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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Story]대기업 미술관 관장은 장기 공석...세대교체 주목리움·금호·아모레퍼시픽 관장 공백기…학예 전문가 신임 인사 가능성

서은내 기자공개 2024-01-25 07:39:4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대기업 산하 미술관 관장들의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삼성문화재단 산하 리움미술관, 금호문화재단 산하 금호미술관,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은 직전 관장이 퇴임한 후로 수년간 관장이 공백인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미술관마다 상황은 다르나 대체로 일종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기 전의 기간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23일 미술업계에 따르면 리움미술관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사퇴한 2017년을 기점으로 새로 관장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금호미술관도 2019년 박강자 전 금호미술관 관장 퇴임 이후 관장은 공석이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전승창 전 관장이 2022년 말 관장직에서 내려온 후로는 관장 인사를 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그룹 미술관은 주로 오너가 여성이 관장을 맡아 상징성을 띄어왔다. 이들은 관장으로서 오랜 기간 한국 미술계에 영향력을 미쳐왔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부인인 홍라희(전 리움 관장)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누나인 박강자(전 금호미술관 관장)씨,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부인인 정희자(전 아트선재센터 관장) 씨 등이 모두 같은 예다.
고미술 소장품 상설전이 진행 중인 리움미술관.

◇ 실제 전시사업 총괄 부관장 역할도

미술관의 관장은 말 그대로 미술관의 운영을 총괄하고 미술관을 대표하는 리더의 자리다. 미술관 사업은 전시나 교육 연구 등 콘텐츠의 기획 부서, 그 콘텐츠를 운영하고 소장품을 관리하는 부서 등 크게 둘로 나뉜다. 관장은 전시 교육 등 기획 부서와 함께 미술관의 소장과 관련한 수집 업무, 수집 심의 회의, 최종 결정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다.

미술관의 상황에 따라 부관장을 두고 전시사업에 관한 실질적인 컨트롤을 부관장이 주도해 온 곳들도 많다. 부관장이 관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통상 전시기획 부서의 경우 이를 통솔하는 학예실장이 있는데 학예실장과 부관장을 겸하기도 하며 반면 아예 부관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삼성 리움미술관은 부관장 직제를 두고 항상 전시 기획 분야의 베테랑들이 부관장직을 맡아왔다. 2021년 리움미술관이 재개관하면서 취임한 김성원 현 부관장이나 리움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부관장으로 자리해온 이준 전 부관장이 같은 케이스다. 관장은 재단 이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오너가의 역할이 필요한 자리였던 셈이다.

한 미술관 관계자는 "역사가 깊은 미술관일수록 기반 시스템을 중심으로 운영되므로 관장의 역할이 급히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무적인 부분은 사업부서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관장 공백이 길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대우재단 소속의 아트선재센터는 오랜기간 정희자 씨가 관장을 유지해오다 퇴임하면서 외동딸인 김선정 씨가 관장직을 물려받았다. 이후 김선정 관장은 광주비엔날레의 대표로 취임하면서 관장직을 내려놓고 부관장 체제가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아트선재센터 역시 약 4년간 관장 공백이 지속됐으며 2022년 김장언 관장이 새로 취임했다.

<로렌스위너> 전시가 진행 중인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신임 관장 인사 주목, 학예 전문가 배치 가능성

조직 규모가 크고 오래된 미술관일수록 갖춰진 시스템을 통해 미술관의 전시, 행정이 돌아갈 수 있다. 국가 또는 지자체 미술관의 관장 자리는 직전 관장이 퇴임하면 바로 공모를 통해 새로운 관장을 뽑게 되나 기업 미술관의 경우에는 관장 공석에 따른 별다른 부담은 없다. 다만 조직관리 면에서 관장 공백의 장기화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리움이나 금호, 아모레퍼시픽 모두 새로운 관장 인사가 내정된 상태는 아니다. 점차 국내 미술관들의 기획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장들의 역할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향후 신임 관장들의 인사에 있어 미술관의 전문성을 높일 학예 전문가들이 물망에 오를 것으로 주목된다.

또다른 미술관 관계자는 "여전히 부관장 체제를 이어가는 미술관도 있으나 전문 기획 능력을 인정받은 국내외 유수 미술관 학예실장 출신들이 관장으로 부임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오너 관장들의 공백 이후 부관장의 역할을 해오던 전문가들이 관장으로 부임하는 성격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 전시가 진행 중인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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