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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년차 맞은 팹리스협회, 중점 과제는 "MPW 포함 칩 제작 돕는 국가적 프로그램 만들어야"

김혜란 기자공개 2024-01-12 09:36:2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KFIA)가 올해 출범 3년 차를 맞는다. 인공지능(AI)이 시대적 화두가 되면서 세상에 없던 AI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의 중요성도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취약한 'K-팹리스' 산업이 도약할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팹리스협회를 구심점으로 팹리스 산업 육성책을 만들고 이를 보다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할 '골든타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팹리스 산업 발전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서규 회장(픽셀플러스 대표)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한국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실제로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며 "스타트업 등이 쉽게 칩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하는 종합적인 국가적 프로그램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설계자산(IP)을 조합해 칩을 설계하고 이를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 생산한 뒤 패키지·테스트외주업체(OSAT)에서 후공정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다. 팹리스가 개발한 칩은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를 통해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MPW란 팹리스가 양산에 들어가기 전 칩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웨이퍼 한 장에 여러 칩 시제품을 올려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영세한 팹리스에 가장 부담이 되는 게 MPW 생산라인 확보와 제작 비용이다. 팹리스 업계에 따르면 12인치(300mm) 웨이퍼 MPW를 5~8나노미터(㎚·10억분의 1m) 최선단 공정으로 찍으면 최소 50억원에서 200억원까지도 들어간다고 한다. 매출이 미미한 초기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투자금을 끌어모아야 시제품 제작에 나설 수 있다.

반도체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팹리스들이 펀딩에 시간을 쏟느라 지체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이 대표는 "OSAT도 (미래 반도체로 주목받는) '칩렛'(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대기업이 아니면 사실상 힘들다"며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팹리스협회 로고

팹리스협회는 2022년 8월 출범한 뒤 팹리스 산업 육성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지난해 8월 '반도체팹리스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킨 데 이어 12월 '한국시스템반도체협동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얼라이언스는 팹리스(공급)와 수요업체를 연결하는 장이 필요해 만든 조직이다.

영리단체인 협동조합은 팹리스와 반도체설계자산(IP) 기업이 IP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자 업계의 공동 연구개발(R&D)도 지원한다. 내부에 공동 연구소도 갖췄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사업도 많이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칩렛을 한 회사가 하기는 힘드니까 협동조합이 중간 다리로 도울 것"이라며 "팹리스 산업에 도움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셋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중 얼라이언스가 협동조합에 통합될 수도 있다.

팹리스협회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제조업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 팹리스 생태계 육성을 위해선 별도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독립한 조직이다.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IP기업 등 110여곳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와 팹리스협회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정부는 반도체산업협회를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로 여기고 있어 업계 지원책과 과제, 자금 또한 반도체협회에 몰려 있다"며 "팹리스 산업을 육성하려면 팹리스협회에 힘을 실어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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