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M&A 이펙트]딜 주도한 키맨·미사단에 쏠린 눈⑥사업지원TF 임병일 부사장, 하만 이사 안중현 사장 등 베테랑들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4-01-25 07:54:52
[편집자주]
삼성전자 경영진은 2022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시사했다. 작년 CES에서도 빅딜 추진을 언급했다. 올해 CES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작 아직 가시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때가 무르익었다'는 시장의 판단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의 위기를 비롯해 AI와 바이오 등 다른 쪽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어려운 시기 때마다 대형 M&A를 통해 경쟁력 강화 전략을 펼쳐오기도 했다. 삼성이 2010년대부터 추진한 주요 M&A로 인한 성과, 인력과 조직 등을 살펴보고 향후 M&A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딜을 담당하는 전문가와 조직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에서 M&A를 총괄하는 전문가는 임병일 부사장이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거친 전문가로 사업지원TF에서 딜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임 부사장 전에 삼성의 M&A를 주도적으로 살펴본 경영진도 여전히 주목받는 인물들이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인물은 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다. 하만의 이사회에 지속 참여하고 있다. 그가 이사회 멤버로 있는 동안 하만은 복수의 M&A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지난해 연말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이하 미사단)이 향후 M&A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지 주목하고 있다. 미니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가 있기는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을 미사단이 맡았다. 미사단은 특히 부회장급 조직인만큼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M&A에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B 출신 임병일 부사장, 2022년 삼성 입성

그러다 투자은행(IB)업계에 뛰어들었다. 리먼브러더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를 거쳤다. 그 후 글로벌 버지 브라켓(Bulge bracket) 중 하나인 UBS에 합류했다. UBS증권 서울지점을 이끌면서 구글의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자문, 잡코리아 매각 자문 등 다수의 M&A에서 활약했다.
3년 전 삼성그룹에 전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국내 M&A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임 부사장은 2021년 6월 삼성증권으로 이직해 기업금융 1본부장을 맡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지원TF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을 대체하는 미니 컨트롤타워인만큼 임 부사장의 입사는 그가 그룹 최고위층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방증으로 여겨졌다. 실제 그는 안중현 사장이 2022년 4월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이동하자 M&A 총괄 역할을 이어받았다. 삼성과 딜 기회를 노리는 국내외 M&A업계 관계자들에 임 부사장이 놓쳐서는 안될 핵심 키맨으로 부상했던 순간이다.
◇'딜 활발' 하만, 이사회 구성원 면면 주목
IB업계에서는 하만에 포진한 삼성 관계자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만은 삼성 체제에서 2021년 사바리, 2022년에는 아포테스라와 카레시스에 투자했다. 작년에는 플럭스, 룬 등을 인수하며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중 가장 활발한 M&A 움직임을 보였다.
하만의 이사회 의장은 손영권 전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이 맡고 있다. 그는 하만을 인수할 때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으로 근무하며 딜 성사에 기여했다. 이외에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마이클 마우저(Michael Mauser) 하만 CEO, 안 사장이 하만 이사회 구성원이다.
특히 임 부사장의 전임자인 안 사장을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체제에서 중요한 경영진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고려대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1985년 삼성전자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1997년 카이스트(KAIST)에서 MBA를 취득한 뒤로는 전략기획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소니와 LCD 합작사인 '에스엘시디(S-LCD)'를 설립했다. 당시 이 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사업에 참여했는데 안 사장은 관련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하면 그룹 내에서 입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 후 안 사장은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를 거쳤다. 2010년께부터 M&A 업무를 담당했다. 그가 참여한 인수·매각 거래만 50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하만 인수뿐 아니라 한화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 등에도 관여하며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뒷받침했다.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투자역할 무게추 이동 전망
이런 가운데 신규 M&A 투자 역할 전반의 무게추가 사업지원TF에서 미사단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어 주목된다.
우선 삼성은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그 후 사업지원TF가 탄생해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사업지원TF는 미래전략실보다 인력과 기능 등이 대폭 축소됐다. 다만 M&A와 같은 중요 투자 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컨트롤타워를 맡았다. 안 사장을 거쳐 임 부사장까지 모두 사업지원TF 소속으로 M&A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미사단이 신설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던 전영현 부회장이 초대 단장으로 선임됐다. 전 부회장은 과거 신사업추진단이 선정한 5개의 신수종 사업(바이오제약, 태양광, LED, 이차전지, 의료기기) 중 이차전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이를 기반으로 이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으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미사단이 사업지원TF처럼 부회장급 조직으로 만들어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컨트롤타워 발전 가능성까지 예의주시하는 상태다. 또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이 부여된 만큼 삼성이 향후 추진할 M&A에도 역할을 맡는 게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삼성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내 M&A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미사단과 사업지원TF의 역할이 나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로운 투자에서는 미사단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존 투자 건의 관리 등은 사업지원TF가 맡는 방식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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