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원화채' 고민많던 한전, 외화로 10억달러 거뜬히 조달3년 단일물로 12억달러 확보…한국물 '전통 이슈어' 명성 통했다
이정완 기자공개 2024-01-26 10:58:0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4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을 끝으로 국내 공사채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멈춘 한국전력공사가 글로벌본드를 발행해 단숨에 12억달러(1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한 번에 10억달러 외화채를 찍은 바 있는데 이번에 조달 규모가 더 커졌다.IB업계에서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국제금융시장을 찾아온 한전의 저력이 통했다고 평가한다. 한전은 올해 하반기 외화채 만기 도래 일정이 도래하면서 한 차례 더 발행이 점쳐진다.
◇3·5년물 고민하다 수요 많은 3년물 선택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4일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돌입했다. 한전은 3년물 그린본드로 시장을 찾았다. 최초제시금리(IPG)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에 115bp를 더한 값으로 제시했다. 발행 주관사는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맡았다.
이번 발행을 앞두고 한전과 주관사단은 3년물과 5년물을 함께 발행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만기 구조를 나눠 발행함으로써 더 많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5년물에 대한 수요가 저조하면서 3년 단일물로 구성했다. 상대적으로 단기물에 대한 관심이 큰 모습이다.
투자자 반응도 뜨거웠다. 34억달러 규모 주문이 쌓여 양호한 금리 조건으로 12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발행 금리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에 80bp를 더한 수치다. IPG보다 35bp 금리를 낮춘 셈이다. 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고른 수요가 확인됐다. 투자자 비중을 확인한 결과 은행이 36%, 자산운용·헤지펀드가 21%, 보험·연기금이 21%를 차지했다.
IB업계에서는 공기업 최고(最古) 한국물 발행사인 한전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고 평했다. 한전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외화 조달에 나섰다. 다른 공기업보다 먼저 시장을 찾았다. 단일물로 12억달러 넘는 발행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트랜치를 나누지 않고 한 번에 10억달러 넘게 발행한 것은 국내 한국물 발행사 중 찾아보기 드문 사례"라면서 "한전이 최근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부채비율도 높아져 재무 구조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쌓은 입지로 인해 이 같은 조달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원화' 발행도 재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IB는 이번 발행 전부터 외화 조달 확대를 제안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도를 보유한 한전에 대해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외화 조달을 더욱 늘리자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해 9월 5000억원 규모 한전채 발행 이후 원화로 된 채권 발행도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는 한전채 발행 규정도 영향을 끼쳤다. 한전법에 따르면 한전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수치의 5배까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지난해 연간 6조원대 영업적자가 전망되면서 발행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한전은 지난해 12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로부터 3조2000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받으며 발행한도를 90조원 수준으로 늘렸다. 현재 발행잔액이 약 80조원이니 10조원의 여유를 확보한 것이다.
한전은 한전채 발행과 대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을 병행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원화로 찍은 한전채 만기가 도래하면서 차환에 나설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한 차례 더 한국물 발행이 예상된다. 올해 외화로 조달한 자금의 만기가 20억달러에 달해 이를 갚기 위해서라도 재차 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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