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권 新경영지도]한화생명, 제판분리 효율성에 방점 찍은 조직개편한화생명 전략기획실→전략기획부문, 한금서 제휴추진팀→제휴추진본부 각각 격상
강용규 기자공개 2024-01-15 12:33:07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4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전략기획 담당 조직을 격상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2024년을 맞이했다. 이와 함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에서도 제휴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에 더욱 힘이 실렸다.한화생명은 2021년 한금서를 앞세워 본격화한 '제판분리'의 효과를 통해 지난해 잠시나마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을 매출에서 넘어서기도 했다. 한화생명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한금서가 일선 영업을 담당하는 기존 전략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24년 조직개편, 격상의 의미는
한화생명은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보험부문 △투자부문 △COE부문(신사업부문) 등 3개 부문에 전략기획부문을 더해 4부문 편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5개 부문을 3개 부문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직할로 축소됐던 전략기획실이 부문으로 다시 승격한 것이다.
이에 기존 전략기획실 산하에 있던 조직들 가운데 일부도 격이 높아졌다. 기획관리팀이 기획조정실로 승격했으며 통합내부통제팀 역시 실로 확대됐다.
한화생명 측에서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존 전략기획 담당조직의 기능을 강화한 것일 뿐 큰 변화가 있는 조직개편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직의 변화보다 의미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전략기획기능의 강화는 곧 한화생명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강화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이번 조직개편과 맞물려 GA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서도 제휴추진팀을 제휴추진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제휴추진팀은 다른 GA와 제휴를 맺고 한금서의 브랜드와 영업 시스템을 해당 GA와 공유하도록 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의 확대는 GA를 통한 일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시장에서 GA 채널을 통한 영업이 가시적 성과로 확인되면서 GA 영업경쟁 역시 심화하는 추세"라며 "한화생명이 상품 개발과 대전략을 수립하고 한금서가 이를 수행하는 제판분리 체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개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으로 입증되는 제판분리 효과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한금서를 설립했다. 이전에도 한화라이프와 같은 설계사 자회사가 있기는 했으나 한금서는 의미가 달랐다. 당시 한화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한금서로 옮기며 보험 판매기능을 한금서로 분리했다. 한화생명은 보험 상품을 만들고 판매는 한금서가 담당하는 '제판분리'를 본격화한 것이다.
제판분리의 핵심은 모회사가 설계사 운용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자회사는 영업 전문성을 앞세워 보험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한화생명의 제판분리는 생보업계에서 2021년 3월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립에 이은 국내 2번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 빅3' 중에서는 최초였다.
한금서 설립 당시만 해도 제판분리 전략을 놓고 업계에서는 낙관적 의견과 비관적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화생명의 시도가 옳았다는 것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 시행 당해인 2021년 순이익 1조2492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500%나 증가했다. 2022년에는 순이익이 8165억원으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만 8448억원을 거둬 전년도 총계를 뛰어넘었다.
한금서의 경우는 영업수익이 2021년 3280억원에서 2022년 9015억원, 지난해 1~3분기 1조1371억원으로 지속 증가 중이다. 특히 지난해 6월 한화생명이 월납보험료 기준 매출 222억원을 거둬 168억원의 삼성생명을 뛰어넘는 데 한금서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생명이 월 매출로 삼성생명을 앞선 것은 이 때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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