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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플리토 투자한 VC업계, 빠른 회수에도 '아쉬운 수익률'②DSC인베 등 6곳 초기 투자 참여…상장 후 의무보유기간 주가 30% 하락

성상우 기자공개 2023-12-26 08:09:52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리토가 제시한 집단지성 기반 번역 플랫폼과 언어 데이터 판매는 당시로선 참신한 사업 모델이었다. 그만큼 상장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았고 이는 초기 투자로 이어졌다.

설립 첫해부터 이뤄진 투자는 1~2년 간격으로 꾸준히 추가 집행됐다. 이 과정에서 6곳의 VC들이 주주로 들어왔고 누적 투자액은 140억원 수준이다. 설립 7년만인 2019년만에 전격 상장 행보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VC들은 상장 후 보호예수(1개월)가 끝나자마자 일제히 엑시트에 나섰다. 다만 투자 수익을 ‘잭팟’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다. 상장 직후 큰 폭으로 떨어진 주가 탓에 공모가 아래에서 자금회수에 나서야했다.

◇설립 첫해부터 이어진 VC 투자…보호예수 직후 매각했지만 공모가 아래 처분

플리토를 가장 먼저 알아본 건 DSC인베스트먼트였다. 설립 첫해인 2012년에 이미 펀드(KU-DSC드림제1호투자조합)를 통해 5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30억원 수준이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이듬해 3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자했다. 2년 뒤인 2015년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송현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추가 3곳의 벤처캐피탈과 함께 상환전환우선주(RCPS) 3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016년 5월에 이뤄진 90억원 규모 후속투자에도 DSC인베스트가 포함됐다.

2019년 7월 상장 당시 VC들의 총 주식수는 144만610주였다. 이 중 약 3분의 1인 47만3486주가 공모 매출로 빠지고 남은 주식이 96만7124주다. 지분율로는 18.71%였다. 이 지분엔 상장 후 1개월의 의무보유기간이 붙었다.


모든 VC들이 보호예수가 끝난 직후 일제히 지분 매각에 나섰다. DSC인베스트먼트는 보호예수 1개월이 끝난 직후인 2019년 8월 19일에 보유 주식 중 절반(17만4236주) 가량을 장내매도했다. 이날 주당 평균 처분가는 1만9300원대였다. 나머지 절반 지분의 경우 5% 미만이라 별도 공시되진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모두 처분된 것으로 추정된다.

1만9000원대의 처분가는 공모가(2만6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플리토 주가가 상장 9일차인 7월 29일부터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수익률 일부 손해는 감수해야했다. 일시적으로 3만원대까지 올라갔던 플리토 주가는 상장 한 달 뒤 기준 1만7000원~1만8000원선까지 떨어진 뒤 한동안 횡보세를 보였다.

보유 지분을 공모가 아래에서 매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DSC인베스트먼트의 수익률이 나쁘진 않다. 기업가치가 30억원 시절이던 설립 첫해부터 시작해 초기 투자 지분을 꾸준히 쌓아온 덕분이다. 다만 상장 이후에도 시장 관심을 꾸준히 받으며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는 가격대에서 엑시트하는 경우가 당시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다른 VC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의무보유 1개월이 끝난 직후부터 자금회수에 나섰지만 공모가 아래인 1만원 후반대 가격에서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역시 대부분 초기 투자자로 들어온 곳이지만 DSC인베스트먼트보다 늦은 시기에 투자자로 참여한 곳들이라 수익률은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투자 손실을 본 것은 아니다. 다만 상장 후 1개월간 주가가 공모가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플리토 IR 관계자는 “2019년 말 기준 주주명부를 보면 상장 전 투자자로 들어왔던 VC들의 이름은 없다”면서 “모든 VC들이 상장 후 보호예수가 끝난 직후부터 연말까지 전량 엑시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년 CB 매입한 BNK자산운용, 애매해진 자금회수 '타이밍'

초기 투자는 아니지만 지난 2021년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면서 신규 투자자로 들어온 BNK자산운용의 행보도 주목된다. 당시 전환가는 2만5100원이었으나 지난달 한 차례 조정을 통해 2만2400원이 됐다. 전환가 조정 직후 플리토는 발행 당시 약정에 포함시켰던 콜옵션 행사를 통해 전체 물량 중 4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BNK자산운용은 발행 당시 플리토에 유리한 조건에 합의했다.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을 0%로 설정해 이자 부담을 덜어줬고 매도청구권(콜옵션)도 40%로 넉넉하게 설정했다. 플리토의 사업성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BNK측의 전환청구 가능 시한은 2026년 10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했으나 하지 않았다. 그동안 주가는 전환가 아래인 1만9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어느 정도 반등을 이뤘지만 여전히 2만6000원대로 전환가 대비 큰 메리트는 없는 상황이다. 향후 주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플리토 관계자는 CB 콜옵션 행사에 대해 “부채 규모를 해소하고 자본 충원에 활용하기 위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이정수 대표가 인수를 하거나 장기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SI 파트너를 구해 넘기거나 시장에 재매각하는 등의 처리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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