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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법정관리 건설사 인수 재도전 썬앤빌 브랜드 'HN Inc' 편입 추진, 오너2세 경영 '태초이앤씨' 인수주체

신상윤 기자공개 2023-12-26 08:03:4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오현 회장이 지배하는 SM그룹은 제조업과 건설업, 해운업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발을 뻗었다. 이 가운데 건설업은 우 회장이 SM그룹을 일구는 데 초석을 제공했다. SM그룹 모태인 ㈜삼라를 비롯해 경남기업과 우방, STX건설 등 다수 건설사가 포진해 있다. 경영난을 겪던 곳을 인수해 정상화에 성공시킨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또다시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인수에 나서 눈길을 끈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 태초이앤씨는 서울회생법원의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 허가를 받아 HN Inc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고 있다.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 방식 입찰로 선정된 태초이앤씨는 법정관리 중인 HN Inc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태초이앤씨는 SM그룹 오너인 우 회장의 딸인 우지영 대표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태초이앤씨가 HN Inc 유상증자에 출자할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HN Inc가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데다가 자본잠식인 상태로 많은 자금이 필요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HN Inc 인수를 마치면 SM그룹 내 사업부문으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포함해 건설사가 12개로 늘어나게 된다.

1995년 7월 설립된 HN Inc는 건설업과 더불어 IT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정대선 전 대표가 지분 81.3%를 가진 최대주주다. 그는 범현대가 3세로 고(故) 정주영 창업주의 손자다. HN Inc 2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우수AMS로 지분율 18.7%를 보유하고 있다.

HN Inc는 주택 브랜드 '썬앤빌'을 통해 건축 사업을 영위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사세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66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각종 이자 비용과 세금 등까지 겹쳐 92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건설부문의 원가가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집계된 가운데 각종 투자 손실도 경영 악화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올해 3월 만기가 도래한 어음을 변제하지 못하면서 법원 회생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기준 HN Inc는 결손금이 477억원을 웃돌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상황이다. 장기 차입금 등 비유동부채 총액은 1520억원에 달한다.

부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HN Inc를 SM그룹이 인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SM그룹은 과거에도 다수의 부실 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아 사세를 불렸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기업이다. 해외 건설업 1호 건설사로 잘 알려진 경남기업은 2017년 10월 SM그룹에 편입됐다.

경영난으로 2015년 법정관리 절차를 밟던 곳이다. SM그룹은 계열사 동아건설산업을 통해 경남기업 경영권을 확보해 현재는 흑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STX건설도 법정관리 절차를 밟다 SM그룹에 편입된 건설사다. 2021년 10월 SM그룹이 삼라마이더스를 인수해 1년 만에 경영 정상화했다.

비건설 계열 중에서도 건설사를 합병시킨 곳도 있다. 화학사업을 영위하는 티케이케미칼이 대표적이다. SM그룹이 2008년 동국무역의 화학사업부문을 양수해 편입한 티케이케미칼은 2015년 관계사 우방토건을 합병하며 건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M그룹 주택 사업의 공동 브랜드 우방아이유쉘을 사용하는 티케이케미칼 건설부문은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김포 고촌과 화성 봉담 등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그 외에도 SM그룹은 컨테이너 선사 SM상선을 인수 후 건설 계열사 우방건설산업과 합병시켜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에 일각에선 SM그룹이 HN Inc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과거와 같이 타 계열사와 합병하는 형태로 정상화할 것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HN Inc는 법정관리 돌입 직전인 지난 2월 IT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건설업만 남겨둔 상황이다.

SM그룹 관계자는 "HN Inc 인수 규모나 전략, 나아가 향후 경영 계획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건설 경기가 어렵긴 하지만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만큼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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