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KKR 콜옵션 탓 활용가치 낮아 2028년 말까지 매도 청구 가능, 기업 가치 산정 난항도 우려
이재빈 기자공개 2024-01-08 08:02:5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자구안 중 하나로 제시한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은 실효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평택싸이로 지분을 일부 확보한 사모펀드가 태영그룹이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진 탓에 채권단으로선 무용지물이란 해석이 나온다.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자구책 중 하나로 평택싸이로 지분 62.5%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평택싸이로는 평택·당진항에서 농산물 창고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문제는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이 의미 있는 자구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평택싸이로가 기존에도 티와이홀딩스에 적잖은 수준의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티와이홀딩스는 2021년 2월 태영인더스트리가 가지고 있던 평택싸이로 잔여 주식(30%)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후 매년 9월마다 평택싸이로 유상감자를 통해 현금을 유동화했다.
현금 유동화는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평택싸이로 지분을 액면가(5000원)로 매도하고 해당 주식을 소각하는 유상감자 방식으로 진행됐다. 티와이홀딩스 지배력과 평택싸이로의 기업가치를 유지하면서 자본을 뽑아내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의 평택싸이로 유상감자로 티와이홀딩스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50억원씩을 현금화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40억원을 확보해 지난 3년간 총 140억원을 유동화했다. 이 과정에서 평택싸이로 총 발행주식 수는 2021년 1000만주에서 현재 720만주로 줄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평택싸이로가 기존에도 티와이홀딩스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던 만큼 추가적인 자금 출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권단은 평택싸이로 지분을 담보로 받아도 활용하기 쉽지 않다. 평택싸이로 지분 37.5%를 인수한 태영인더스트리가 잔여 지분에 대해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티와이홀딩스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평택싸이로 지분 62.5%에 대한 콜옵션이다.
태영인더스트리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평택싸이로 지분 62.5%의 활용가치는 없는 셈이다. KKR이 가진 콜옵션을 고려하면 채권단의 담보 활용도 제한될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지분의 담보가치 산정을 두고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티와이홀딩스가 2021년 태영인더스트리로부터 지분을 확보할 당시 책정한 주당 처분단가는 4895원이다. 당시 총발행주식 기준 기업가치는 약 490억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KKR에 인수된 태영인더스티리가 평택싸이로 주식을 취득할 때 책정한 1주당 가격은 2만2222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평택싸이로 기업가치는 1600억원에 달한다. 3년 만에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평택싸이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77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59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2년 93억원까지 증가했다. 흑자 경영도 지속하고는 있지만 3년 만에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데는 KKR이 확보한 콜옵션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태영건설이 매도 후 남은 평택싸이로 주식 450만주의 담보가치를 지난해 말 매각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려 할 경우 채권단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콜옵션이 포함된 거래로 높아진 기업가치를 채권단이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매각가 기준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평택싸이로의 지분가치는 1000억원이다. 반면 티와이홀딩스가 지난해 3분기 말 장부가액으로 평가한 평택싸이로 가치는 357억원에 불과하다.
지분 37.5%가 매각된 점을 감안하면 연말 기준 장부가액은 223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담보대출 담보비율이 통상 40~60%임을 감안하면 지분 담보 제공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00억원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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