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ODM 리포트]코스맥스엔비티, 글로벌 선제투자로 이룬 외형 확장②5년간 1740억 투자해 생산 거점 마련, 해외법인 수익성 관리 '과제'
서지민 기자공개 2024-01-24 10:25:38
[편집자주]
건강기능식품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제약, 식품사 뿐 아니라 화장품사, 홈쇼핑사, 교육업체까지 잇따라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규 브랜드와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린다. 건기식 제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ODM·OEM 업체는 판매업체들의 경쟁 심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벨은 콜마비앤에이치와 노바렉스, 코스맥스엔비티 등 주요 건기식 ODM 업체의 현주소와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의 건강기능식품 ODM 계열사 코스맥스엔비티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한 호황기를 맞은 건기식 시장에서 시장 평균보다도 빠른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3년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가 연평균 12%씩 커진 반면 코스맥스엔비티의 매출 증가율은 19%를 기록했다.후발주자로 시작했으나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전략 목표로 삼고 준비한 결과다.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한국·호주·미국'으로 이어지는 생산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현재 코맥스엔비티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로 경쟁사 중 가장 높다.
◇'글로벌 생산 체인' 힘입어 건기식 호황기 몸집 확대
코스맥스그룹은 2014년 코스맥스엔비티(당시 뉴트리바이오텍)를 인수하면서 앞서 운영하던 건강기능식품 ODM 자회사 코스맥스바이오와는 상이한 전략을 펼쳤다.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국내 대표 화장품 ODM 기업으로 자리잡은 코스맥스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인수 3개월 만에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2015년 미국 텍사스, 2016년 호주 멜버른에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2018년에는 미국에 제 2공장을 마련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집행한 자본적 지출(CAPEX·설비투자액) 규모만 총 1740억원에 달한다.
2015년 775억원이던 코스맥스엔비티의 매출액은 2019년 1943억원으로 늘어났고, 2022년 3282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선제적으로 글로벌 생산 체인 구축에 힘을 쏟은 결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활성화된 전세계 건기식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아직은 국내 본사가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0년 12%에서 2022년 14%로 상승했다. 중국 판매법인을 통하지 않고 현지 사업자에게 바로 제품을 공급하는 직납을 늘리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22억원, 244억원으로 건기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성장세를 유지했다. 내수 매출액이 전년 동기 923억원에서 857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수출액이 757억원에서 865억원으로 증가하며 내수 부진을 상쇄했다.
호주 법인은 중국 건기식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둬 매출의 약 80%가 중국으로부터 발생한다. 2021년까지 3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다가 2022년 말 중국 현지 1위 사업자 바이헬스 등을 고객사로 편입시키며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누적 결손금 119억원…'규모의 경제·경영 효율화' 효과 통할까
몸집을 키운 코스맥스엔비티의 다음 과제는 수익성 관리다.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 중인 국내 법인과 달리 해외 생산법인은 설립 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해외 법인들의 적자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누적된 결손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19억원에 달한다.
미국 법인은 2017년, 호주 법인은 2018년 자본잠식에 빠졌다. 코스맥스엔비티는 대여금을 제공하거나 금융권 차입 채무보증을 서는 형태로 두 법인을 지원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미국 법인과 호주 법인에 빌려준 대여금은 각각 350억원 규모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올해 해외 법인의 수익성을 개선해 흑자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호주 법인은 외형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호주 법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97억원으로 분기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는 동시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의 호실적과 중국 건기식 시장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실적 개선 및 연결 기준 이익 기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말부터 미국 법인 경영 효율화에 돌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1공장과 2공장을 통합한 결과 3분기 영업손실액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억원 가량 축소했다. 올해 안에 공장 및 설비 등 잔여 자산 매각을 마칠 계획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4년 코스맥스엔비티는 올해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순이익이 2018년 이래 처음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가 미미했던 미국 역시 매출 안정화와 함께 적자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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