재 2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공정 영역의 신데렐라라 부를만 합니다.

◇Industry & Event

오로스테크는 2009년 3월 설립된 회사입니다. 옛 이름은 제이엔씨였죠. 오로스와 제이인씨 합병 후 현 사명인 오로스테크놀로지로 간판을 새로 달았습니다. 제이엔씨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역합병했습니다. 검사장비 제조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아 2021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반도체 제조 전공정 중 노광공정 장비인 반도체 웨이퍼의 MI(Metrology Inspection) 장비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오버레이(Overlay) 계측 장비입니다. 반도체 공정상 회로패턴이 수없이 적층 되는 과정에서 하부 패턴과 상부 패턴 간의 정렬상태를 정밀하게 계측하는 장비인데, 최근 고사양 메모리, 비메모리 등 미세화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섹터의 가장 큰 화두는 'HBM' 입니다. AI(인공지능) 컴퓨팅 시장의 개화가 임박하면서 엔비디아 같은 톱티어 GPU(중앙그래픽처리장치) 메이커들의 라인이 분주해 지고 있습니다. 고사양 D램을 다층으로 쌓아 GPU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모듈화하는 HBM은 AI 시장과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핫한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오로스테크는 지난 10월 주요 거래처였던 삼성전자에 HBM 양산 라인에 Warpage(워피지) 검사 장비를 입고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계약 액수는 21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검사장비는 양산 케파가 커질수록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에서 내년 팔로온(후속) 공급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일단 써보고 더 들일 수 있다는 얘기죠.
▲오로스테크의 워피지 검사장비 PWWIS-300(출처=오로스테크)

워피지는 반도체 제조 공정 상에서 웨이퍼가 열 등으로 인해 휘어지는 현상입니다. 워피지가 발생하면 공정에 오류가 생기고, 당연히 비싼 웨이퍼를 쓰지 못하게 돼 수율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오로스테크의 워피지 장비(PWWIS-300)는 첨단 패키징 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로 평가됩니다. 오로스테크는 이를 1년 반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 PO(구매주문)까지 따내면서 R&D 역량에 대한 높은 평가까지 획득했습니다.

특히 HBM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 검사까지 할 수 있어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TSV는 적층한 칩에 구멍을 뚫어 전도성 재료를 채운 전극입니다. 기존 오버레이(Overlay) 계측기에 더해 HBM 관련 검사장비로 영역을 확대한 데 대해 시장은 오로스테크의 '업사이드 포텐셜'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매출과 기업규모가 피어그룹 대비 열세이기는 합니다. 오로스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35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올해는 오버레이를 비롯해 검사장비 라인업을 확장한 덕에 지난해 대비 약 100억원 가량 매출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흑자전환 역시 유력해 보입니다.

유사 그룹인 넥스틴은 지난해 매출액 1149억원, 영업이익 565억원에 시총 7246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매출액 124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에 시총 1조2121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Market View

10월과 최근 오로스테크 관련 증권사 리포트가 잇따라 발행되면서 시장 역시 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10월 하나증권에서 발표한 오로스테크 관련 리포트에서는 영역확장에 대해 가점을 줬습니다. 오로스테크가 신속하게 HBM 시장에 진입했다는 이야기인데요, 반도체 전공정에서 후공정 검사 영역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전공정 오버레이 장비 업그레이드 버전이 내년 1분기에 출시 예정이며, Thin film 계측 장비는 2025년 매출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전공정 계측 및 검사 장비에서 후공정 분야까지 관련 투자를 지속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적정 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유안타증권에서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도 오로스테크의 업사이드를 호평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오버레이 장비 라인업의 다변화, 국내 H사를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선단공정 중심의 전공정 투자 회복과 해외 고객 다변화, Wafer Thickness 양산 장비 납품 개시를 기대한다"면서 "오로스테크에 검사 장비의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역시 적정주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적정 시가총액을 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오로스테크의 모회사는 반도체 EUV(극자외선) 펠리클 관련 검사장비를 제조하는 에프에스티입니다. 에프에스티의 대주주는 장명식 의장(15.75%)이고요.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램리서치(Lam Research)의 한국법인 대표이사를 지낸 장 의장은 에프에스티를 통해 오로스테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장명식 의장(15.75%)→에프에스티(33.54%)→오로스테크 식의 지배구조입니다. 경영의 핵은 당연히 장 의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사장비 관련 노하우를 토대로 오로스테크 등의 인수를 이끌었습니다.

오로스테크 재무라인의 핵심은 유재만 전무(CFO)입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거쳐 2018년 2월까지 에프에스티 재무파트 이사로 근무했습니다. 장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이후 오로스테크의 IPO(기업공개) 테스크를 위해 오로스테크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전무이사로 곳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일 처리가 매우 꼼꼼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IR 실무는 심장호 차장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심 차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프론트(전공정) 검사 영역에서 백엔드(후공정) 영역까지 장비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로스테크는 기존 SK하이닉스 향 공급량이 많았지만, 최근 2~3년 전부터는 삼성전자 향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편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0월 삼성 향 공급계약 역시 이런 노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 백엔드 영역에서 총 매출 대비 10% 가량의 부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대봤습니다.

중국 키워드도 귀에 들어왔습니다. 오로스테크는 최근 2~3곳의 중국 거래선을 확보하고, 오버레이 장비를 입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창신메모리(Changxin Memory Technologies)와 111억원 가량의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창신메모리는 중국 주요 D램 메이커로, 한때 약 19조원의 상장 기업가치가 거론된 회사입니다.

심 차장은 "중국은 프론트 노광공정 영역에서 검사 시스템 내재화가 부진한 편이기 때문에 한국산 장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내년 중국 관련 매출이 총 매출 대비 최대 50%까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보다 내년이 기대된다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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