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주목할 용띠 CEO]장용호 SK㈜ 사장, 투자·재무 밸런스 찾기 '과제'대외활동 대신 내실 다지기 주력
정명섭 기자공개 2024-01-05 08:40:24
[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갑진'은 푸른 용이라는 의미다. 용은 예로부터 왕과 권력, 출세 등을 의미했다. "개선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듯 희망과 성취를 상징하기도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녹록하지 않은 새해를 맞이한 기업들은 저마다 용처럼 '비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청룡의 해를 맞이해 올 한해 주목할 용띠 기업인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경영인 중 올해 주목할 용띠 CEO는 장용호 SK㈜ 신임 대표이사 사장(1964년생, 60세)이다. 그는 작년 말 SK그룹 정기인사에서 장동현 부회장(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SK㈜를 이끌게 됐다. SK㈜ 대표이사가 교체된 건 2016년 말 인사 이후 7년 만이다.
장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1989년에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SK그룹과 연을 맺었다. 그는 2007년 SK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당시 SK에너지)로 분할한 이후 줄곧 지주회사에서 근무했다. 2011년 LGN사업추진담당으로 처음 임원(상무) 자리에 올랐다.
2015년에는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으로 재직하며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주도했다. 당시 SK㈜ 사장은 조대식 부회장이었다. 장 사장은 이어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옛 LG실트론) 인수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았다.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은 현재 SK그룹 첨단소재 사업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장 사장은 그룹의 반도체 사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 공을 인정받아 2018년과 2020년에 각각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사장에 임명됐다. 작년 초에는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장에도 올랐다.

◇당분간 '내실 다지기' 집중
장 사장의 2024년은 녹록지 않은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전임 대표이사인 장동현 부회장이 매년 신년사에서 주요 계획과 다짐을 강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SK㈜가 직면한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사장은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도 가지 않는다. SK㈜는 주요 계열사 6곳과 합동 전시에 나선다. 최태원 회장과 전시 참가 계열사 수장들은 CES 현장을 찾을 예정이지만 장 사장은 국내에 머물며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장 사장은 SK㈜ 대표이사 취임 후 회사 현안을 보고받고 회의를 주재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SK㈜ 대표이사는 최 회장을 보좌하면서 투자와 자회사 관리 등의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본인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장 사장은 최태원 회장 중심으로 회사 소식들이 알려지길 원하고 있어 향후에도 외부 일정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당분간 조직을 재정비하고 투자와 재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장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동시에 투자 기능과 조직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그룹의 투자 일원화 차원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투자 인력과 조직을 넘겨받았지만 전체 투자 인력의 20~30%가량을 각 계열사로 내려보내면서 300여명 규모이던 인원이 200여명으로 줄었다. 현재 인력 재배치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인수인계가 끝나는 이번주가 지나면 인사이동이 모두 끝난다.
SK㈜의 작년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1조4072억원이다. 2022년 말 10조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30%대에 올라선 이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SK㈜가 작년부터 차입금의존도 축소, 자산 매각,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주요 과제로 낙점하고 추진해온 이유다. 장 사장의 SK㈜도 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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