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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두산퓨얼셀 실적 가이던스 조정 좌우한 '수주'당국 전력구매량 초기 예상과 차이, 발전소 납품 '매출인식 지연' 영향

박동우 기자공개 2024-01-18 08: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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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4: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퓨얼셀이 출범 이래 처음으로 가이던스(영업실적 전망)를 조정했다. 전망치 수정을 좌우한 건 '수주'였다. 연료전지로 생산한 전기를 당국에서 구매하는 물량이 당초 예상과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발전소에 연료전지를 납품하는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지연된 배경도 있다. 가이던스가 시장 관계자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예측 정확도 향상과 지속적인 수정 전망치 공시가 IR(Investor Relations) 실무진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매출·영업익 전망치 대폭 하향

최근 두산퓨얼셀은 2023년 영업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당초 예상한 매출 5084억원보다 2484억원(48.9%) 줄어든 2600억원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19억원(94%) 감소한 14억원으로 정정했다.

예상 매출·영업익 조정과 맞물려 연료전지 주기기 수주물량 전망치도 내렸다. 248메가와트(㎿) 대비 63.3%(157㎿) 줄인 91㎿로 내다봤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회사가 출범한 2019년 이래 첫 가이던스 수정 사례다.


그동안 두산퓨얼셀은 실적 가이던스를 도출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전력거래소의 전력 구매 계획을 집중적으로 검토해왔다. 민자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량이 많아질수록 연료전지 물량 발주분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2023년 전망치를 처음 산정할 당시 두산퓨얼셀은 수소발전입찰시장 운영안 수립 동향을 주시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환경 변동이 두드러졌다"며 "발전사들의 연료전지 발주 물량을 좌우하는 정부 정책 등이 전망치 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에서 사들이는 물량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반수소 발전시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연간 전력 입찰물량을 1300기가와트시(GWh)로 결정했다. 연료전지 설비용량으로 환산하면 '200㎿'였다. 두산퓨얼셀 등 연료전지 제조사들이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 600㎿와 큰 괴리를 보였다.

◇실적·전망 격차 확대추세, '정정공시'로 보완

2021년 12월에 수주했던 100㎿급 연료전지 공급 프로젝트 역시 실적 전망 조정이 불가피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두산퓨얼셀은 4618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는데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과 맞물려 연료전지 시스템을 발주처에 납품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하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건설비 조달비용이 상승하며 발전소 완공이 늦어졌고 연료전지 물량 인도 계획에도 차질을 빚었다. 자연스레 2023년 매출 인식이 어려워지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두산퓨얼셀은 2024년에 발주분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와 매출 인식의 괴리는 가이던스 정확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두산퓨얼셀의 연간 실적과 전망치 격차를 살피면 2022년에 오차율이 단연 두드러졌다. 그해 매출은 3121억원이었으나 연초 전망한 금액은 7007억원으로 55.5% 차이를 보였다. 수주 규모 역시 168㎿로 당초 예상치 240㎿보다 30% 적었다.


한국IR협의회는 '상장법인 IR 모범규준'에서 "가이던스는 투자자들이 기업 전망과 위험 요소에 대해 잘못 이해할 가능성을 줄여준다"며 "경영환경 변화 등으로 예측치가 변경되면 즉시 변경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적이 당초 예상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전망치를 정정해 공시하는 노력이 필요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시장참여자들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예상 실적도 활용하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 파이낸스·IR팀 역시 이러한 판단 아래 2023년 사업연도에 대한 가결산을 진행하면서 가이던스 공시를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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