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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한미약품 '통합그룹' 탄생]미다스·마이너스 갈림길, OCI 바이오 투자 성적표는2000년대 단지 조성, 바이오 벤처투자…'마이너스' 비주력 정리, 한미약품 인수 승부수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18 09:14:4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2018년 부광약품과의 합작사 '비앤오바이오' 설립이 계기가 됐다. 태양광 소재 사업을 이을 신사업으로 바이오 분야를 엿보던 이우현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며 투자 성과 발굴에 주력했다.

부광약품 인수와는 별개로 미국 투자 자회사를 통해 자체적인 해외 바이오 투자처 발굴도 병행했다. 비록 비앤오바이오는 2022년 OCI의 부광약품 지분 인수로 양사 공동투자라는 본연의 목적이 퇴색되며 청산 절차를 밟았지만 OCI그룹의 바이오 신사업 의지만큼은 분명히 보여줬다.

OCI가 한미약품그룹을 품으며 본격적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OCI그룹의 투자 사례를 살펴보면 그동안 지속해서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보였던 것을 알 수 있다. 바이오 투자 성적 자체가 좋진 않지만 OCI그룹이 공언한 한미약품그룹과의 글로벌 네트워크·연구개발(R&D) 시너지가 앞으로 신사업 성적표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2000년대부터 보유한 '단순투자' 바이오 포트폴리오

OCI는 동양제철화학 시절이던 2000년대 초반 경기도 성남시에 바이오 벤처기업을 위한 집적단지를 조성했다. 연구공간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동양제철화학의 중앙연구소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해당 기업의 주식 소량을 받는 방식이었다.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이때부터 OCI는 화학·소재 중심이던 투자 포트폴리오에 바이오 기업을 담기 시작했다. 벤처기업 특성상 투자 규모도 대체로 10억원대 아래의 작은 규모였다. 이 시기 OCI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긴 기업으로는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지엘팜텍, 머젠스 등이 있다.

당시 OCI의 바이오 투자는 당장 사업화에 나서기보다 초기 기업 투자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는 단계였다. OCI는 생물화학을 시작으로 생물의약, 바이오 신약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히길 원했고 실제 이들 업체의 지분을 10년 이상 들고 있었다. 지분 출자 목적은 경영참여나 사업 관련 투자가 아닌 단순투자 목적으로 기재했다.

다만 투자 성적표 자체는 좋지 않았다. 2002년 1억8000만원을 초기 투자금액으로 투입해 갖고 있던 지엘팜텍 지분(5.36%)의 경우 장부가액이 절반 수준인 1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OCI는 2016년 해당 지분을 시장에 전량 매도했다.

2002년 2억4000만원을 투자했던 머젠스는 KT&G생명과학(2011년), 영진약품(2017년) 등으로 주인이 계속해서 바뀌었고 OCI는 지난해 초 보유하던 영진약품 지분을 모두 털어내며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처분 당시 장부가액은 4000만원 수준이었다.


◇'3세' 이우현 회장, 바이오 신사업 추진

2010년대 들어 잠잠하던 OCI의 바이오 사업은 오너 3세인 이우현 회장이 운전대를 잡으며 다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18년 부광약품과 합작해 바이오 투자사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고 이듬해에는 OCI의 미국 중간지주사인 OCI엔터프라이즈 아래 OCI인베스트먼트를 세워 바이오 투자 업무를 맡겼다.

OCI와 부광약품이 50%씩 출자한 비앤오바이오의 대표는 유희원 당시 부광약품 대표가 맡았으며 이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다. 설립 다음해인 2019년 8월 이스라엘 소재의 암 조기진단 바이오벤처 뉴클레익스에 1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OCI인베스트먼트도 출자에 나서 OCI 계열의 총투자금은 5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후로도 OCI는 SN바이오사이언스(50억원),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50억원), 에이디셋바이오(Adicet·780만달러) 등에 투자를 단행했지만 사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특히 OCI인베스트먼트가 주체로 나선 에이디셋바이오 투자의 경우 장부가액(12억원)이 취득원가(89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우현 회장은 부광약품 인수를 결정하고 2022년 1461억원을 들여 부광약품 지분 10.9%를 확보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출범한 그룹 지주사 OCI홀딩스 아래 자회사로 편입됐다. 다만 부광약품은 OCI에 편입 첫해인 2022년, 연간 기준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도 218억원의 적자를 내며 그룹에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OCI홀딩스의 한미약품그룹 인수가 이 회장의 승부수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그동안 바이오 투자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인수해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제약·바이오), 온라인팜(헬스케어 유통), JVM(조제 자동화) 등을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신약 개발에도 장기적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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