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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VC 투자 5조로 위축, 대형 하우스도 못 피한 '혹한기'전년 대비 1조 넘게 감소, 1000억 이상 베팅 '21→13곳' 축소

이효범 기자공개 2024-01-02 08:16:2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고금리 기조 아래 국내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극심한 투자 위축을 겪은 이후 하반기 만회에 나섰지만 2022년과 비교해 전체 투자(VC+PE+고유계정)는 쪼그라들었다. 특히 2022년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톱10에 올랐던 VC들이 모두 투자를 줄였다. 10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집행한 VC들도 20여곳에서 10여곳으로 감소했다.

다만 일부 VC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리그테이블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요인이었다. 구체적으로 SV인베스트먼트, 아주IB가 사모펀드(PEF) 투자를 확대했고, 신한벤처투자는 활발한 VC 투자로 리그테이블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전체 투자총액 5조1460억…IMM인베스트먼트 6691억 '1위'

더벨이 국내 62개 VC를 대상으로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투자는 5조1460억원이다. 전체 투자는 VC 투자와 PE 투자, 고유계정 투자를 합산한 규모다.

2022년 리그테이블 당시 대상 VC는 65개였다. 전체 투자 규모는 6조5484억원으로 2023년 리그테이블 대상 VC가 62개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투자 감소 폭은 적지 않았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2022년과 비교해 2023년에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2023년 연간 기준 10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집행한 VC들의 숫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2022년 1000억원 넘게 투자한 VC는 21곳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13곳에 그치면서 8곳이 줄었다.

또 2022년 리그테이블 톱10 VC들이 모두 투자를 줄였다. 10곳의 VC들의 2022년 전체 투자를 모두 합하면 3조3296억원이다. 올해 이들의 전체 투자를 모두 더한 금액은 2조1451억원에 그쳤다. 1조원 넘는 차이를 보인 셈이다.


세부적으로 2022년 1위에 오른 IMM인베스트먼트의 전체 투자는 9361억원에서 6691억원으로, 2위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445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전체 투자는 같은 기간 3897억원에서 3404억원으로 감소했다. KB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도 각각 892억원, 1177억원 씩 전체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투자 위축이 극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63개 VC를 대상으로 한 2023년 상반기 리그테이블 상 투자총액은 1조7617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기준 수치와 비교하면 상반기 전체 투자 비중은 34%에 머물렀다.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된 가운데 그 여파가 2023년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특정 하우스의 투자 위축이라기 보다는 VC 업계 전반적으로 투자에 다소 신중한 접근을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연초까지만 해도 VC 업계는 하반기를 기대하며 투자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운용 전략을 수립했다. 실제로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VC들이 활발하게 투자를 집행했다.

다만 최근 3년간 연간 전체 투자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호황기와 같은 활발한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71개 VC를 대상으로 한 2020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투자는 9조원을 웃도는 규모였다. 2022년 6조원대에서 2023년 5조원대까지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줄긴 했지만 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리그테이블 상 수치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호황기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는 점도 VC들의 투자가 위축된 요인으로 꼽힌다. 또 고금리 기조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회수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 집행을 보수적으로 하게 만든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상인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아 VC들도 고밸류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투자 집행이 줄어든 만큼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신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밸류에이션을 다시 책정해야 하는 상황이 점차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E 투자 늘린 SV·아주IB 톱10 진입, 신한벤처 '20위→7위' 껑충

국내 VC 업계가 전반적으로 투자에 보수적인 기조를 나타낸 가운데 일부 VC들은 오히려 한층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SV인베스트먼트가 3094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면서 전체 투자 부문 리그테이블 상 4위에 올랐다. 2022년 12위에 머물렀다가 순위가 8계단 뛰어올랐다.

SV인베스트먼트의 VC 투자금액은 927억원으로 전년대비 247억원 감소했다. 대신 PE 투자에 집중했다. PE 투자금액만 2160억원으로 전년대비 1735억원 불렸다. 3년 전 인수한 BMC 팔로우온 투자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에스브이글로벌인더스트리얼제2호 PEF 1차 클로징을 2300억원 규모로 마무리했다.

BMC는 1997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부품인 '코어'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20년말 모태인 태화그룹으로부터 자동차계열 사업부들을 인수 및 통폐합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전기차 전환과 함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다.

아주IB투자도 2023년 투자총액 1951억원을 집행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615억원 투자를 늘렸다. 리그테이블 상 6위에 랭크됐다. 세부적으로 올해 VC 투자를 37억원 늘리면서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를 확대한건 PEF를 통해서다. 2023년 투자금액은 835억원으로 전년대비 539억원을 더 투입했다. 총 2개 기업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아주IB투자는 지난 2021년 벤처캐피탈(VC) 부문과 PE 부문을 분리해 사업별 독립성을 강화했다. 캠핑용품 업체 '헬리녹스', 국내 5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드림라인의 자회사 '드림마크' 등에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녹스는 국내 캠핑용품 업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브랜드로 캠핑용품 시장이 고성장하는 추세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드림마크원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도 전체 투자 규모를 큰폭으로 늘렸다. 2022년 1050억원에서 2023년 1932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투자금액은 모두 VC 투자로 집계됐다. 총 47개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리그테이블 상 순위도 2022년 20위에서 2023년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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